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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이대론 망한다” 격론 (한겨레, 4/21)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12 23:19
조회
452
“한국교회 이대론 망한다” 격론 (한겨레, 4/21)

류상태·구교형 목사 ‘교회개혁’ 놓고 ‘다원주의’vs ‘복음주의’ 공개토론


“기독교 신관이 무슨 문제인가. 목회자는 달콤한 메시지로 신자들을 달래고, 신자들은 대신 목회를 비판하지 않고 따라주는 불가침 동맹이 문제지.”
“그것은 껍데기일 뿐이다. 한국 교회의 진짜 문제는 ‘우리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교리다.”

개신교계에서 요즘 대표적으로 떠오른 두 입이 공개적으로 맞짱을 떴다. 18일 오후 5시 서울 냉천동 감신대 웨슬리채플에서였다. ‘한반도예수운동회’ 주최로 ’한국교회 이대로 가다가는 망한다!!!’는 다소 자극적인 주제가 붙은 공개 논쟁의 두주인공은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인 구교형 목사와 전 대광고 교목실장이자 목사였던 류상태 새길기독사회문화원 연구원이었다. 구 목사는 정년은퇴 약속을 번복한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조용기 목사의 퇴진 촉구 운동을 주도한 개신교 개혁의 선봉장이다. 류 연구원은 대광고 교목실장 시절 종교의 자유를 요구하며 단식한 강의석군 편에 섰다가 사표를 던진 뒤 <한국교회는 예수를 배반했다>는 책과 강연 등을 통해 개신교의 독선을 비판해왔다.

두 사람은 최근 개신교 인터넷사이트인 <뉴스앤조이>에서 글 공방을 벌여 네티즌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교회가 개혁되어야 한다는 데는 한 목소리였지만, 복음주의적 신앙을 토대로 한 구 목사는 ’예수 안에서 개혁‘을 주장한 반면, 다원주의인 류 연구원은 ’기독교와 예수란 틀에서도 벗어나 열린 자세를 갖출 것”을 촉구했다.

구 목사, 복음주의 토대 ‘예수내 개혁’ 강조

인터넷 공방에 이은 이날 2라운드에서 1백여 명의 지켜본 가운데 류연구원은 “목사들이 교인들에게 ‘우리 교회 나와야만 구원 받을 수 있다’면서 사람들에게 자유롭고 열린 사고를 못하게 세뇌시켜 이성과 합리성을 박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 목사도 “기독교인들이 성도들의 잘못은 치리(징계)해도 되지만, 목사들의 잘못에 대해선 하나님이 심판하므로 성도들이 치리해선 안 된다는 잘못된 상식에 빠져 있다”며 “가톨릭 교황이 그런 소리를 했을 때 캘빈마저도 ‘그런 무식한 소리가 어디 있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비리를 밥 먹듯 저지르는 목회자와 이에 맹신하며 옹호하는 신자들의 문제에 대해선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기독교의 금기나 다름 없는 ‘성경’과 ‘예수’에 이르자, 둘은 갈라졌다. 구 목사는 “(한국 교회의 문제가) 고대 신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 류 연구원은 “하나님(신)에 대한 전제까지 벗어라”고 일갈했다. 그는 “구약의 하나님은 가나안 땅에 들어오는 힘 있는 남자는 모두 죽이고, 여자는 가지라고 했고, 장애인과 성불구자 등은 여호와의총회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며 “오늘 날엔 불합리하기 그지 없는 것들이 바로 당시 하나님의 말씀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것은 그 시대 사람들의 ‘하나님 인식’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우리나라 사람들이 임진왜란 때 하나님을 믿었다면, 우리나라에 쳐들어오는 일본 놈들을 모두 죽여 달라는 기도를 들어주는 게 우리의 하나님으로 여기듯이 구약의 하나님은 당시 이스라엘 백성이 생각하는 하나님의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류 연구원은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분이 아니다’라는 게 예수님의 가르침이었다”고 전했다. ‘네 이웃을 사랑하고 원수를 미워하여라’고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고 구약을 뒤집었다는 것이다. 류 연구원은 “하나님(신)관도 이렇게 ‘무자비한 하나님’에서 ‘사랑의 하나님’으로 바뀌는 데도 여전히 하나님을 3천~4천년 전의 원시인식 틀에 가둬놓고 있다”면서 “고백의 언어인 성경을 문자 그대로 본다면 기독교는 가능성 없는 종교가 된다”고 말했다.

류상태 연구원, 다원주의 바탕 “기독교와 예수의 틀에서도 벗어나 열린 태도를”

구 목사도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는 문자주의는 폐기되어야 한다”는데 는 동의했다. 그는 “‘예수님이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마다 눈을 빼버려라’고 했다고 그렇게 하는 사람은 없듯이 자기는 문자 그대로 믿고 있다고 주장하더라도 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구 목사는 “(수천 년전의) 문자가 그 시대마다 어떤 의미가 있는 지 재해석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예수에 대한 기록 자체가 성경 외 (역사서)엔 없기에 예수에 대해 알려면 성경을 근거로 삼아야 한다”는 게 구 목사의 주장이었다.

그러자 류 목사는 “같은 사건을 놓고 한국인과 일본인이 쓰는 것이 다르듯이 절대 객관의 역사사는 없다”며 “예수의 존재가 성경 외엔 없기 때문에 그것을 역사로 얘기할 수 없고, ‘고백’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현재 예수는 ‘보수 기독교인들이 만든 예수’이고, ‘부활한 교리의 예수’라고 꼬집었다. 그는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는 불교처럼 ‘전제’를 완전히 내려놓아야 더 분명히 볼 수 있고, 개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류 목사의 언급으로 공방은 기독교와 불교의 종교관으로 발전했다. 구 목사는 “불교에선 부처를 따르거나 신봉하기보다는 부처의 가르침대로 자신이 깨우치면 되기에 그렇게 부처조차 내려놓을 수 있지만, 기독교의 종교관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는 따라야 할 분이며, 존재 자체가 중요한 분이기에 쉽게 죽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을 받은 류 목사는 “지금 예수를 말하지만 그 예수는 내가 ‘인식한’ 예수일 뿐”이라며 “내가 인식한 것을 절대화하면, 내 이성을 우상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처럼 인간의 논리를 절대화하는 것이 우상 숭배기에, 자신만을 진리라고 절대화하는 게 아니라 상대적이고 겸손한 자리로 내려와 가른 것도 존중하는 다원주의가 일반인들에겐 상식이지만, 기독교 논리에 세뇌된 사람들만 이를 모른다”고 말했다. 논쟁이 다원주의 공방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구 목사는 “나도 기독교만이 하나님의 진리를 모두 볼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고, 차원이 다른 존재(하나님)를 어떤 제도나 건물이나 사람들만이 담을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면서 “그렇지만 ‘그래서 모든 종교는 같다’는 것은 오버 아니냐”고 물었다. 구 목사의 질문에 류 목사는 “다원주의는 모든 종교가 같다는 게 아니며, 획일이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나만이 절대적인 게 아니라 상대적이고 겸손해져 상대방도 인정하자는 것이 다원주의다”고 밝혔다.

둘 간의 논쟁이 끝난 뒤 방청객들의 질의와 토론도 뜨거웠다. 한 감신대 대학원생은 “구 목사는 개혁파고, 류 선생님은 막가파같다”고 전제 한 뒤 “우리끼리도 평소에 류 선생님의 주장과 같은 말을 하지만 다만 (밖으로) 표현은 못하는데, 어떻게 십자가를 지게 됐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류 목사는 “대광고 교목실장으로 지내면서 강의석군 전에도 종교의 자유를 요구하는 학생들이 있었지만, 불합리한 것을 알면서도 학생들을 무마하기만 했다”면서 “그 당시 그른 것을 그르다고 바로 말하지 못한 나 때문에 ‘많은 강의석군들’이 희생을 당했다”고 답했다.

또 한 방청객은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 교회 종사자가 프랑스 인구 3.5%인 10만 명이었고, 이들이 세금도 면제받고 특혜를 누렸는데, 한국이 그 때 상황과 같다”며 “교리 논쟁보다 세금 문제와 십일조 등 대형 교회 목사들의 배만 불리는 현실적인 문제를 개혁해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중국 내버려두지 않겠다’ 동아시아협력 ‘납치’한 일본 (한겨레,4/21)
동아시아는 지금

나지막한 산들 사이로 굽어져 바다로 빠져나가는 텅빈 길 한복판에 벗겨진 운동화 한짝이 나뒹굴고 있다. 왼편에 세로 내리받이로 ‘납치’라는 붉은 색 바탕의 흰 글씨 아래 ‘일본은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잔잔하지만 눈물샘을 자극할 만큼 강한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17일 20만장을 인쇄해 전국 공공시설과 역, 학교 등에 배포한 포스터다. 일본인 납치문제를 두고 정부가 만든 이 첫 선전포스터 발표행사를 주관한 사람은 스즈키 세이지 관방 부장관. 그는 그날 “절대로 일본에 돌아오실 수 있게 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결의를 나타냈다”고 설명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도 “일본의 주장이 단적으로 드러나 있다”며 흡족해했다.

앞서 지난 11일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가 북한에서 결혼한 남편이 한국에서 납치당한 사람으로 추정된다는 유전자검사 결과를 공식 발표한 것도 내각관방쪽이었다. 당시 동북아시아협력회의(NEACD) 명목으로 간만에 남북한을 포함한 6자회담 참가국 대표급들이 모인 비공식 도쿄 6자회담이 진행중인 상황에 굳이 맞춘 듯 나온 그 발표는 회담 실패를 상징하고 조롱하는 해프닝처럼 비쳤다. 회담준비에 분주했던 일본 외무성이 그 발표로 혼란에 빠졌다는 보도가 나온 점으로 미뤄, 6자회담 내지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일본 정부 내부분열이 진행중인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있었다. 내각관방의 수장은 차기총리 1순위로 관측되는 강경우파 아베 신조 장관이다.

동북아협력회의를 국제적인 납치문제 선전장으로 ‘날치기’하기로 사전공모라도 한 듯한 일본의 이런 일련의 행태가 내각관방쪽의 단독작품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어쨌든 동북아협력회의 참석 6자회담 대표들은 졸지에 주역이 아니라 들러리로 전락한듯한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사상 첫 동아시아 정상회담 때도 미국과 손잡고 애초 예정에 없던 인도와 호주, 뉴질랜드 등의 ‘역외국가’들을 끌어들였고, 회담은 용두사미로 흐지부지 막을 내렸다.
한때 요란했던 ‘동아시아공동체’ 담론은 이런 와중에 어느새 신기루처럼 가물가물 사라져가고 있다. 이런 현상에 공헌(?)해온 일본 집권세력의 최근 행동패턴에서 끌어낼 수 있는 한가지 공통분모는 ‘중국’이라는 존재다. 마치 중국이 주도권을 쥔 일이라면 어떤 것도 그냥 ‘내버려두지 않겠다’(포스터의 문구처럼)는 듯한 기세가 읽힌다. 패권다툼이라 할 수밖에 없다.

동아시아 독자의 세력결집 자체에 신경질적인 거부반응을 보여온 미국의 전략과도 무관하지 않아보이는 이런 일본의 최근 행보를 보노라면, 북한이라는 대책없는 빈곤국가는 그저 그런 전략을 위해 적절한 때에 동원돼 활용되는 기막힌 선전재료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조차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