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보존

[독자기자석] 우리와 그들의 차이 (한겨레, 4/13)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23:14
조회
504
**[독자기자석] 우리와 그들의 차이 (한겨레, 4/13)

요즘 신문을 볼 때마다 프랑스가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잘못된(?) 노동법안 하나에 온 국민이 하나 되어 들고일어나는 저 ‘진기한’ 현상. 며칠째 계속된 파업에도 불평하지 않고 불편을 감수하는 시민들.
우리는 어떠한가. 노동자들의 처지는 경제성장과 안정이라는 구호 아래 철저히 무시된다. 그들의 생계와 안전과 미래가 경제논리 아래 비틀어져 있는데 기업은 자꾸만 더 바라고, 정부와 시민들은 이에 동조한다. 파업은 늘 노동자들의 이기주의로 전락되고, 경제흐름을 끊어놓는 ‘위험한’책동으로 둔갑하며, 언론은 당장이라도 대한민국 경제가 무너질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시민들은 아무것도 알려고 하지 않으면서, 끊어진 지하철에 불평만 늘어놓는다.

지금껏 앞만 보며 달리느라 처참할 정도로 무시되었던 노동자들의 권리는 언제까지 경제논리에 묻혀야만 하는가. 세계 11위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노동환경은 세계 몇 위인가. 이른바 고통분담은 철저한 기업 중심의 이기주의다. 짧게는 60년, 길게는 수천년 전부터 많은 것을 가져온 사람들이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것조차 나누어 갖자고 한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것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조차 잘 알지 못한다.

자본의 속성은 세상 어디든 비슷하기에, 노동자들이 설 땅은 시민들 스스로 만들어 지키는 것이다. 그곳의 노동자들은 친구가 있지만, 우리 노동자들은 너무 외롭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자신도 노동자이면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전교조나 공무원노조가 해괴망측한 소리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나는 도대체 이해가 되질 않는다. 우리와 그들의 차이는 무엇인가. 소득양극화는 정부 정책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세계 11위 경제대국에 걸맞는 시민의식이 목마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