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보존

자기야 사랑해-감동의 편지에서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23:12
조회
525
자기야 사랑해


자기야, 하늘나라로 간지 벌써 반년이 다 돼 가네.
자기랑 애기까지 낳고 살면서도 난
자기가 여전히 연애시절처럼 멋있어서
아니 자기란 사람 알면 알수록 점점 더 너무 멋있어서
나 연애시절처럼 자기 앞에서 늘 내숭떨고
예쁜 모습만 보이려고 했던 거 자기 알고 있어?

자기 회사 가고 나면 말괄량이가 돼서
‘날아라 슈퍼보드’ 손오공처럼
집안일에 애기 돌보고 친구들이랑 수다 떨다가도
자기가 집에 오면 금세 천사처럼 돌변해
갖은 예쁜 척 착한 척 다하며 자기한테 예쁨 받으려 했던 거...
아이.. 털어놓으니 무지 창피하다.

근데 나 그 때 잠깐 이런 생각 들었다.
‘만약 자기가 말괄량이에 짠순이에 이기적인 내 본모습을
진짜 알게 되더라도 날 변함없이 지금처럼 사랑해줄까?’
라는 생각 말이야.

오빠, 하늘나라 간 거 아니지?
내 곁으로 아니, 내 맘 깊은 곳으로 들어온 거지?
내 예쁜 모습뿐 아니라 내 악하고 나쁜 모습
그것까지 다 사랑해 주려고 육체는 사라졌지만
그 영혼은 내 안에 온 거지?

나 이제 자기한테 예쁜 척 안 해도 돼서 너무 좋아.
오빠는 날 진실로 사랑하고 있다는 걸
매일 조금씩 더더 느끼고 있거든.
그래서 더 이상 가면 안 쓰고
화나면 화나는 대로 게으르면 게으른 대로
편하게, 오빠에게 내 모습을 숨기지 않고
살아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

오빠, 이제 우리 다시 만나는 날까지
더 하나가 돼서 오빠가 나 데려가는 날
나 내숭 안 떨고 애기처럼 오빠한테 안기게 되면 정말 좋겠어.

나 바람 안 피우고 오빠만 사랑하게 해줘!
오빠를 향한 절대사랑 더 커지게 해줘!
그리고 오빠만 남자로 보이는 내 맘,
내가 오빠한테 가는 날까지 꼭 지켜 줘야 해!

살아서 한번도 오빠 앞에서 못했던 이 말
지금 실컷 한다!
‘상원아 사랑해. 오빠 미워. 근데 너무 사랑해...’

- 애기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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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하늘나라로 간 남편에게
손끝에 닿을 듯 속삭이는
애기 엄마의 애교스런 고백이
마음을 잔잔하게 울리는 새벽입니다.
곁에 없어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인지요?

- 지금까지보다 더 사랑하며 삽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