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복음 공개 파문 (한겨레, 4/8)
전체 모습을 드러낸 <유다복음>이 ‘예수의 죽음’ 당시의 진실과 기독교 역사에 다시 접근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존 기독교 교회의 반발 등 거센 논란도 예상된다.
이번 유다복음 발견 이전에도 이른바 ‘외경’을 둘러싼 논란은 적지 않았다.
지난 1945년 이집트 나일강 상류 나그함마디 마을에서 발견된 ‘나그함마디 문서’들은 요한·마가·마태·누가복음 등 ‘정경’(교회에 의해 채택된 성서)과는 다른, 예수의 행적을 전해줬다. 나그함마디 문서는 정경과 구분해, 외경으로 불리면서, 예수 당시의 진실을 보완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자료들로 기대됐다. 그러나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조명되지 못한 상태다.
유상현 연세대 교수(신학)는 “교회에서 이단시되는 영지주의파의 문서여서, 현 기독교 역사 이해에 도전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지주의파들은 교회 권력에 의해 훗날 이단으로 정죄된 그룹이다.
이런 외경에 대한 교회와 신학계의 터부와 달리, 이번에 전체가 공개된 <유다복음>이 기독교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증폭시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미 외경을 소설화한 <다빈치 코드>(댄 브라운)의 파괴력이 이를 입증한다. 댄 브라운은 역시 외경의 하나인 <빌립 복음서>를 기초로, 지금까지 기독교에서 창녀로 매도된 막달라 마리아를 예수의 수제자이자 예수의 신부로 ‘부활’시켰다.
<빌립 복음서>는 훗날 제도권 교회와의 싸움에서 밀려 이단으로 몰린 영지주의파들이 신봉하던 복음서다. 이번에 공개된 <유다복음> 역시 영지주의파들의 기록 문서다. 기존 교회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부정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7일 영화 <다빈치 코드>의 상영금지 가처분을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하며, 성서를 둘러싼 논쟁의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다는 당시 로마의 식민지였던 유대 민중의 해방을 꿈꾸던 젤롯당이란 혁명 당원이었다. 유다가 예수를 고발하면 궁지에 몰린 예수가 민중 해방의 선봉장으로 설 것으로 기대했다는 신약학자들의 분석도 있다. 민족의 구원자가 돼 줄 것을 청했으나 예수가 이를 거절해 고발했다는 설도 있다.
채수일 한신대 교수(신학)는 “정경으로 채택된 네 복음서만 보더라도 예수는 혁명가로서, 비폭력 운동가로서 양면의 삶이 병존하고 있다”며 “결국 선택은 독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정배 감신대 교수(신학)는 “<유다복음>대로 예수와 유다가 정반대가 아니라 십자가 사건을 ‘함께’ 만들었다면, 예수의 죽음도 유다와 함께 로마에 항거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분석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는 17일 부활절을 앞두고, ‘배신자’ 가롯 유다가 예수의 동지로 ‘부활’하게 될지 논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