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보존

[사설] 그래도 환경 무시할 수 없는 새만금 사업 (경향, 3/17)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22:57
조회
454
**[사설] 그래도 환경 무시할 수 없는 새만금 사업 (경향, 3/17)

4년7개월을 끌어온 새만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환경단체측 패소로 최종 확정됐다. 새만금 개발을 둘러싼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환경보전보다는 개발가치를 우선하는 쪽에 손을 들어주었다.

우리는 그동안 새만금 사업에 시종 회의적인 시각을 밝혀왔다. 사업 완공시 환경 파괴라는 혹독한 대가를 보상할 만큼 경제성이 충분하느냐는 의문 때문이었다. 물론 찬반 입장을 떠나 이미 시작된 공사를 되돌릴 수 있겠느냐는 현실론을 가벼이 볼 수는 없다. 또 이 사업에 거는 전북도민들의 기대를 무시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차선책으로 두 소송 당사자가 합의해 재판을 원활하게 마무리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 최종 판결은 내려졌고, 공사는 곧 재개될 것이다. 아쉬움은 많지만 새만금 사업은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앞으로 문제는 정부가 이 사업을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꾸려가느냐는 점이다. 대법원 판결에서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소수의견을 낸 두 대법관은 말할 것도 없고, 다수 의견 쪽의 대법관 4명도 보충의견을 통해 이 점을 특히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판결로 새만금 사업의 정당성이 확보됐다고 만족할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여건에 맞춰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국가경제의 발전에 도움이 되며 환경친화적인 것인지를 꾸준히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가 환경문제에 대한 우려를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할 경우 또다른 소송 등 예기치 않은 마찰을 빚을 수 있다.

또 하나 과제는 새만금의 용도 변경 문제이다. 지금도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갯벌을 메워 농지를 만든다는 정부의 애초 방침에 국민 대다수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정부도 새만금 사업과 관련해 공단 및 배후 항만 건설, 레저단지 조성 등 다양한 사업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경우든 정부는 환경을 최대한 배려하고 사업성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신속히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