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보존

반일 감정 뭘 몰라서라고? 정말 뭘 모르는 일본 우익 (한겨레, 3/17)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22:57
조회
528
**반일 감정 뭘 몰라서라고? 정말 뭘 모르는 일본 우익 (한겨레, 3/17)

중국-일본간 외교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11일 중국 외교부는 아소 다로 일본 외상의 발언에 항의했다. “중국의 내정과 영토주권에 대한 조폭한 간섭이다. …경악하고 분개했다. …외상의 잘못된 발언이 끼칠 악영향을 배제하고, 양국관계에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지 말도록 일본쪽에 강력히 요구한다.”

아소는 이틀전인 9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에 대해 “민주주의가 상당히 성숙하고 자유주의를 신봉하며, 법치국가이기도 하다. 여러 의미에서 일본과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는 나라”라고 답변했다. 그는 2월4일 후쿠오카 강연 때도 대만을 나라라고 지칭했다. “청일전쟁 무렵 대만이라는 나라를 일본에 귀속시키게 됐을 때 일본이 제일 먼저 한 일이 의무교육이었습니다.” 그래서 대만 교육수준이 높아졌고 지금 대만이 잘 사는 것도 그때 일본이 교육수준을 높여준 덕분이라는 거다. 결국 ‘식민지배는 옳았다’는 얘기다.

1972년 중국과의 국교정상화 때 일본은 공동성명에서 다음과 같이 약속했다.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중국의 유일 합법정부임을 승인한다. 대만이 중화인민공화국의 불가분의 영토라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한다.” 이른바 ‘하나의 중국’정책이다. 일국 외상이 다분히 의도적으로 말끝마다 ‘나라’ ‘국가’를 붙이는데 중국이 가만있을 리 없다. 말썽이 나자 아소 외상과 극우 쌍두마차격인 아베 신조 관방장관이 거들었다. “법률의 지배라는 가치를 표현할 때 법치국가라는 표현을 흔히 쓰는 것 아니냐.” 10일 가토 고이치 자민당 전 간사장과 야마사키 다쿠 전 부총재는 차기 총리감은 아베가 아니라 온건보수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이라고 밝혔다.

앞서 3월7일 리자오싱 외교부장은 기자회견장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에 대해 “독일정부 당국자가, 독일인도 이해할 수 없는, 어리석고 부도덕한 짓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일본 외무성은 타국 총리에 대한 말치고는 무례하다며 항의차 왕이 주일 중국대사를 불렀고, 왕 대사는 바쁘다는 핑계로 응하지 않았다.

한일 양국 정부는 그 전날인 6일 도쿄에서 열린 외무차관급 전략대화에서 18-30살을 대상으로 한 양국간 워킹 홀리데이 비자발급 폭을 올해부터 종전의 두배로 넓히겠다고 밝혔다.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11일 이 사실을 전한 <요미우리신문>은 식민지지배 영향으로 한국에서 일본 이미지가 좋지 않은데, “실제로 일본에 가보면 인상이 바뀌었다”는 사람도 많다고 썼다. 지난해 봄 중국에서 야스쿠니 문제 등으로 반일시위가 거셌을 때도 중국사람들이 일본에 와보면 생각이 달라지는데 몰라서 그런다, 중국 정부와 언론이 반일감정을 부추겨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얘기하는 일본사람들이 많았다. 과연 ‘반일감정’은 일본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을 잘 모르는 한국 중국 사람들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