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보존

환경친화적 개발 권고한 대법원의 고민 (한겨레, 3/17)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22:56
조회
394
**환경친화적 개발 권고한 대법원의 고민 (한겨레, 3/17)
사설

대법원이 어제 새만금 사업계획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며 취소 청구 소송의 패소를 확정했다. 이제 수억년 동안 자연이 조성해 우리에게 선물한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갯벌, 새만금은 우리 곁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신은 아름다운 생명의 피륙을 선물했지만, 대한민국은 갈갈이 찢어 걸레로 쓰기로 했다.
돌아보면 법에 기댈 것이 아니었다. 법이 어찌 생명의 가치를 가늠하고, 아름다움의 가치를 따질 수 있으며, 생명 파괴가 가져올 내일의 재앙을 예견할 수 있을까. 인간은 현실과 가능성의 영역에 한 발씩 딛고 있지만, 법이란 확정된 현실에만 발을 딛고 있으니 말이다.

대법원은 사업계획을 변경할 만큼 중대한 이유가 발생했느냐는 과거의 문제만 따졌다. 그러나 중대한 사정이란, 물이 막혀 개펄이 죽어가고 호수가 썩어갈 때, 그렇게 조성된 땅이 농지가 아니라 산업단지로 탈바꿈될 때 나타난다. 경험으로 보아 예정된 현실이기도 하다. 그때 가서 법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시화호가 죽음의 호수로 됐을 때 책임을 물은 자도, 책임을 진 자도 없었다. 농지로 조성된 천수만 간척지엔 기업도시가 들어선다.

따라서 문제는 계획단계부터 표를 위해 파국적 사업을 결정한 정치권, 개발업자와 한편이 돼 이를 강행하는 행정 당국에 있다. 이들로 인해 시화호, 영산호 그리고 새만금의 비극은 되풀이될 것이다. 대법관들도 답답했던지 “진정으로 국가경제의 발전에 도움이 되며 환경 친화적인 것인지를 검토해 반영해야 한다”는 보충의견을 내놨다.

간절히 촉구한다. 새만금은 인간과 자연, 생명과 생명이 상생하는 모델이 돼야 한다. 당국은 대안 창출을 위해 학계, 시민사회단체 등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 15년을 기다렸다. 서두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