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보존

단칸방 8순 할머니 6백만원 장학금 (경향, 3/9)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22:53
조회
539
**단칸방 8순 할머니 6백만원 장학금 (경향, 3/9)

독거노인이자 기초생활수급자인 80대 할머니가 30년간 모은 6백만원을 거주지 읍사무소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경북 칠곡군 북삼읍은 관내 어로리에 사는 장봉순 할머니(84)가 최근 저금을 깬 것이라며 6백만원을 들고 와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의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기탁했다고 8일 밝혔다.

장할머니는 칠곡군이 지급하는 생계보조비 30만원과 경로연금 5만원 등 35만원으로 한달을 나는 기초생활수급자다.

자식도 없이 20여년 전 남편과 사별한 장할머니는 3평 남짓한 단칸방에 살면서 공사장 막일 등으로 생계를 이어왔다. 67세 때부터는 관절염 등으로 거동이 불편해 일을 하지 못한 채 보조금에 의존, 생활해왔다.

할머니는 1996년부터 현금으로 보조금이 지급되자 여기에서도 월 3만원씩을 따로 떼내 모으는 등 지난 30년 동안 2천만원가량 모았다. 이 가운데 “살아 있을 동안 다닐 병원 치료비와 죽어서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장례비를 빼고” 6백만원을 기탁했다.

장할머니는 “도움을 받고 살았으니 죽기 전에 남을 돕는 일을 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기탁했다”며 “1천만원 정도 기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액수가 많지 않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이틀에 한번씩 찾는 가사·간병 도우미에게 “나보다 못한 노인들을 더 보살펴주라”며 도움을 거절해 도우미가 주 1회 방문하고 있다고 읍사무소측은 전했다.

북삼읍 관계자는 “할머니의 뜻을 잇기 위해 지역 인사들을 중심으로 장학금 액수를 늘려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