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보존

5·18 유공자 40%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한겨레, 3/3)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1 22:51
조회
874
5·18 유공자 40%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한겨레, 3/3)

5·18유공자 10명 중 4명은 피해 뒤 25년이 지났는데도 당시의 충격을 현실처럼 느끼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수성 전남대 교수를 비롯한 심리학·정신의학·사회학 분야의 연구진 7명은 2일 광주에 사는 사망자 유족 40명, 부상자 132명, 구속자 35명, 가족 86명 등 5·18유공자 293명을 대상으로 ‘5·18유공자의 생활과 후유증 실태조사’를 해보니, 5·18유공자의 41.6%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될 가능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정당한 이유 없이 신체적 정신적 상해를 입은 부상자는 64.5%까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가능성을 나타냈다.

구속자는 5·18 때 외상 경험이 신념에 어긋나지 않고 행동에 목적이 뚜렷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장애 정도가 낮았다.

또 외상후 스트레스는 구속기간이 길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가족과 사이가 나쁠 수록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교수는 “피해자 대부분은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생산활동에 참여하지 못한 채 경제적 빈곤, 사회적 고립,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통로가 없어 음주나 조직에 의존하려 한다”며 “2004년 한해만 4명이 자살할 정도로 후유증이 심각한 만큼 국가 차원의 치료 체계를 만들고 복지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통상적인 상황에서 겪을 수 없는 두렵고 위협적인 사건으로 심리적 충격을 경험한 뒤 나타나는 반복적 회상, 의도적 회피, 과도한 불안 따위 정신장애 증상이다. 외국의 앞선 연구로 조사된 유병률은 고문피해자 70%, 성폭행 피해자 60%, 전쟁 생존 병사 15%, 자동차 사고 생존자 12% 등이다.

조사는 2005년 11월~2006년 2월 김상훈 조선대 의대 정신과 교수, 조용범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 최정기 전남대 사회학과 교수 등 관련 분야 학자들이 주도한 면접 설문과 사례 분석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