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문

나눔의 축제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5-23 21:30
조회
955
(2005 년 9월 18일 창조절 셋째주일: 한가위 주일 )

<설교제목>: 나눔의 축제
<성경말씀>: 신 26장 10절-11절
<교독>: 교독문 17번(시편 65편)
<찬송>: 308, 312

<주석>: 본문의 말씀은 농부가 고생하여 씨 뿌리고 땀 흘려 가꾸어도 하나님께서 햇빛과 단비로 가꾸시지 않으면 풍요한 추수를 할 수 없다. 따라서 추수한 알곡은 농부의 것만은 아니다.
그러므로 농부는
첫째, 일년 농사를 지어 얻은 첫 소산을 하나님께 바치고 하나님 여호와를 경배해야 한다.
둘째, 추수한 것을 가난한 이웃과 나누어야 한다.
셋째, 그리고 이웃과 더불어 즐거워해야 한다. 이것이 본문 말씀의 정신이다.

<예화>: 우리 민족의 축제 추석은 한가위, 중추절, 또는 중추가절이라고도 한다. 한가위의 '한'은 '크다'는 말이다, 한강, 한밭(대전)의 '한'과 같다.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으로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도 있고, 춤과 잔치를 뜻하는 가배에서 나온 말로 큰잔치라는 뜻도 있다고 한다.
아무튼 추석은 큰잔치를 베풀고 즐기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예부터 추석에는 일년 동안 땀 흘려 농사한 곡식 중 햇곡식과 햇과일로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이웃과 나눠 먹고 즐겁게 하루를 보낸 큰 명절이었다.
추석과 관련된 속담에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다. 이날에는 아무리 가난한 사람들과도 떡과 음식을 나눠 먹었다. 그래서 일년 365일 한가위만 같았으면 좋겠다는 가난한 사람들의 염원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일년 365일을 한가위처럼 나누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사례 1) 1년에 10번꼴로 지금까지 263회 헌혈한 분이 있다(코리아 프러스 2005년 7월 15일자 72쪽 기사) 그분은 26년간 헌혈을 해왔고, 1991년에는 신장을 기증하였고 죽은 후 사신을 기증하겠다는 약정을 하였으며, 2002년에는 간 60%를 기증하였다. 1977년, 고1때 그분은 “기독교인으로서 이웃사랑을 실천하겠다”는 생각에 헌혈을 처음 시작하여 지금까지 그야말로 온몸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해 온 것이다.

사례 2) 철거될 빈 아파트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노숙자 20여 명이 폐품을 모아서 팔고 품팔이를 하고 공사장에서 잡부로 일하면서 모은 돈으로 밥을 지어 월요일 점심때마다 다른 노숙자 100명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한겨레 2005년 8월 16일자 11면 기사). 서울 종로구 철거 예정인 모 아파트에 모여 사는 이들은 지난 6월부터 노숙인을 위한 공동체 생활을 꿈꾸며 재활용품 가게를 만들어 폐품수집 등으로 돈을 모으던 중 많지 않은 돈 가운데 일부를 다른 노숙인들에게 점심을 베풀기로 한 것이다.

사례 3) 해비탓트 운동은 가난한 무주택자들 집 짓어주기 운동으로 1976년 미국의 미러드 풀러 씨가 시작한 운동으로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씨도 열렬한 참여자의 한 사람이며, 한국에서는 12년 째 된다. 이 운동은 기부금만 내는 것이 아니고 집짓기 노동에도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천안의 한 집짓기 현장에 고3생을 포함한 4인 가족이 노동에 참여하였다. 막노동이나 다름없는 이 현장에 참여한 고3년생인 서모군은 “지난 해 재미교포들이 자비를 들여가며 이 운동에 참여한 것을 보고 감동하여 고3의 바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참여하게 되었다”고 했다( 경향 신문 2005년 8월 9일)

사례 4) 21년 전 1984년 홍수 때 북한으로부터 쌀 한 40kg을 지원받은 평택의 한 농부가 쌀 1천 가마(받은 쌀의 2천배)를 북한 동포를 돕기 위해 기부를 했다.(한겨레 2005년 8월 9일) 평생을 농사짓던 농토가 새로 이전해 올 미군기지로 편입되어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된 농부 홍씨는 “물난리로 굶주리고 있는 남쪽 이재민 중 한사람인 나는 북의 구호 쌀로 연명을 했다. 그때 너무 고마워 언젠가는 북의 동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돌려주겠다고 결심했는데 이제 실천하게 된 것입니다.”라고 했다.

사례 5) 일본에 징용당했다가 징용지인 일본 교토부 우지시 우토로에 60년 동안 버림받고 살아온 우토로 동포주민들의 소식이 TV, 라디오 신문 등을 통해 알려지자, 시민 32,00여명이 우토로 동포 살리기 운동에 참여하여 3억 3천백만원의 모금을 해왔다.(2005년 9월 13일자 <우토로살리기 희망통신 2호>)

<결론>: 감사와 나눔과 기쁨의 축제인 한가위의 정신은 신명기 26장 10-11절 말씀의 정신 그대로다. 사랑의 나눔에는 가진 것의 많고 적음도, 바쁘다 한가하다 시간의 많고 적음도, 신분의 고하도 상관이 없다. 주어야 할 대상이 누구인가도 상관없다.
독일의 시인 라이나 마리아 릴케는 이렇게 읊었다.

<엄숙한 시간>

지금 세계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
세계 속에서 까닭 없이 울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위해 울고 있다.

지금 세계 어디선가는 누군가 웃고 있다.
세계 속에서 까닭 없이 웃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보고 웃고 있다.

지금 세계 어디선가 누군가 걷고 있다.
세계 속에서 정처 없이 걷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향해 오고 있다.

지금 세계 어디선가 누군가 죽고 있다
세계 속에서 까닭 없이 죽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쳐다보고 있다.

사랑의 나눔이 많은 사회는 한가위처럼 즐겁고 기쁜 축제와 같은 사회일 것이다. 이곳이 바로 하나님의 나라다. 우리 사회가 추석 하루만이 아니라 1년 365일 축제의 장이 되도록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우리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