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시사

도하 각료회의, 무엇이 논의되고, 무엇이 결정되었는가?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2-01-10 23:50
조회
1051
도하 각료회의, 무엇이 논의되고, 무엇이 결정되었는가?

[인터내셔널뉴스] 편집팀

계획된 시간보다 20시간이나 연장하면서까지 협상을 계속한 끝에, WTO 도하 각료회의는 최종 선언문을 채택하였다. 시애틀의 악몽을 드디어 벗어났다며 제국주의 국가들은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과연 도하에서 논의되고, 결정이 된 사항은 무엇이며, 쟁점사항은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인터내셔널뉴스」 편집팀이 정리해본다.

이행 문제

이행문제는 개도국이 시애틀에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던 이슈이다. 개도국은 현(現) WTO 협정을 이행하는 데 있어 '유예' 기간의 연장과 100여 가지의 추가적 조치를 요구해왔다. 이번 각료회의에서도 개도국은 이행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함으로써, 그것이 개도국의 핵심적인 관심사항임을 재확인했다. 이번 선언문에는 농업협정,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에 관한 협정, 섬유 및 의류에 관한 협정, 무역에 관한 기술장벽에 대한 협정, 무역관련 투자조치 협정, 관세평가협정, 원산지규정에 관한 협정,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 그리고 무역관련 지적재산권협정 등 현 WTO 협정에 관
한 50여 개 이상의 즉각적인 조치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도하에서 가장 쟁점이 되었던 것은 섬유 및 의류협정에 관한 것이었다. 개도국은 선진국 시장 접근에 관한 약속의 이행을 요구했으나, 미국이 의회에서의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결국 이 문제는 WTO 상품교역이사회에서 다루기로 합의되었다.

농업

수출보조금을 둘러싸고 끝까지 버텼던 유럽연합이 "협상결과를 예단하지 않으면서(without prejudging the outcome of the negotiations)"라는 문구를 삽입하는 것을 조건으로, "단계적 폐지(phasing-out)"을 받아들임으로써 타협안이 도출되었다. 3대 협상분야별 협상목표는 시장접근의 실질적 개선(substantial improvement)·수출보조의 단계적 폐지(phasing- out)를 목표로 한 감축 ·국내보조의 실질적 감축(substantial reduction) 등이다. 한편 개도국들의 반발을 고려하여 선언문은 "식량안보를 포함하여" 개도국의 요구를 고려할 것이라고 표시해둠으로써, 앞으로의 협상과정에서 개도국들을 위한 "개발보조금(development box)"의 신설 가능성을 남겨두었다.
특별차등대우에 관한 협상방식(modalities)은 분쟁해결기구의 공세로부터 농업보조금을 보호해주었던 "비위반제소 조항(peace clause)"의 만료시점인 2003년 3월 31일까지 작성될 것이다.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TRIPs)과 공중보건

이번 도하 각료회의에서 개도국이 거의 유일하게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킨 부분으로 평가된다. 이 영역과 관련해 별도로 채택된 각료 선언문은 "TRIPs 협정은 공중보건을 보호하기 위해, 특히 의약품 접근이 관련된 부분에서, 회원국들이 [필요하다고 판단
되는] 조치들을 취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된다(should not)"고 규정함으로써, TRIPs협정에 관한 재해석의 여지를 열어주었다. 이에 대해 개도국과 시민단체는 일정한 진전이라고 일단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다른 시민단체는 이번 선언문이 일반
의약품을 생산할 능력이 없는 개도국들에게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즉, 특허권자의 승인없이 특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강제실시권의 실시는 전적으로 '국내수요를 주목적으로 발동되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어, 의약품 생산능력이
없어 전량을 수입해야 하는 국가들의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TRIPs 이사회'에 맡겨져 버렸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선언문은 개도국의 최초 요구안에 비해 다소 완화된 형태로 작성되었고, 결정적으로 분명한 법적 구속력도 없다고 비판했다.

무역과 환경

유럽연합의 강력한 제기로 인하여, 회원국들은 "결과를 예단하지 않으면서" 세 가지 환경의제에 관한 협상의 즉각적인 출범에 동의했다. 그것은 WTO 기존 규범과 다자간환경협정(MEA) 무역관련 의무와의 관계·MEA 사무국들과 WTO 위원회간 정기적 정보 교환 및 옵저버 자격 절차·환경관련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의 감축 또는 철폐 등이다. 이에 대해 향후 전개될 협상이 "해당 다자간환경협약의 당사국이 아닌 어떠한 WTO 회원국들의 권리를 해쳐서는 안된다"라고 명확히하고 있는 부분에서, 그린피스와 같은 환경단체는 이것이 각국 정부들에 의해 다자간환경협정에 서명하는데 주저하도록 만드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선언문의 다른 단락에서는 협상이 "현 WTO 협정상 회원국들의 권리와 의무를 확대 또는 감소하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함으로써, 유럽연합이 원래 희망했던 '다자간환경협약-WTO 조항'을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렸다. 따라서 협상 결과가 이 지점에 관한 현 규범의 어떠한 실질적인 변화도 가져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기껏해야 약간의 명확화와 주석 정도가 덧붙여질 것이다. 선언문은 수산보조금에 관한 WTO 규범에 대한 협상 개시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수산보조금이 물고기 남획의 주요한 원인중의 하나였다고 주장해왔던 환경단체와 필리핀, 아이슬랜드 그리고 미국의 압력이 작용한 결과였다.

싱가포르 의제

싱가포르 의제 불리우는 네가지 의제, 즉 투자, 경쟁, 무역원활화, 그리고 정부조달 투명성 등에 관한 협상 개시에 관한 결정은 2년 뒤에 열리는 WTO 5차 각료회의로 연기되었다. 또한 협상 개시 자체도 인도가 주장한 "명백한 합의(explicit consensus)"가
있을 때라는 전제조건이 붙어있다. 그럼에도 WTO 일반이사회 의장인 스튜어트 하빈슨은 개도국들이 그러한 어려운 협상을 다룰 수 있도록 능력 배양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만약 약간 비틀거리면서도 시작할 수 있다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
다"라고 말했다. 또한 파스칼 라미 유럽연합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뉴라운드 출범을 위해 인도의 지지를 얻기 위해 필요했던 투자와 경쟁 정책 의제에 관한 적당히 꾸며진 타협안이 유럽연합에게는 후퇴가 아닌가라는 견해를 부정했다. 일괄타결방식(single
undertaking) 내에 투자와 경쟁을 포함시키려는 구상은 유럽연합이 인도와 다른 국가들이 (싱가포르 의제에 관한) 협상에 동의하지 않으면 뉴라운드 결과에 서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파스칼 라미는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은 5차
각료회의에서 주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더 힌두」의 라마노하르 레디는 새로운 의제에 대해 역사적인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1966년 싱가포르에서 그것은 네가지 의제를 '연구'하는데 동의할 것인가의 문제에 불과했다. 1999년 시애틀에서, 유럽연합은 '연구'에서 '협상'으로 전환시키려 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나 2001년 유럽연합과 미국은 타결된 협정을 향한 첫 번째 단계를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지금은 단지 시기가 문제이다. 2005년 전이 아니라 하더라도, 세 가지 비무역의제(투자, 경쟁정책, 정부조달 투명성)는 언제고 WTO 영역 내로 편입될 것이다."

공산품 관세

대부분의 최빈개도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 의제가 자국에게 쓰디 쓴 약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들은 도하 이전 선언문과 회의 기간동안의 숱한 연설을 통해서, 상품무역 자유화 조치들이 그들 경제에 미친 결과에 대한 조사가 수행될 때까지 더 이상의 자유화 추진은 준비되지 않았다고 분명하게 표명했다. 그들의 이런 우려는 단지 수사학적 차원이 아니었지만, 최종 선언문 혹은 자료에는 단지 최빈개도국이 협상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적절한 연구(appropriate studies)"가 필요하다는 수
준에서 언급되었을 뿐이다. 개도국에게 유일하게 이로운 점은 이러한 협상이 첨두관세 등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의 삭감 또는 철폐를 목적으로 하지만 개도국 및 최빈개도국의 이익을 고려할 것이라는 약속 뿐이다.

반덤핑·보조금

미국 산업계를 대표하는 관리는 반덤핑과 보조금 영역에서 그들의 목적을 획득하는데 있어서 복잡한 성공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WTO의 현 반덤핑 및 보조금 협정의 "규율을 명확히 하고 개선할 것을 목적으로 한" 협상의 개시에 동의함으로써 상당한 정
치적 양보를 했다. 하지만 동시에 선언문은 "이들 협정의 기본개념, 원칙, 유효성 그리고 그 수단 및 목적은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상원 금융위원회 의장인 맥스 바우쿠스 몬타나주 민주당 의원은 11월 14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나는 단지
몇 년 전에 합의된 반덤핑 및 반보조금 조치에 관한 협정의 재협상 결정을 극히 우려한다. 상·하원은 미 무역법안을 더욱 약화시킬 협상에 반대한도 분명히 밝혀왔다"고 말했다. 또한 24개 미 회사와 단체를 대표하는 연합은 부시 행정부와 의원들에게 지난
주 WTO에서의 어떠한 협상도 결국은 "반덤핑 및 상계 관세 법률의 실질적인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베들레헴 철강회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미철강 LLC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미
국 협상가들은 선언문에 포함된 "협정의 기본 개념, 원칙, 유효성 및 그 수단과 목적은 유지"할 것이라는 언급을 이용하여, 기존 무역 법안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여기서 그 "수단(instrume- nts)"이란 반덤핑, 상계관세, 301조와 같은 불공정
무역관행으로부터 자국 산업 및 시장을 보호해왔던 미국내 법안을 의미한다.

무역과 노동

노동에 대해, 각료회의 선언문은 싱가포르 각료회의 선언문을 반복하고 있다. 그것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핵심 노동기준을 준수한다는 회원국들의 약속을 재확인한 것이다. 또한 그 선언문은 세계화의 사회적 차원과 관련하여 ILO에서 진행하고 있는 작업을 언급하고 있다. 이는 노동 관련 문제에 대해 WTO와 ILO 사이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하는 구절이 삽입되기를 원했던 미국과 유럽연합에게는 후퇴한 것이다. 개도국들은 WTO 무역 의제를 노동 이슈와 연결시키는 어떠한 텍스트에도 반대했다.

도하 선언문은 개도국의 이해와 다음과 같은 핵심지점에서 모순된다.(「도하의 의미」, 월덴 벨로, 애뉴라다 미탈)

- 도하에 온 개도국들의 핵심적인 의제였던 이행 문제 검토 필요성에 대해 피상적으로만 인정했다.
- 농업수출보조금에 대한 "점진적 철폐" 규정은 유럽연합의 강력한 반대에 의해 완화된 것이다.
- 미국의 강력한 저항에 의해 섬유·의류 쿼터의 단계적 조기 폐지에 관한 어떠한 약속도 없었다.
- 상당수 개도국이 식량안보 및 개발 촉진을 위해 밀어붙였던 "개발 보조금"에 관한 요구가 완전히 무시되었다.
- 공중 보건을 위한 목적이 특허에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개도국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TRIPs 협정을 개정하겠다는 약속이 전혀 없었다.
- 도하에 온 개도국이 핵심적인 관심사였던 생물해적질과 생물특허를 불법화하는 방향으로 TRIPs 협정의 개정에 대한 약속이 없었다.
- 선언문이 노동과 무역 이슈를 다루는데 적합한 장은 ILO라는 선언문 초안의 언급을 삭제함으로써, WTO가 권한과 권능이 없는 영역에서까지 관할권의 행사를 주장할 여지를 남겨두었다.

* 이상은 「WTO 소식」(ATTAC 주간뉴스레터 106호, 11/28), 「WTO 회원국들은 도하에서 힘겨운 회의 끝에 개발라운드를 출범시키는데 합의하다」(일간국제무역, 11/15 http://www.globalexchange.org/wto/), 「도하의 의미」(월든 벨로, 애뉴라다, 미탈(http://focusweb.org/publications/2001/) 등의 글들을 요약 발췌한 것임을 밝혀둔다.


출처: PICIS 인터내셔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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