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시사

세계사회포럼 최종 선언문(초안)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1-03-07 23:29
조회
1369
민중동원을 위한 포르토 알레그레의 요청

전 세계 사회운동 세력들이 여기 포르토 알레그레 세계사회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노조, NGO 운동과 단체, 지식인, 예술가들인 우리들은 단 하나의 가치로 인정받는 자유시장과 자본의 지배적인 논리와 다른 새로운 사회를 위한 거대한 연대를 함께 건설하고 있습니다. 다보스가 부의 집중과 빈곤의 세계화, 그리고 우리 지구의 파괴를 상징하는 곳이라면, 포르토 알레그레는 인간과 자연이 우리 관심의 중심이 된, 새로운 세계는 가능하다는 희망을 나타내는 곳입니다.

우리는 시애틀 이후 성장한 운동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우리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이 함축하고 있는 엘리트 중심의 성격과 비민주적 의견수렴과정에 도전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경험을 나누고 우리의 연대를 건설하고 세계화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총체적으로 거부하는 시위를 하기 위해 왔습니다.

우리는 남반구와 북반구로부터 왔으며, 인권, 자유, 안전, 고용, 교육을 위한 투쟁에 투신한 여성, 남성, 노동자, 실업자, 학생, 흑인과 원주민입니다. 우리는 다국적기업과 비민주적 정책들이 양산한 자본의 헤게모니와 고유문화의 파괴, 지식·매스미디어·커뮤니케이션의 독점, 환경파괴, 그리고 삶의 질 붕괴에 대항하여 싸우고 있습니다. 포르토 알레그레와 같이 대중 참여에 기반한 민주적 경험은 우리에게 구체적인 대안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금융과 투자자의 요구보다 인권, 생태권, 사회권이 훨씬 더 우위에 있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우리의 운동을 강화하고 글로벌 엘리트 그룹에 저항하며, 어떠한 차별 없이 모든 이들의 평등, 사회정의, 민주주의, 안전을 위해 일합니다. 우리의 방법론과 대안은 신자유주의의 파괴적인 정책에 단호히 반대하는 자리에 서 있습니다.

세계화는 성 차별적이고 가부장적인 체계를 다시금 강요합니다. 그것은 빈곤의 여성화를 강화하고 여성을 향한 모든 종류의 폭력을 더욱 고질적인 것으로 만듭니다. 여성과 남성간의 평등이 우리 투쟁의 중심입니다. 이러한 평등 없이 다른 세상은 결코 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아프리카 흑인 문명을 파괴시킨 노예제와 식민시기에 행해진 노골적인 대량학살과 같은 인종차별을 지속시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프리카에 진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부채에 대해 배상할 것을 요청함과 동시에, 토지, 시민, 자유, 평화, 그리고 평등에 대한 권리를 지키기 위하여 아프리카 대륙 안과 밖의 아프리카인들과 연대하는 모든 운동을 요청합니다. 노예무역과 노예제도는 인간성을 파괴하는 엄청난 범죄입니다.

우리는 대량학살과 문화말살 정책에 대항해 자신들의 권리, 천연자원, 문화, 자치, 토지와 영토를 지키기 위한 역사적인 투쟁을 전개해온 원주민들을 특별히 인식하고 있고 그들과의 연대하고 있다는 것을 밝힙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환경과 건강, 그리고 민중의 삶의 터전을 파괴합니다. 공기, 물, 땅, 그리고 사람자체가 상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생명과 건강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로 인정되어야 하며 경제정책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됩니다.

남반구 국가들의 외채는 원금의 몇 배를 갚은 것입니다. 국제적인 고리대금업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진 불합리하고, 부당하고 기만적인 외채는 인간에게서 기본적인 권리를 빼앗는 지배의 도구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외채가 불러일으키는 위기의 분명한 해결과 그 즉각적인 대응의 단계로, 우리는 무조건적인 탕감과 함께 역사적, 사회적, 생태학적으로 남반국 국가들에 진 채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합니다.

공동체와 국가들로부터 자원과 부를 뽑고 있는 금융시장은 국가경제를 투기꾼의 변덕에 맡기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우리는 금융거래에 있어, 세금 은닉을 막는 동시에 과세제도의 도입을 요청합니다.

민영화는 공공의 부와 자연자원을 사적인 영역으로 옮기기 위한 매카니즘입니다. 우리는 자연자원과 공공서비스 분야에 대한 모든 형태의 민영화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최소한 인간존엄성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자원과 공공재화를 공유하고 보전할 것을 요청합니다.

다국적기업은 국제노동기구(ILO)가 규정한 기본적인 노동권조차 거부한 채, 대량실업, 저 임금, 부적절한 노동에 기반 한 전세계적 생산을 조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협상할 수 있는 권리와 세계화 전략에 직면하는 노동자들의 새로운 권리를 진정으로 인정할 것을 요구합니다. 재화와 화폐가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반면, 민중운동에 대한 제한은 억압과 착취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제한의 폐지를 요구합니다.

우리는 완전고용과 식량주권을 실현하고 공정한 무역조건과 지역의 균등한 발전을 보장하는 무역체계를 요구합니다. 현재의 자유무역에는 자유가 없습니다. 세계 무역 규칙은 빠른 속도로 팽창하는 다국적 기업의 부와 힘의 축적을 지키려 애쓰는 한편, 소농, 노동자, 그리고 지역기업에는 주변화와 빈곤화를 촉진합니다. 우리는 각 정부가 국제인권기구와 다자간 환경협정과 맺은 의무를 이행할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전세계 모든 민중이 아메리카 대륙 내 자유무역지대 창설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왜냐하면 자유무역지대의 함축적 의미가 라틴아메리카의 재식민지화와 기본적인 사회, 경제, 문화, 그리고 생태적 인권을 파괴하는 도구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IMF, 세계은행, 지역 은행들, WTO, NATO, 그리고 그 외 다른 군사 동맹체들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다자간 대리기구들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국내정치에 그들이 간섭하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이들 기구들은 민중의 눈에 어떠한 적법성도 없으며, 우리는 이들의 판단기준이나 행동에 대항하는 저항을 계속할 것입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토지소유의 집중과 환경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기업농 시스템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러한 농업시스템은 토지로부터 사람들을 몰아내고 그들의 주변환경을 파괴시키는 댐 건설과 같은 대규모의 하부구조 개발을 통해, 농업을 수출 지향적인 일개산업으로 퇴보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들 민중들의 손실은 반드시 보상받아야 합니다. 우리는 민주적인 토지개혁을 요구합니다. 땅, 물, 그리고 종자는 농민의 손에 있어야만 합니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농사방법을 장려합니다. 종자와 유전적 자원은 인류의 유산입니다. 우리는 변형유전자의 사용과 생명에 대한 특허권 취득을 폐지할 것을 요구합니다.

군국주의와 기업 세계화는 서로를 지원하며 민주주의와 평화를 손상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쟁을 선택하는 것을 전적으로 거부하며, 무기경쟁과 무기무역에도 반대합니다. 우리는 사회적 항의에 대해 억압과 범죄시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을 멈출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외국의 군사력이 우리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단죄합니다. 우리는 침략의 도구로서 사용된 금지조치와 제재조치를 걷어치울 것을 요구하고 이러한 조치들의 결과로 고통받는 이들과 연대를 표방합니다. 우리는 콜롬비아 플랜을 통한 미군의 라틴 아메리카 내정 간섭을 거부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원칙적 관심에 대한 동맹의 강화와 공동행동의 이행을 요청합니다. 우리는 다음 포럼 때까지 위에서 제기한 문제들에 대한 민중동원을 지속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현재, 생명, 평등, 존중과 평화라는 질적 측면에서 고통, 기아, 차별, 폭력이 없는 세계, 즉 이제까지와는 다른 세계를 위한 투쟁을 시도하는데 그 어느 때 보다 좋은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행동을 결집하기 위한 우리의 공동의제에 기초한 모든 투쟁에 전력을 다해 우리자신을 투신할 것입니다. 다가올 수개월간 우리가 우선 순위로 생각한 것들 중에서, 우리는 다음 일정에 대항하는 전세계적인 저항을 동원해 낼 것입니다.

● 세계경제포럼, 멕시코 칸쿤 2월 26-27일
● 전미자유무역협정,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4월 6-7일/ 캐나다 퀘벡 4월 17-22일
● 아시아개발은행, 호놀룰루 5월
● G8 정상회담, 이태리, 제노바 7월 15-22일
● IMF-세계은행 연차회의, 미국 워싱턴 DC, 9월 28일-10월 4일
● WTO회의, 카타르(?), 11월 5-9일

4월 17일, 이탈리아의 제노바에서 우리는 사회, 경제적인 덤핑을 초래하는 저가 농산물 수입에 저항하는 국제 투쟁의 날과 세계화를 반대하는 여성운동가들의 행동을 지지할 것입니다. 우리는 올해 7월 20일에 개최할 것을 요청한 '전세계 외채반대의 날'을 지지합니다.

조직적으로 체계화된 이러한 제안들은 전세계 사회운동들이 고심해서 만든 대안들의 한 부분입니다. 이 제안들은 인간존재와 생명은 상품이 아니라는 원칙에 기초함과 동시에 모든 사람의 복지와 인권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분명한 뜻을 담고 있습니다.

세계사회포럼에 참여한 우리는 각자가 현재 벌이고 있는 투쟁에 대한 이해가 풍부해졌고 이를 통해 우리자신이 힘을 얻는 체험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이 투쟁에 동참할 것을 요청합니다. 포르토 알레그레의 세계사회포럼은 민중주권과 정의로운 세계를 성취하기 위한 길입니다.

* 이 선언문은 세계사회포럼에 참가했던 천주교 대안경제연대의 황순찬 간사가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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