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시사

2001년 경제정세 전망과 노동운동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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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연
작성일
2000-12-15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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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경제정세 전망과 노동운동의 대응

장 상 환(경상대 경제학과)

Ⅰ. 머리말

지난 1997년 외환위기는 1995년 3/4분기 이후 불황에 접어든 이후에도 고질적인 구조적 병폐들이 한국경제의 체질을 악화시킴으로써 2년 이상 회복으로 전환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다가 "빚더미 경영과 방만한 투자 등에 기인하는 대기업의 잇따른 연쇄부도→금융불안→주가폭락과 환율폭등 및 외환위기→한국 경제의 총체적 위기"로 발전한 것이었다. 외환위기 발생의 주요요인으로서는 경기순환적 요인에다가 구조적 문제로서 ①빚더미 경영과 방만한 투자로 특징되는 재벌구조, ②금융기관의 경쟁적인 부실대출, ③단기성 해외투자자본 투기 및 국내자본의 외환도피를 방임한 외환자유화 조치 등이 위기를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리고 직접적으로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에 대한 정부의 정책 능력 등을 불신하고 비관적으로 전망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증시를 이탈하여 외환보유고가 고갈한 것이다.
그러나 IMF 경제위기에 대응하면서 김대중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은 외환위기 해소에만 중점을 두어서 구조적 공황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위기를 재발시킬 요소를 오히려 증폭시켰다. 이러한 정책적 방향 때문에 한국경제는 1998년 3/4분기 이래의 회복국면에서 이제 다시 급속히 불황으로 전환될 상황이다. 여기에서는 국내외의 여러 변수들을 점검함으로써 2001년의 경제정세를 전망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노동운동의 대응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Ⅱ. 현재 경제위기의 상황

현재 경제상황에 대하여 정부는 "우리 경제는 2/4 분기 이후 경기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잠재경제성장경로로 접근하는 과정에 있었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 폭등, 반도체 가격 하락 등 대외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대내적으로 대우차 매각협상 결렬 등 대내외적 악재가 겹쳐 우리 경제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는 이럴 때일수록 대외적 충격에 대하여 차분하고 주도면밀하게 대웅해나가면서 경제구조개혁을 가속화함으로써 대외적 신뢰를 구축한다"고 하여 다소 낙관적인 인식을 하고 있다. 그리고 과제로서 에너지 저소비형 경제로 전환해나가는 등 고유가 시대에 대비하고, 대우자동차를 조기 해외매각하며, 실물경제기반을 강화하고 4대 부문 개혁을 완결하는 것 등을 제시하였다.
한국개발연구원은 "경기지표는 수출호조로 상승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교역조건의 악화 및 산업간 격차 심화 등으로 체감경기는 위축되는 모습이고, 하반기 성장률은 상반기에 비해 낮아진 7% 내외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유가 급등에 다른 교역조건 악화로 인해 2/4분기 이후 크게 확대된 GNI(국민총소득 혹은 실질구매력)과 GDP간의 성장률 격차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금년 중 높은 GDP 성장률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체감경기는 지표상의 경기여건에 비해 크게 낮은 상태에 머무를 전망이다. 그러나 기업 금융구조조정이 부진한 가운데 채권시장의 자금중개기능이 조기에 회복되지 못할 경우 금융불안 및 이에 따른 성장률의 급격한 저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다소 유보적 내지 비관적 전망을 내리고 있다.
전경련은 현재 한국경제의 불안요인으로서 대외적으로는 국제유가 상승, 반도체 가격 하락, 대내적 요인으로 포드의 대우자동차 인수 포기, 금융불안, 국회공전 병의원 폐업사태 등 사회 정치문제, 경기상승세 둔화, 산업간 불균형 심화 등을 들고 있다. 제2의 경제위기 도래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제유가 급등, 금융시장 불안, 기업 자금경색 심화 등 경제불안 요인은 있으나 97년과 같은 위기상황은 아님. 그러나 97년말에 비해 상황은 좋지만 경제불안요인 등이 산재해 있어 조심해야 할 시점. 위기론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경제불안요소 및 기업의 활력 제고 방안이 중요"라고 현재의 한국경제를 '경제불안상황'으로 진단하고 있다. 그리고 경제불안의 타개방안으로서 기업활력 제고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실질적인 공공 및 노동부문개혁, 구조조정 현안 마무리, 금융시장 불안 해소 및 기업금융 원활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데이비드 코 국제통화기금(IMF) 서울사무소장은 12월 4일 한국이 97년과 같은 위기에 또다시 직면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위기가 올 것처럼 과장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부 기업의 현금흐름은 안좋은 상태인 만큼 기업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생존불가능한 기업에 대한 지원이 계속되면 최악의 경우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부터 한국경제는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단기적으로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금리인하보다는 재정확대를 선택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코 소장은 "외환보유고는 확충됐고 단기외채는 줄어들었으며 국제수지도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있으나 이는 아시아 통화가치의 하락 움직임과 연동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경제의 단기적 전망이 6개월 사이에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국제유가 불안, 세계주식시장 침체, 미국경기 하락가능성 등에 따른 것"이라면서 "한국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하여 1997년의 외환위기와 이에 이은 대공황과 동일한 국면에 있다는 주장은 주요한 경제지표인 제조업 가동율 및 재고량 등을 검토할 때, 과도한 진단이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의 주장처럼 경제상황을 경기연착륙과정으로 보는 것은 경제위기 재발요소가 존재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근거없는 것이다.
종래 한국경제는 회복부터 호황종결까지가 대체로 24-30개월, 불황개시부터 회복개시까지가 18-24개월의 주기로 경기순환을 해왔다. 다만 불황이라 하더라도 성장률이 둔화된 것이지 추세적으로는 플러스 성장을 해왔다. 1995년 3/4분기부터 불황에 들어가서 1997년 초부터 회복기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기아 등 재벌기업의 도산 등으로 회복에 들어가지 못하고 결국은 1997년말에 외환위기로 치달아서 98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2000년 3/4분기 현재의 경제상황은 1998년 3/4분기부터 시작된 회복국면이 더 이상 호황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다시 불황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놓인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구조적인 모순들로 인해 불황이 대규모의 경제위기로 재발될 가능성이 있다. 실업자는 현재의 70여만명에서 2001년 2월에 100만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환보유고가 900억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경제위기가 다시 외환위기의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은 낮지만 불황이 심화될 가능성은 크다.
산업생산은 7-8월 중 21.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였으나 이는 반도체·IT 산업의 호황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이들 산업을 제외할 경우 7.0%에 그친다. 중화학공업이 반도체 기계장비 사무기계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인 반면 경공업은 2/4분기 이후 크게 둔화되었다. 산업생산과 강한 상관관계를 가지는 전력사용량은 2000년 3월 이후 둔화되는 추세이며, 9월 중에는 증가율이 3.8%로 급락함으로써 향후 산업생산이 둔화될 가능성을 시사해준다. 10월중 산업생산은 전년동월 대비 11.5%로 증가율이 크게 하락했다. 의복 및 모피, 기타전기기계 등이 부진하여 9월에 비하면 0.4 감소했다.
재고증가율은 3/4분기의 14.7%에서 10월에는 18.8%로 높아졌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8월중 81.6%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을 제외할 경우 8월중 평균 가동률은 80%를 다소 하회하는 수준이다. 평균가동율은 10월에는 76.4%로 낮아졌다. 제조업 가동률지수(1995=100)는 2000년 7-8월중 97.1%를 기록하여 과거 호황기 수준에 근접하였으나 반도체·IT산업을 제외할 경우에는 93.5의 낮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유가상승 및 반도체 가격 하락에 다른 교역조건 악화로 금년 2/4분기 이후 GNI(국민총소득 혹은 실질구매력) 증가율과 GDP 성장률간의 격차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교역조건이 악화될 경우 실질구매력은 변화하지 않아도 GDP는 상승할 수 있다. 1996-97년 및 최근의 GNI 성장률은 GDP 성장률을 크게 하회했으며, 특히 금년 2/4분기에는 그 격차가 근래에 가장 큰 수준인 7.8%에 이르러 GDP 성장률은 9.6%에 이르렀음에도 GNI 성장률은 1.8%로 급락했다.

<표 1> 산업활동동향
(전년동월(기) 대비, %)

자료: 통계청, "2000년 10월중 산업활동동향", 2000. 11.

11월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부터 수입업체들의 결제수요 증가 등으로 오르기 시작해 전날보다 13.5원 오른 1214.3원에 거래됐다. 이날 환율은 미국 나스닥 하락, 달러 수급 불균형 등의 영향으로 개장 직후부터 급등한 뒤, 오후 들어 은행권 등의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상승세가 한때 주춤했으나 급등세를 꺾지는 못했다. 이날 증시는 나스닥 약세 등의 여파로 전날에 이어 다시 떨어져,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7.21(1.40%) 내린 509.23을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는 3일 연속 연중최저치를 기록하면서 67.26으로 마감됐다.
지표경기가 악화되는 가운데 최근 들어 우리 경제를 둘러싼 경제환경이 불확실해지며 가계나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크게 나빠지고 있다. 부실기업의 퇴출, 대우차 부도, 현대건설 자금난 등으로 소비와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으며, 실업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계나 기업의 경제심리를 대변하는 각종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하는 소비자태도지수(CSI)는 2000년 4/4분기 41.2로 지난 3/4분기의 54.8에서 크게 하락했다. 외환위기 발생 직전인 97년도에 소비자태도지수가 40~45수준이었고, 외환위기 첫해인 98년 4/4분기의 소비자태도지수가 41.7인 것을 감안하면 최근의 소비심리는 외환위기 전후에 버금가는 상태로 악화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체감경기도 금융시장 불안, 고유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전국 부도업체수가 지난 9월 480개에서 10월 600개로 급증하고 11월에는 전달에 비해 40개가 늘어난 646개로 잠정 집계되었다. 이는 작년 3월 704개를 기록한 이후 20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반면 창업열기가 식으면서 신설법인수는 감소하여 지난 10월중 부도법인수에 대한 신설법인수 배율이 작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11.6배로 하락했다. 또한 전경련의 발표에 따르면 11월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81.0으로 기준치인 100을 크게 밑돌아 기업인들의 투자심리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Ⅲ. 세계경제정세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4.7%, 내년엔 4.2%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OECD는 OECD 국가 전체로 200년 4.3%에서 2001년에는 3.3%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1970년대 이후 세계경제 추이를 볼 때 4%성장률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런 전망은 미국경제의 성장세가 내년에 3%수준으로 연착륙하고 일본과 EU 경기가 확장 국면을 지속하는 한편 아시아 각국을 포함한 개도권 경제도 회복세를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서 가능하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가의 금융시장이 불안하다. 미국증시는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난 정치적 불안정과 향후 부정적인 시장 전망으로 인해 대통령 선거일(11월 7일)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의 주가는 선거일 이후 계속 하락하여 11월 22일 현재 다우지수는 연중최고치에서 11%, 나스닥지수는 28%까지 폭락했다.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은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아시아 및 남미 등 각국의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에 일본과 대만,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페루 등 아시아 국가와 남미국가들은 정치적 불안까지 겹쳐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한편 동남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통화 불안 및 유럽의 기대에 못미치는 경제성장률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확대되고 있다. 신흥시장의 통화 불안으로 안전한 투자를 원하는 투자 자금이 달러 매수를 늘리고 미국 금융기관들이 주가하락에 따른 펀드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투자자금을 회수함에 따라 달러화의 강세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역수지 적자가 큰 폭으로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달러화의 강세가 심화되고 있어 향후 일어날지도 모를 달러화의 급격한 하락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엔화도 정국불안과 낮은 경제회복에 대한 실망감으로 9개월만에 최저인 달러당 110엔 대까지 하락했다. 일본의 니케이지수는 11월 22일 1만 4301.3까지 밀려 2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경제성장의 부진과 달러화 강세 유지 등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1월 22일에는 유럽 최대의 경제권인 독일의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됨에 따라 유로화의 하락세는 깊어졌다.

1. 미국 경제의 전망

IMF는 미국경제의 성장률이 2000년의 5.2%에서 3.2%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였다(IMF, 2000). OECD 역시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2000년 5.8%에서 2001년에 3.6%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였다(OECD, 2000).
IMF는 미국이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국내수요가 강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생산증가에 비한 국내수요의 대폭적인 증가는 국제수지 적자로 나타나고 있다. GDP에 대비한 적자의 비율은 97년에 1.75%에서 1999년에 3.75%, 2000년 1/4분기에 4.25%로 높아졌다. 재정적자의 상황에서 이것은 민간부문 대규모 마이너스 순저축, 즉 높은 투자와 가계저축의 급감을 의미한다. 미국의 경제순항은 건전한 거시경제정책을 시행해온 것과 유연한 상품 및 노동시장에 힘입고 있다. 1995년 이래 고급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에 따라 노동생산성이 대폭 상승했다. 이 노동생산성의 계속적인 향상은 미국으로 자본유입을 촉진했고, 달러의 가치를 상승시켜서 국제수지 적자가 확대되도록 하고 주식시장을 활황을 가져오고 이것은 다시 가계 소비 확대를 뒷받침했다는 것이다. IMF는 이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의문이지만, 신경제와 관련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국내수요가 계속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이자율 인하를 억제하여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흑자재정을 유지하여야 할 것이라고 봤다.
폴 크루그만은 미국경제의 장래에 대해서 낙관적이다. 장기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과 달리 주가가 터무니없이 폭등하지는 않았으며, 부동산거품의 문제가 없으며, 소비에 인색한 국민들의 문제나 노령화의 문제가 없다는 것이 장기 불황을 막아준다고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크루그만은 불황이 오더라도 가볍게,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연방준비이사회가 이에 대처한 할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경기가 연착륙에 실패할 경우 미국 금리가 상승하고 더불어 미국 증시가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증시는 기업수익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기 때문에 주가 급락이 가속되기 쉽다 만약 주가가 폭락한다면 미 경제가 장기적으로 위축되는 악영향이 발생할 수도 있다
미국경제의 향후 전망은 비관적이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 딘위터의 국제투자 전략가 바턴 빅스는 앞으로 3개월 안에 미국 경제가 "완전한 폭풍"과 같은 불황기에 들어설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11월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빅스가 "그동안 나스닥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지만, 주가하락이 부의 효과를 통해 경제 전반에 영향을 파급시키는 데는 시간이 좀더 걸린다"면서 이렇게 전망했다고 전했다. 빅스는 미국 기업들의 자본지출과 첨단기술이 주도해온 경제성장 추세는 이제 희미해지고 있으며, 미국 기업들의 세후 이익률은 올해 15%에서 내년에는 0.9%로 급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미국 주가도 다우존스 지수는 현재 1만400대에서 1만선 전후로, 나스닥 지수는 2900대에서 2500대로 더 하향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1월 28일 미국 상무부는 10월의 내구재 주문이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했고,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컨퍼런스보드는 11월의 소비자신뢰지수가 13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10월에 항공기·기계 등의 내구재 주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 떨어져 지난 7월 13.2% 떨어진 이후 첫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내구재 주문의 감소는 애초 예상치인 2.1% 하락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특히 기업투자의 가늠자가 되는 방위산업 물자 이외 자본재의 수요가 9월의 5.4% 증가에서 10월에 11.3% 하락으로 급반전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둔화의 심각성을 잘 드러내줬다. 미국 경제에 대한 소비자신뢰지수는 10월의 7포인트 하락에 이어 11월에도 2포인트 떨어져 1999년 10월 이후 최저치인 133.5를 기록했다. 더욱이 소비자들의 현재 경기에 대한 평가는 지난달에 비해 조금 나아진 반면, 앞으로의 경제전망에 대한 소비자기대지수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컨퍼런스보드의 조사팀장 린 프랑코는 "2개월 동안 소비자신뢰지수가 9포인트나 떨어진 것은 앞으로의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잘 나타내주는 것"이라며 둔화되는 경제, 고유가, 대통령 선거 결과의 불투명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컨퍼런스보드는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일반 소비자들의 소비행동을 분석·예측하기 위해 매달 5천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소비자신뢰지수를 발표해오고 있다. 이와 함께 3/4분기 경제성장률도 2.7%(연간 성장률 환산치)에 그쳐 2/4분기의 5.6%에 비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고수익 회사채의 가산금리가 1998년 러시아 국채가 부도를 내고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가 파산 위기에 몰렸을 때보다 높고 나스닥 주가가 연중 최고치에 비해 40% 이상 하락했다. 당시는 과도한 여신이 문제였다. 그러나 지금은 대규모 헤지펀드들이 자본시장에서 움직이지 않는데도 이렇게 회사채 금리가 높아지는 것은 시장을 형성하려는 투자자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며, 따라서 전통적인 형태의 신용긴축이 진행되고 있다. 아직 신용경색은 가시화하지 않고 있지만 신용감소와 자산가치 하락, 주가약세 등 걱정스런 현상들이 한꺼번에 어우러져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의 금융불안은 곧바로 전세계로 파급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경제는 나스닥지수 등 금융지표뿐 아니라, 실물지표에서도 추락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3분기 수정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년 만에 가장 낮은 2.4%였다. 지난 10년간 미국경제의 장기호황을 견인해 온 민간설비투자가 급속히 둔화되는 데다가 경상수지 적자 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성장의 발목이 잡힌 것이다. 기업수익 악화도 두드러지면서,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로치는 최근 미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40%로 높여 전망하였다.
미 연준(FRB)은 지난해 여름부터 6차례나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이 여파로 주택설비투자가 큰 타격을 받았다. 기업들의 IT(정보통신기술) 관련 투자 또한 금리인상과 경기전망 불투명 증대로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미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경상적자는 한층 더 심각하다. 9월의 경상수지 적자는 343억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였고, 1-9월의 누적적자는 이미 전년도 총액을 넘어선 2700억달러에 이르렀다. 이대로 가다가는 올해 경상수지가 GDP의 4%에 이르고 미국경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려, 지난 85년 플라자 합의 때와 같은 상황이 재연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외국인투자 자금의 미국시장 이탈 가능성과 달러화 가치의 급락을 예고하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99년 하반기 이후 6%에 가까운 고성장을 지속하던 미국 경제는 3/4분기 들어 GDP성장률이 2.7%로 낮아지는 등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간소비는 상대적으로 견고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섯 차례에 걸친 연준의 금리인상 효과, 고유가의 영향 등으로 민간주택투자가 크게 감소하고 민간설비투자의 증가세가 대폭 둔화된 데 주로 기인한다. 또한 3/4분기중에는 2000년 센서스 종료와 국방비 지출의 감축 등 일시적 요인으로 정부지출이 감소하여 GDP 성장률을 약 0.6%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표 2> 미국의 경제성장률 추이
(전기대비 연율, %)

자료: 한국은행, "최근 미국경제의 불안요인에 대한 평가", 2000. 11. 27.
주 : 계절변동조정치임.


이같은 성장둔화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실업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시간당 평균임금도 상승세를 지속하는 등 노동시장에서의 공급여력은 낮은 상황이다.
<표 3> 실업률 및 임금 추이

자료 : 한국은행, "최근 미국경제의 불안요인에 대한 평가", 2000. 11. 27.
주 : 계절변동 조정치임


경상수지는 8월 들어 자본재 및 자동차 등의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큰 폭의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표 4> 국제수지 추이
(억달러)

자료 : 한국은행, "최근 미국경제의 불안요인에 대한 평가", 2000. 11. 27.
주 : 계절변동 조정치임


앞으로 미국 경제의 향방에 대해서는 민간소비의 안정적 증가에 힘입어 연착륙(성장 3%대, 물가 3% 수준, 실업률 4%에 근접하는 수준)에 성공할 것이라는 견해가 대체로 우세하나, 금융시장의 위험기피경향 확대 및 그에 따른 신용경색 발생 가능성, IT산업의 급격한 위축 및 주가급락 가능성, 경상수지 적자 확대로 인한 달러화 약세반전 가능성 등을 들어 경착륙을 우려하는 견해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연방준비이사회는 최근까지 실업률이 사상 최저인 3.9% 수준에 머물고 민간소비도 견고하다며 경착륙 가능성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비자 신뢰지수도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11월30일에 발표된 시카고 지역의 구매자 종합지수는 놀랍게도 90-91년의 불황기보다도 낮게 나타났고, 전국 구매자지수 역시 전월대비 0.6% 하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오는 12월 19일 열릴 예정인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인하까지는 안 가더라도 정책기조만큼은 현재의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중립'으로 바뀔 것이 유력해 보인다. 미국 연준은 금리인하와 통화공급 확대라는 수단으로 연착륙을 유도할 것이지만 전도가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일본이 지난 2년간 '제로금리정책'이라는 비상수단까지 동원해도 불황 탈출에 성공하지 못한 것처럼, 미국경제도 일단 경기가 악화되기 시작하면 불황에서 빠져 나오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올해 나스닥지수의 고점이 지난 3월10일에 5048.86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500의 하향돌파는 미국 투자자들이 평균 50% 이상의 손실을 봤다는 상징적인 지표가 된다. 아직 인플레 압력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둔화를 보여주는 지표가 예상보다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나스닥지수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인플레 가능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기둔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치기 전까지는 나스닥의 하락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미국상무성은 지난 12월 5일에 10월중 공장 수주액이 전년에 비해 3.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9월에는 1.1% 증가했는데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수송기계주문은 항공기 주문의 감소 등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해 전월에 비해 16.1% 감소했다. 9월에는 7.8% 증가했었다. 가전제품과 통신장비를 포함한 전기전자 제품의 주문은 9.9% 감소했다(9월에는 8.5% 증가). 이러한 공장수주액의 감소는 경제하락이 공장제품에 대한 기업가와 소비자와 수요를 억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이다.
연준 이사회 의장 그린스펀이 12월 5일 금리 인하를 시사하자 주가가 급등했다. 이날 거래가 종료되면서 나스닥 지수는 274.05포인트(10.48%) 오른 2,889.76,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38.62포인트(3.21%) 상승한 10,898.72,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51.57포인트(3.89%) 높아진 1,376.54를 기록했다.

2. 아시아 국가 통화의 하락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통화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그 동안 1997년 통화위기를 경험했던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일부 국가로 제한되었던 통화불안이 최근에는 일본, 대만, 한국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만달러의 가치는 11월23일 미국달러에 대해 19개월만의 최저인 32.93 대만달러를 기록했고 증시에서는 11월 20일 주가지수가 5000선이 무너지는 등 약세장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식부양조치와 반도체 가격의 상승의 영향으로 11월 24일에는 큰 폭으로 반등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일시적인 반등으로 보고 있다.
다른 동남아 국가의 통화와 주식도 그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었는데 최근 주변국 통화의 불안으로 통화의 변동성이 더욱 심해졌다. 태국 바트화는 연초에 비해 16%,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25%, 필리핀 페소화는 19% 하락, 외환위기 후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주가지수는 연초 대비 약 40%정도가 하락했다.
대만의 금융불안의 주요 원인은 정국불안과 금융구조조정 지연이다. 천수이벤 총통은 국민당 50년 장기집권에 종지부를 찍고 정권교체에 성공했으나 소수당으로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천 총통은 지난 달 대만북부의 제4핵발전소 건설중단을 결정해 국민당과 재계로부터의 반발에 직면하고 있으며 탄핵안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대기업과 금융기관은 자금난과 악성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기업의 파산 증가로 부실대출이 증가하고 자산가치가 감소하는 등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한편 미국 증시의 하락세의 지속과 반도체 가격 하락 등 대만 증시의 침체도 금융위기의 발생 가능성에 일조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불안정한 금융상황이 외환위기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보유고가 충분하며 금융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만정부는 은행지원을 위해 이자소득세의 감면 등의 정책과 증시안정을 위해 외국인 투자금액 및 포트폴리오 비율제한 완화, 주가 일일낙폭한도 축소 등 6대 조치를 발표했다.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 티국의 바트화와 필리핀 페소화 가치하락의 근본원인은 각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지만 정치적 불안정이 이를 촉발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필리핀의 경우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불법도박자금 수뢰 등으로 다음달 초 상원에서 최종 탄핵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데 탄핵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와히드 정권의 개혁 부진과 측근들의 잇단 비리 의혹으로 와히드 행정부가 국회와 대립하고 있는 상태이다. 국회의장은 와히드 대통령의 직권남용과 국정 실패의 책임을 물어 대통령 탄핵문제를 논의할 국민협의회(MPR) 비상총회 소집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앙은행의 총재가 부정대출 혐의로 사임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앴다. 이와 같이 고질적인 정치적 불안이 경제에 대한 불화실성을 증대시킴으로써 금융시장의 불안을 증가시키고 경제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다. 8월 이후 일시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던 루피아화는 적은 거래량속에 다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루피아화 환율이 10000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태국에서도 내년 1월 6일 총선을 앞두고 정국이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어느 당도 다수당이 될 수 없는 상황에서 정체성이 서로 다른 5~6개 당이 연립정권을 꾸려야 하는 불확실성이 직면해 있다. 현재의 민주당 주도의 연립정권이 퇴진할 가능성도 있어 자칫하면 구조조정이 더욱 지체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는 복귀하지 않아 바트화는 약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중남미 국가에서도 경제적 불안>
아르헨티나는 정치적 불안정으로 경제회복이 느려지고 있으며 부채상환에 필요한 자금부족으로 부채미상환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아르헨티나가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외채를 갚지 못해 디폴트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해 11월 중 S&P와 무디스 등 신용평가기관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였다. 내년에 상환해야 할 부채가 195억 달러로 IMF나 국제금융기관의 추가 지원을 받지 못하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아르헨티나는 부채상환을 위한 IMF으로부터 추가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재정지출 동결을 약속한 상태이다. 이에 대해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취임 초 높은 지지를 받던 페르난도 델라 루아 대통령은 일련의 뇌물사건과 부통령의 사임 등으로 신뢰를 잃어 정치적 불안정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같이 정치적 불안이 현재의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경제정책 수립을 어렵게 만드는 등 경제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경제성장은 작년 마이너스 3%에서 올해에도 목표치인 4%성장에 크게 못 미치는 1%미만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어 투자자들에게 경제회복에 대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실업율은 5월 현재 15.7%로 매우 높다.

3. 반도체 가격 하락과 유가 상승

반도체가격 하락이 경제불황을 촉진하고 있다. 64메가 D Ram가격이 2000년 7-8월 9달러 수준에서 10월 현재 6달러 이하로 급락했다. 세계 경제 침체 징후로 PC 수요가 정체된 것에 기인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분석가들이 세계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반도체 및 전자제품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로 최근 들어 일제히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64메가 D램의 국제시장 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있다. 12월 5일 업계에 따르면 북미 현물시장에서 지난 4일 거래된 64메가(8×8) SD램 PC100 가격은 개당 3.49-3.7달러, 64메가(8×8) SD램 PC133은 3.63-3.85달러로 지난 주말에 비해 각각 1.41%와 1.36% 떨어졌다.
더구나 반도체 경기는 이제 하강국면의 첫 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며, 내년 2분기께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계 증권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조나단 조셉 반도체담당 수석애널리스트는 11월 2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반도체산업 분석 및 전망’세미나의 주제발표를 통해 반도체 가격은 내년 2분기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셉은 반도체 주가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달리던 지난 7월 처음으로 "반도체 경기 하락"을 주장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조셉은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서 하락 주기는 평균 9-12개월 정도로, 지난 9월을 정점으로 볼 때 가격 하락세는 이제 두달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다"며 "내년 6월 말께나 돼야 바닥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7월까지의 반도체 주가 상승세는 기술주 거품때문에 빚어진 이상급등 현상"이라며 "인터넷이 기술주 성장의 동력은 될 수 있어도 반도체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올들어 반도체 경기의 하락 징조는 전체 반도체 수요의 20~25%를 차지하는 이동통신쪽에서 먼저 발견됐다. 이후 8월 들어 인텔의 실적 악화 전망이 제기되면서 반도체 최대 수요처인 피시분야쪽에서도 하락 징조가 나타났다. 조셉은 "앞으로 컴퓨터시장은 더이상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며 "반도체 수요처가 피시시장이 아닌 다른 분야로 전환되지 않는 한 내년 반도체시장 성장률이 0에 그쳐도 놀랄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내년에는 디램쪽보다는 이제서야 가격하락이 시작된 플래시쪽의 전망이 훨씬 어두울 것"이라고 내다봤다(한겨레 2000. 11. 30)
우리나라 경제는 정보기술(IT)의 비중이 높아 미국 경제가 경착륙할 경우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지적됐다. 대우증권은 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들의 정보통신산업 투자비중은 대체로 5∼10% 수준으로 비슷하지만 생산 비중은 각국별로 차이가 크고 특히 우리나라는 정보통신산업의 생산비중이 10% 가량으로 다른 국가들의 두 배를 넘어선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IT산업이 주도하는 미국경기의 하락세가 심화되고 장기화할 경우 다른 국가들에 비해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이미 지난달 산업활동 동향에서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이 현격히 둔화된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같은 현상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우리나라 주식에 대한 순매도에 나서면서 주식시장은 공적자금 처리법안의 국회통과, 한전 파업 철회, 연기금 펀드 추가 조성 등 여러 호재가 등장했음에도 추세 반전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영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 미국 경제의 경착륙 여부나 우리 경제의 급격한 후퇴 가능성에 대해 확정적 판단을 내리기는 이르다"면서도 "그러나 초단기적 대응을 할 때도 전날 미국 시장 동향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고 권고했다.(한겨레 2000. 12. 6)
2001년 세계경제의 최대 불안 요소는 국제유가 향방이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기준으로 1998년말에 10달러 밑으로 떨어진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30달러를 넘는 초강세를 보여왔다. 두바이유 가격은 2000년 6월말에 27.75달러/배럴에서 9.20일에 31.36달러로 상승했다. 거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지만, 내년에 유가가 배럴당 평균 40달러를 넘는 급등세(일시적으로는 50달러에 근접)를 보일 경우 세계경제는 2%대 수준으로 성장세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고유가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비상경제운영계획 수립, 에너지 절약으로 강제적 수요감소 촉진책(에너지 저소비형 경제전환 방안)으로 사실상의 무대책에 가깝다. 이 중에서 에너지 저소비형 경제 전환유도방안은 국제유가 상승분을 '국내 유류가격에 반영'하여 저소비를 강제하는 것과 '에너지 절약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이다. 정부의 대책은 에너지 수요를 유류세 인상으로 강제적으로 감소하겠다는 것으로 비상경제 운영계획의 전반적 기조도 이와 같다. 유류가 인상으로 인한 강제적 수요감축책은 생산활동과 소비활동을 위축시키는 경제교란요인을 제공한다.
또한 유로화 약세로 유럽의 수입 수요를 약화시킬 전망이다. 1달러당 유로화 환율은 2000년 1.034유로에서 2000년 0.945유로로 가치가 하락할 전망이다.
그리고 세계적인 금리인상 추세문제는 아시아가 직면한 보다 근본적인 문제들 가운데 하나이다. WEFA의 전망에 의하면 런던 은행간 금리는 1998년 5.6%, 99년 5.4%에서 2000년 6.7%로 상승했고, 2001년에도 7.3%로 상승할 전망이다.

Ⅳ. 2001년 국내경제전망

한국산업은행은 10월 29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과 2001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5.9%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삼성, 엘지, 현대, 전경련 등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예상 성장률을 5.3-6.6%로 내다봤다. 관변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과 산업연구원도 경제성장률을 5.4%와 6.2%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8-9%보다는 낮지만 성장세가 지속된다고 평가할 만한 수준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9월 28일 발표한『경제전망과 정책과제』보고서에서 올해 우리경제는 8.5%의 경제성장률을, 소비자물가는 2.4%,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70.3억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내년도에는 유가상승, 금융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인해 경제성장률 5.3%, 소비자물가 3.8%, 경상수지흑자규모는 13.5억달러로 그 규모가 대폭축소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배럴당 35달러(두바이유 기준) 이상으로 지속되고, 금융·기업구조조정이 지연돼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등 위험요소가 현재화되면 성장률은 4%대로 급락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2001년 경영환경 전망'에서 "유가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면 성장률은 4.2%로 급락하고 물가상승률은 5%대까지 치솟아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비관적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10월 26일 삼성그룹은 내년 우리경제의 성장률은 6.6%로 예상되나 미국경기의 경착륙, 반도체 가격급락, 고유가, 금융구조조정 실패 등이 겹쳐 최악의 상황이 닥칠 경우에는 성장률이 4%까지 떨어질 수 있는 내용을 담은 2001년도 경영계획 수립 지침을 최근 각 계열사에 내려보냈다. 삼성은 또 환율은 정상적일 경우 달러당 1080원이 예상되지만 상황이 악화될 경우 1115원까지 올라가고 일시적으로는 1400원대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금리(3년 만기 회사채 기준)도 정상적으로는 연 8%, 상황이 악화할 경우 10%로 보면서 최악의 경우는 12%대까지 전망했다. 유가는 정상적으로는 배럴당 25달러선, 상황 악화 경우 30달러선으로 예상했다. 삼성 관계자는 "내년도 우리경제의 변수는 미국경제의 동향과 반도체 가격, 유가, 금융구조조정 등 네 가지"라며 "이런 변수들이 불리하게 작용하면 최악의 경우 내수와 수출 위축, 환율 급등, 외국인 자금 이탈, 성장률의 급속한 둔화 등과 같은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에 따라 내년도 경영의 기본방향을 어떠한 여건 속에서도 흑자를 낼 수 있는 '견실경영'에 맞추고, 위험관리 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은 이를 위해 총 투자규모를 사내유보의 80% 이내에서 운영하기로 했다. 또 한계사업 정리를 중심으로 한 1단계 구조조정에 이어 경쟁력과 체질 강화를 위한 2단계 질적 구조조정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표 5> 2001년 한국경제 전망
(전년 동기대비, %)

자료: 한국개발연구원, KDI 경제전망, 2000, 3/4
산업연구원, 2000/2001년 경제전망, 2000. 9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2000. 9
삼성경제연구소, 2001년 경제전망, 2000. 11
OECD, OECD Economic Outlook - Korea -, 2000. 11
주: 삼성경제연구소의 수출입은 서비스를 포함함.

성장이 둔화되면서 소비심리는 크게 위축돼 민간소비증가율이 올해 연간 7.5-8.0%에서 내년에는 4.5-.8%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 폭락과 고유가,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 등이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해 올 하반기 민간소비 증가는 5.4%에 그쳤다.

내년 설비투자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정보기술(IT)부문을 중심으로 투자가 늘겠지만, 대기업의 부채비율 감축부담과 설비과잉 등으로 올해보다 신장세가 둔화되고 내용도 신규투자보다는 개보수나 합리화투자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은행은 설비투자 증가율을 올해의 절반을 조금 밑도는 16.5%로 봤지만, 한국개발연구원과 민간 연구소들은 훨씬 더 낮게 전망했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무역수지 흑자 폭이 줄어들고,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많게는 68억달러(한국개발연구원)에서 적게는 13억5천만달러(한국경제연구원)으로 예상됐다. 삼성연구소는 특히 반도체 경기가 급랭하는 등 악재가 겹칠 경우 무역수지에서 43억달러, 경상수지로는 68억달러의 적자를 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물가는 올해 오른 원유값의 영향이 내년에 가시화되고, 경제성장 지속에 따른 물가압력 때문에 3.0-3.8%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산업은행이 232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12월 5일 내놓은 `설비투자 전망'을 보면, 올해 우리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35.2%나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3.7% 축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경기둔화와 자금시장 경색을 걱정해 보수적인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기름값의 지속과 국내 소비 둔화,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우려해 내년 투자계획 수립에 신중을 기하면서, 안정적 경영을 위해 투자를 하기보다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 부문의 설비투자는 2.4%의 소폭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비제조업은 10.4%나 감소할 전망이다. 제조업 가운데서도 중화학공업(4.6%)보다는 경공업(-17.3%), 대기업(4.5%)보다는 중소·중견기업(-6.6%)의 투자위축이 두드러질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총투자의 57%를 차지하는 전기·전자업종의 투자가 내년에는 1.4%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철강이나 비금속 광물 등 일부 업종은 46.2%와 23.4%나 증가할 전망이나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자동차(-2.7%)와 섬유(-32.9%), 고무(26%) 등 여러 업종에서 감소세가 예상된다. 비제조업은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된 해운(-68.7%)과 통신업(-12.4%)에서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내년중 회사채 발행과 금융기관 차입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설비투자를 위한 재원을 가능한 한 외부에서 조달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내부자금 조달비중은 올해 69.7%에서 66.9%로 떨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올해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경기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정보통신 관련산업의 신증설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증가세 반전에 이어 35.2%나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한겨레 2000. 12. 6)
골드만삭스는 12월 4일 시장 리스크 증대와 구조조정 미진 등을 이유로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하였다. 한국과 대만을 비교·분석한 내부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해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한 데 반해 대만에 대해서는 기존의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보고서는 구조조정·부채·은행시스템 등 9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두 나라를 비교한 뒤 한국에 비해 대만이 투자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원-달러 환율 전망을 1150원-1175원에서 1250원(3개월)-1325원(1년)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한국이 3분기까지는 실적이 좋았지만 4분기부터는 세계경기 하락세와 함께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막삭스는 한국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해 왔으나 올 상반기에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한단계 하향 조정했었다. 골드만삭스는 최종 검토를 거쳐 이번 주 안에 정식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가 대만이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한 9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기업가치에 비해 주가는 대만보다 싸지만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하고 부채 만기상환에 대한 리스크가 커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②은행 부실채권(NPL) 비율이 대만의 17%보다 훨씬 높은 37%에 이른다. ③외부 충격에 민감해 내년도 경제성장이 대만보다 훨씬 더 둔화될 전망이다. 내년도 예상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대만 5%, 한국이 4%다. ④실물경기 하락으로 인한 국내 산업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⑤외채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대만이 국내총생산 대비 0.4%인데 반해 한국은 20%에 달한다. ⑥상장기업들의 부채비율이 대만 73%, 한국 206%로 한국이 훨씬 높다. ⑦투하자본이익률(ROE)이 낮다. 상장회사들의 투하자본이익률은 대만 14.5%, 한국 10.8%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기준으로는 대만이 27.6%, 한국이 14.4%다. ⑧올해 한국에 지나치게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대만이 87억달러인데 반해 한국이 115억달러에 이른다. ⑨구조조정이 뚜렷이 약화되고 있다. 한국은 국내총생산 대비 인수합병(M&A) 금액 비중이 지난해 6%에서 올해 3.4%로 하락했다. 대만은 지난해 0.9%에서 3.9%로 오히려 상승했다(한겨레 2000. 12. 5).


Ⅴ. 경제불황 심화의 원인

이렇게 경제불황이 재발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기업경영자를 비롯한 경제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의 미흡이 경제위기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한국개발연구원은 2000/2001년 경제전망 발표에서 '신속한 구조조정이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경우' 내년 경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하였다. 또 지난 11월초 IMF의 초프라 한국담당과장은 "경제성장률 등 거시적 성과가 좋음에도 구조조정 성과가 부진함에 따라 시장분위기가 침체한 것"이라고 한국경제를 진단했다. 이들은 경제위기의 책임을 전투적 노동조합, 도덕적 해이에 빠진 일부 재벌, 개혁의지를 잃은 일부 관료 등에게 돌린다. 이들 집단이 구조조정에 저항함으로써 시장의 신뢰가 떨어지고 주가가 폭락하며 기업·금융기관 부실이 심화되는 등 경제위기가 재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실업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금리인하 및 재정확대와 같은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의 사용은 반대한다.
이것은 과연 타당한 논리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대자본 및 외국금융자본의 논리일 뿐이다. 최근 일부 신문에서 실시한 경제전망 설문조사 대상자들도 대부분 기업경영자와 경제연구소장들이었다.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은 경제위기를 더욱 심화시킨다. 첫째, 이론적으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은 과잉자본, 과잉부채를 노동자와 국민들의 부담으로 단시간내에 떨어내어 기업의 수익성을 개선하여 경기를 호전시키자는 것이다. 그냥 두면 망할 기업을 빨리 망하도록 함으로써 살아남은 기업들의 수익성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이득을 보는 것은 경쟁우위에 있는 산업자본들과 금융자본, 외국투자자본일 뿐이다. 시장의 신뢰란 실은 주식시장에서 헤게모니를 갖고 있는 금융자본의 신뢰를 의미할 뿐이다. 둘째, 실제적으로도 외환위기 후 구조조정을 했지만 외환위기만 모면했을 뿐 경제적 모순과 경제위기는 오히려 심화되었다. 외환위기를 극복한 것도 국민들이 생활수준 저하를 감수하여 수입이 격감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자산가들의 이익은 커진 반면 노동자들의 생활은 더욱 악화되었다.
자본주의 체제 자체는 본질적으로 경제위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다만 빈부격차가 심할수록, 독점이 심화될수록, 외국경제에 더욱 노출될수록 경기변동은 격화되고 경제위기는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한국경제의 경우 우선 대외경제여건 악화가 불황으로의 진입을 촉진했다. 반도체 가격의 하락과 미국경제의 침체 전망으로 한국의 수출수요 증가가 둔화되었다. 국내적으로는 소득분배 악화에 따른 소비위축이 경기하락을 초래하였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빈부격차가 심화되어 대중의 소비능력이 위축되었고, 이것이 경기불황을 재촉하고 있다. 기업의 투자도 최근 자금난과 판매난 때문에 위축되고 있다.
우리 경제가 회복 국면의 지속을 막고 불황으로 가도록 하는 요인은 국내적으로는 소득분배 악화로 인한 소비수요 위축, 투자수요 위축, 국제적으로는 미국의 경기후퇴 조짐에 따른 수출수요 위축과 원유가 인상으로 제조원가 및 물가상승이다. 여기에 구조적 요인으로서 기업·금융소유지배구조의 개혁의 문제의 방치, 은행권의 자금경색으로 인한 신용의 위축 등이 위기 증폭요인으로 잠복하고 있다.

1. 국내 수요의 위축

<소득분배 악화>
1997년 외환 위기로 표출된 경제 위기 때문에 다수 민중들의 소득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소득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됐다. 도시 노동자의 상하 계층 간 및 도시와 농어촌 간의 소득 격차는 더욱 커졌다. 1998년에 도시 노동자의 가구당 소득은 전년 대비 6.7% 감소했고,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13.2%나 감소했다. 소득이 낮고 학력이 낮은 노동자일수록 소득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도시 노동자 가구의 상위 20%(1등급)의 소득은 0.3% 감소한 반면, 하위 20%(5등급)은 17.2%나 감소했다. 가구주가 중졸인 가구의 소득은 19.8% 감소한 반면, 가구주가 대졸 이상인 가구의 소득은 3.5% 감소에 그쳤다. 반면 조세 납부 증가율은 소득이 많을수록 적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상위 20% 계층의 조세납부 증가율이 3.6% 상승한 데 반해, 최하위 계층은 17.6%나 증가했다. 농가 소득은 1997년 가구당 연평균 2349만 원에서 1998년 2049만 원으로 12.7%(300만 원)나 감소했다. 외환 위기 이후 환율 상승에 따른 비료·농약 등 영농자재 가격 상승으로 농업 경영비는 증가한 반면에, 소비 감소로 농업조수입이 줄어들어 농업소득이 12.2%나 감소했다. 경기 침체와 실업 증가로 겸업소득과 취업가구의 임금소득이 크게 줄어들어 농외소득이 19.6% 감소한 결과를 낳았다.
고용 사정도 악화됐다. IMF 이전인 1997년 7월에 정규직 노동자 710만 명에 대해 임시직 노동자가 426만 명이고 일용직 근로자가 199만 명으로 정규직 노동자의 비중이 53.2%로 더 높았다. 그러나 '1999년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임금 노동자 1천 294만 7천 명의 47%인 607만 9천명만이 정규직이고 나머지 53%이다. 국제통화기금이 강요한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의 결과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1999년 상반기에 신규 취업자의 92%가 임시·일용직인 것으로 집계했다. 고용조건이 나빠지면서 임금 차이도 벌어지고 있다. 서울의 12개 은행에서 3급 이하 은행원 348명을 뽑아 실시한 조사에는,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이 정규직의 41%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수당과 복지후생 등을 고려하면 격차는 최고 89%까지 벌어진다. 임시·계약직의 급증은 여성 노동의 증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통계청은 1999년 9월 신규 취업 여성이 27만 8천 명으로 남성의 19만 8천 명보다 많다고 밝혔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비율은 남성이 58%대 42%인 반면, 여성은 30%대 70%였다.
이러한 고용 불안정 등으로 빈곤층이 크게 늘어났다. 유엔개발계획과 참여연대의 연구에 따르면, 빈곤선인 1일 4달러를 기준으로 한국의 빈곤율을 추정했을 때 1997년 8.6%에서 1998년 19.2%로 급격히 높아졌다. 또 1999년 1/4분기에 월평균 가계 지출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가구수는 전체의 18.8%인 270만여 가구로 97년의 14.4%에 비해 점점 높아졌다.
외환 위기 이후 소득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지니계수는 1997년 0.399, 98년 0.440, 99년 0.437로 높아졌는데 선진국의 평균 0.319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조세 및 사회보장급여를 통한 소득재분배 역할은 극히 미미하여 1998년에 세전 및 사회보장급여 이전 지니계수는 0.440인데 세후 및 사회보장급여 이후 지니계수는 0.374로 개선정도는 0.066에 불과하다. 선진국에서 대체로 0.1-0.2 수준에 있는 것과 크게 비교된다. 1996년 하위 20%의 소득이 상위 20%의 30.5%였으나, 99년에는 17.4%로 낮아져 격차가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노동소득분배율은 97년 상반기에 36.7%에서 99년 상반기에는 23.4%로 급락했다.

<소비수요 위축>
1998년 3/4분기부터의 회복 이후 소비지표를 살펴보면, 지난 97년 경제위기의 피해가 구체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98년 이후 급락한 후 점차 나아지고 있으나 경제불안 요소로 인해 다시 2000년 8월 들어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경기가 정체 내지 하락하기 시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 표 참조)


소비재판매액 추이

(전년동기대비, %)

주 : 1) 명목금액 기준
자료 : 통계청 [산업활동동향], 한국은행 [국민계정]

한국은행의 2000년 3/4분기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생활형편 및 가계수입과 경기·고용 등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지난 분기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생활형편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 Consumer Survey Index)는 2/4분기 97에서 3/4분기에 83로, 가계수입전망 CSI는 101→94 등으로 기준치(100)를 밑도는 수준으로 낮아진 가운데, 향후경기전망 CSI는 101에서 70으로 특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2. 구조적 문제

1) 재벌 소유지배구조의 문제

기업의 소유지배구조의 문제는 현재의 금융불안을 야기한 주요한 요인이다. 기업의 부실을 야기한 총수독재의 소유지배구조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권의 부실채권의 규모는 공적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고 있다. 기업 소유지배구조의 개선문제는 결국 채무자로써 채무상환능력을 갖추는 문제이다.
재벌총수가 전단하는 소유지배구조 하에서 기업의 정상적 생산활동과 이를 통한 건전한 재무구조의 성립은 이루어질 수 없으며, 부실기업의 출현 가능성은 상존하게 된다. 방만한 경영, 계열사 부당지원행위, 복합상호출자 등의 행위는 재벌구조를 기반으로 진행되며, 그 때문에 기업의 영업이익이 재무구조건실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계열사 출자금 확보·부당지원을 위한 차입 및 과도한 회사채 발행→금융비용부담 증가→부실재무구조라는 악순환구조를 만든다. 즉 영업이익을 통한 생산적인 기업활동의 정착과 재벌구조가 양산하는 비생산적 부당내부거래, 상호출자는 적대적인 순환을 할 수밖에 없다.
순환출자가 많을수록 영업이익은 악화된다. 소유지배구조는 기업자산의 투자 및 운영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의 자산은 유동자산 및 고정자산으로 나누어지고 고정자산은 다시 투자자산, 유형자산 그리고 무형자산으로 나누어지는데, 이중 투자자산은 기업의 생산활동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자산(ex:계열사 출자금, 계열사 유가증권 및 장기대여금)이다. 평균적으로 약 13%의 총자산이 투자자산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투자자산이 우리나라 기업의 총자산에 차지하는 비주이 높은 것은 총수의 적은 지분으로 다수계열사를 지배하기 위해서이다. 효율적 기업경영이라는 기준에서 보면 재벌구조의 순환출자는 기업의 투자자산에 대한 효율성을 감소시키며 기업의 수익성을 감소시킨다. 계열사에 투자된 유가증권 및 기타 대여금의 배당금과 이자소득은 출자자본의 기회비용보다 낮기 때문이다.
부채과다의 재무구조는 영업이익을 악화시킨다. 기업의 부채는 기업의 경영성과를 검증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으며, 경영진의 능력을 간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기준이다. 금융비용이 증대할수록 기업의 수익성은 감소한다. 채권자인 정부와 관련 금융기관은 재벌의 재무구조에 대한 감독기능을 소홀히 함으로써 기업의 수익성 감소를 가져왔다.
부당내부거래 역시 영업이익을 악화시킨다. 대주주는 자신의 지분이 낮은 기업에서 지분이 높은 다른 계열기업으로 자원을 배분할 수 있다. 성과가 좋지 않은 계열기업으로부터 중간재를 높은 가격에 구입하거나. 중간재의 가격을 낮추어 판매하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에 속한 기업의 수익성은 독립기업들에 비해 낮아진다.

2) 금융불안으로 인한 신용경색

금융구조조정의 부진으로 금융시스템을 아직 재정비하지 못한 상태이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부동자금은 몇몇 '우량은행으로만 집중'되고 있다. 9월 기준으로 71조의 자금이 은행계정으로 유입되었다. 잇따른 증시침체로 시중여유자금은 안정성을 지향하게 되고 이로 인해 확정이자를 제공하는 은행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 특징은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하는 은행에 집중되고 기업금융 위주의 은행은 꺼리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시중 여유자금이 몇 몇 우량은행에 몰려 있는 상황은 생산적 투자가 정체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문제이다. 제1금융권으로 시중여유자금이 편중되고 있는 경제현상은 생산적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것을 잘 보여 준다. 주식시장의 침체와 제2금융권에 대한 투자기피로 인해 은행으로 여유자금이 몰리게 되는 것이다.
최근의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 부실기업의 경영개선 및 재무구조에 대한 개선이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협소한 기준을 강요하여, 금융구조조정 정책을 강행(종합적인 진단이 전제되지 않은 BIS기준 강요, 강제적 합병의 유도, 금융지주회사 도입)함으로 인해 금융불안을 야기해 기업대출을 경색시키고 시중 여유자금이 생산활동으로 투자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생산과정의 교란요인으로서 유가상승으로 인한 생산요소 가격의 불안정성이 생산적 투자를 기피하게 만드는 하나의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 신용경색 및 신용위기 가능성으로 인해 기업은 자금난으로 운전자금의 부족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기업의 정상적 생산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재무구조개선을 유발할 지원책)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정부는 기업의 자금난에 대한 어떠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Ⅵ. 노동운동의 대응방향

1. 진보적 구조개혁

자본이 주도하는 시장주의적 구조조정이 경제문제를 더욱 심화시킨다면 불황과 경제위기 속에서 노동을 보호하는 진보적인 내용의 구조개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진보적 구조개혁은 ①기업과 금융기관의 부실을 자산가들의 부담으로 축소하고, ②소득재분배로 국가지출을 확대하여 불황을 완화하고 경기를 호전시키며, ③기업과 금융기관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방법으로 소유의 사회화와 노동자의 통제를 확대하며, ④국제적으로 국제금융자본의 운동을 통제하는 것이다. 부와 소득의 재분배야말로 자본주의적 경제불황을 완화하는 해결책이고 자본가들의 치부를 행한 질주를 억제할 수 있는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경제불황의 심화를 예방하는 길이다.
런던사회주의경제학자회의가 1978년 발표한 대안경제전략(Alternative Economic Strategy, AES)은 불황에 대응하는 노동자계급의 전략으로 공공투자의 확대, 조세제도의 진보적 재구성 등의 구조적인 경기 재팽창; 계획협약, 개입주의적 국가기업위원회, 국유화 그리고 금융시스템으로 통한 산업통제계획 등의 산업전략; 국내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수입 통제 등에 의한 자본의 세계화 제한을 제시하였다.
1997년말 외환위기와 IMF 구제금융사태를 맞이한 지 벌써 3년을 맞이하는 지금, 그동안노동자들의 희생만 가중되는 가운데 재벌과 외국자본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것을 경험한 노동자계급도 이제는 경제위기에 대해서 선진국에서 추구해왔듯이 노동자의 생존권 중심, 자본가적 지배 억제 등 사회화 경제전략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2000년 11월 12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민주노총은 월차·생리휴가 폐지 등 제2의 노동법 개악 음모 중단,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5일 근무제 2001년 전산업 동시 도입, 대책 없는 실업대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중단, 전체 노동자의 53%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철폐, 전임자 임금 문제 노사자율 원칙 등을 요구하였다.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공기업의 민영화와 해외매각 반대 및 기업의 공기업화 확대; 건설업에 대한 국가 투자 확대에 의한 건설업 부양; 대우자동차의 독자적 회생방안을 위한 노조, 회사, 채권단, 정부가 참여하는 4자 공동대책위원회 구성;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차별 철폐, 노동조건의 개악 없는 노동시간 단축] 등을 주장하고 구조조정 저지와 노동조건 개악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쟁의행위찬반투표의 조직과 전면적인 투쟁을 선언하였다.

1) 자산가들의 부담에 의한 기업 부실문제의 해결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의 핵심은 살아있는 사람인 노동자들이 일자리에서 내쫓겨야 하는가, 자산소유자들이 소유자산 일부를 포기해야 하는가에 있다. 방향은 분명하다. 돈보다 사람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구조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들의 과다한 부채문제를 완화하기 위하여 부실기업의 부채를 은행의 출자금으로 전환하고, 부채의 만기조정과 일부 탕감이 필요하다. 부실기업정리 때 노동자들은 실업으로, 국민들은 세금부담으로 피해를 입는데 투자자들은 아무런 손실을 입지 않는다는 것은 불합리하다. 투자자들도 적절한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 외국자본과 국내 고액 금융자산 소유자들은 원리금 중 일부를 포기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러한 부채상환기간 연장과 부채 일부 탕감 조치 등이 재벌의 생명을 연장시켜주는 방향으로 악용되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구조조정과정에 노동자들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정부가 보증하거나 정부가 직접 조성하는 기업단위 내지 산업단위 노동자 투자기금을 통한 재무구조개선방안이 있을 수 있다. 정부 보증의 경우 정부는 노동자투자기금 조성을 위한 금융기관 대출에 대한 지급을 보증하고, 기업과 노동자투자기금 및 노동조합간에 대출금 상환 및 노동자 경영참가협약을 체결하도록 한다. 증자 및 자사주를 노동자투자기금에 분배하는 것도 이를 촉진할 수 있다. 대출금 상환은 이자비용 및 투자기금 관련 비용은 기업이 지급하고 원금만 기업의 이익을 기초로 한 노동자 분배몫으로 노동자들이 장기 상환하도록 한다. 이 방식은 노동자 소유참가를 동반한 기업재무구조의 개선을 가져온다. 정부가 지급보증을 하기 때문에 대출 미반환에 대한 위험이 없으므로 금융기관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있다. 정부 조성의 경우 무분별한 공적자금 투입분을 기업·금융기관의 노동자투자기금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노동자투자기금 및 노동조합과 기업·금융기관간에 자사주 분배 및 상환협약을 체결한다.
'예금부분보장제'를 실효성있게 실시해야 한다. 시행 연기론자들은 금융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실시하면 혼란을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예금부분보장제도가 실시되면 다량의 예금이 우체국과 외국은행 또는 외국지분이 높은 대형은행으로 이동하여 금융기관간 부익부 빈익빈 등 혼란을 조장할 것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도 5년간 시행을 유예했다가 다시 2002년까지 2년을 더 연장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분예금보장제의 시행을 연기해서는 안된다. 이미 시행 예고되었고, 예금자들과 은행은 이에 대비하여 이미 충분히 움직였다. 불량 금융회사에서 높은 금리를 누리는 소수의 거액 예금자들을 국민들의 세금부담으로 보호하는 것은 정부의 도덕적 해이이다. 금융기관들의 방만한 운영도 법과 제도로 예금보장으로 보호해줬기 때문이다. 금융개혁을 제대로 못한 일본의 실패사례를 답습해서는 안된다. 다만 보장할 예금의 규모는 약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예금보험공사의 분석에 따르면 96.6%의 예금주가 예금액 2천만원 이하로 충분히 보호된다. 그리고 보장금액을 1인당 2천만원으로 하더라도 5인 가족일 경우 1억원이 가능하고 또 여러 은행에 예금을 하면 수억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1천만엔, 미국의 경우 10만달러로 1인당 국내총생산의 약 3배에 달한다. 이것을 우리 경제에 적용하면 약 3천만원 정도로 상향조정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채권시가평가제'를 2000년 7월 1일부터 실시하기 시작한 것은 늦었지만 당연한 조치이다. 대우사태가 커진 것도 채권시가평가제 실시를 연기해 투자신탁회사에 투자하는 자산가들의 손실을 막아줬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서 기존 펀드에 대한 유예조치도 폐지하여 즉시 투자 전액에 대해서 채권시가평가제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

2) 소득재분배와 불황완화정책

소득재분배에 의한 경제활성화야말로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력한 길이다. 우선 군사비 축소가 필요하다. 한국의 군사비 수준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국가군에 속하며, 한국의 경제적 수준에 비춰볼 때 과도할 정도로 군사비를 지출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군사비로 인하여 사회복지에 대한 일반 예산 지출은 20%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이 사회복지에 37% 이상을 지출하는 것과 비교할 때, 그리고 중상위 국가군이 22%의 사회복지 지출을 하는 것과 비교할 때 커다란 차이가 아닐 수 없다. LG 경제연구원의 연구에 의하면 한국의 안보위협도가 '상'에서 '중'으로 낮아질 경우 방위비는 24.5%, 군병력은 53%의 감축이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GNP는 매년 1.4%(5조)의 성장을 이루게 되며, 고용은 매년 2%(50만명) 가량 성장한다. 또한 수입과 수출은 급속히 성장하여 각각 8%, 3%의 성장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군비축소와 병력감축은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이 연구는 안보위협이 '중'이라는 가정 하에서 이뤄진 것으로서, 최근처럼 평화의 기운이 높아질수록 안보위협은 '하'의 수준으로 낮아지며 그에 따라 군사비 지출과 병력수는 더 많이 줄일 수 있다. 이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클 것이 명백하다. 군축은 사회복지의 증진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 정부예산 중 군사비는 약 14조 4천억원, 주한미군에 대한 지원비는 약 3조 6천억원으로, 한국의 군사관련 지출은 매년 총 18조원에 달한다. 만약 18조원을 9조원으로만 줄이더라도 민중의 삶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사회보장을 확대 실시해야 한다. 한국의 국가복지비 지출은 1996년 현재 GDP 대비 3.98%로 OECD 회원국 평균치인 21.15%에 비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스웨덴, 독일, 영국 등에 비하면 약 1/8 - 1/6 수준, 일본에 비하면 약 1/4 수준에 불과하다. GDP의 1.4%로 비교적 높게 나타난 법정 민간지출비(법정 퇴직금)를 포함한 전체 사회지출비를 보아도 한국은 다른 국가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국가복지비 지출 규모가 작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 1인당 국가복지비 수혜 규모도 우리 나라는 연간 500달러 정도의 국가복지비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OECD 회원국 평균치인 4,203달러의 1/8 수준에 불과한 것이며 스웨덴의 1/12, 미국의 1/8, 그리고 일본의 1/6 수준에 불과한 금액이다. 사회보장비지출 중에서 순수하게 중앙정부가 지출하는 사회보장 관련 예산의 추이를 보면 보건복지부 예산은 GDP 대비 0.6%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사회보장예산은 0.9%, 사회개발예산은 1.2%-1.33%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95년 이후 약간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정도이다. 사회복지비 지출을 향후 5년간 GDP 대비 10%까지 확대해야 한다. 비정규직,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에 대한 사회보장을 확충하고 지역의료보험 재정을 50% 수준까지 지원하며, 공무원 연금, 사학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을 개혁하고 정부의 재정부담을 확대해야 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추가 예산을 확대하고 실업부조 제도를 도입하고 출산, 육아 및 영유아교육비를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
구조조정과 경제회생에는 막대한 재정자금이 투입되어야 한다. 이 비용의 대부분은 재산소유자들이 감당해야 한다. 사회적 불평등과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경제불황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세개혁을 통해 소득재분배에 필요한 사회보장예산을 대규모로 확충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조세징수를 늘려야 한다. OECD자료에 의하면 조세부담율은 1998년 현재 OECD 회원국 평균(사회보장기여금 제외) 27.6%인데 한국의 경우는 19.1%에 불과하다. 또한 간접세 중심에서 직접세 중심으로 세제를 개혁해야 한다. 1996년 우리나라의 GDP대비 직접세의 비율은 9.5%로 OECD국가 평균인 26.4%에 훨씬 미달했다. 조세구조 개혁의 기본목표는 GDP대비 직접세율을 OECD평균수준에 근접하도록 증대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핵심적인 과제는 직접세의 누진율을 강화함과 동시에 조세의 형평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세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더욱이 각종 탈루소득이 많아 누진과세의 의미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탈루소득에 대한 세금징수와 함께 재산 및 소득에 대한 최고세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세제개혁을 병행해야 한다.
고액 금융소득자의 금융소득을 조세로 흡수해야 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제'를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 1천만원 이상의 금융소득을 올리는 자들의 금융자산이 400조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자율 15%로 계산해도 금융자산 소득은 60조원으로, 절반만 조세로 흡수해도 30조원에 달한다. 1996년 이전까지는 금융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소득이나 배당소득은 분리과세되었고, 1996년부터는 금융소득이 4,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에 한하여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종합과세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제도가 실시되었으나 IMF금융위기를 이유로 1997년 12월 국회에서 이 제도가 유보되었다. 이는 경제적 혼란기를 이용하여 자신의 금융자산을 볼모로 기득권을 되찾으려는 특권층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현재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는 사람은 약 4만 4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제도의 유보는 전체 국민이 1/1000, 즉 0.1%의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특권적인 조치로 볼 수밖에 없다. 물론 김대중 정부는 다시 2001년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제도를 실시할 것을 발표하고는 있지만 조세개혁에 대한 별다른 의지가 없는 상태이다. 정부는 재정적자의 확대에 따른 부담을 노동자와 국민일반에게 전가하지 말고, 음성탈루소득에 대한 환수조치를 우선적으로 단행하여야 한다. 기준금액도 4,000만원으로 지나치게 높아 그 이하의 금융소득이 여전히 분리과세되는 한계를 지니고 있으므로 기준금액을 2000만원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아울러 주식, 채권의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금융소득의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나아가서 지출확대를 통하여 경기부양책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자 확대를 감수해야 한다. 과잉생산 공황기에는 디플레 현상이 심화되므로 적자재정에 다른 인플레이션문제가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 한나라당이 제기하는 국가채무 과다문제는 과장된 것으로 부유층에게 세금을 많이 부과하지 말라는 것으로 함축한 친자본가적 행태이다. 선진국의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국가채무가 GDP의 6할 이하라면 큰 문제가 아니다. 1999년말의 국가채무는 지방채무를 합칠 경우 112조원으로 GDP의 23%로 OECD 국가 평균 69.5%에 비해 아직은 낮은 편이다.

3) 기업과 금융기관의 사회화

기업, 금융기관, 학교, 병원 등에 대한 사적 자본의 독재체제를 청산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구조조정이다. 재벌들이 지배하고 있는 기업들을 공익성이 높은 일부는 공기업으로, 나머지 대부분은 민주적 참여기업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재벌그룹기업의 총자산을 100으로 할 경우 총수 일족의 직접 출자한 지분은 2밖에 되지 않으므로 재벌총수들이 계열기업경영을 전횡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더군다나 대량 정리해고를 해야 할 정도로 경영에 실패한 재벌총수들이라면 소유경영권은 당연히 박탈되어야 한다. 전경련 등의 재벌체제 옹호론자들은 재벌체제가 정부의 규제가 강력한 속에서 기업활동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었고, 따라서 재벌개혁을 위해서는 정부부문의 규제완화 등 개혁과 관치금융의 중단에 의한 금융기관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제연구원장 좌승희는 재벌의 행태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 규제는 반대하고 재벌이 처한 경제적 여건을 변화시키는 것이 최선이며, 그 방향은 정부 규제 완화와 개방, 시장경제질서에 의한 경쟁의 도입이라고 주장한다. "재벌은 민간기업으로서 정부 경제정책을 포함한 주어진 경제여건을 최대한 활용해서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는 경제조직일 뿐이며, 재벌의 경제적 행태는 정부나 국민의 시각에서 좋게 보이든, 나쁘게 보이든 궁극적으로 주어진 경제여건의 산물이다. 따라서 재벌의 행태를 교정하려는 정책은 무엇보다도 재벌이 처한 경제적 여건을 바꾸는데 주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 경제여건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경제주체는 정부이다. 재벌은 정부경제정책의 산물이며, 재벌의 행태를 바꾸고자 하는 정책은 재벌에 대한 직접 규제가 아니라 재벌의 생성을 초래한 경제여건으로서의 정부정책의 개선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경제가 자율화 개방화되고 세계경제가 하나로 통합됨에 따라 경제운영에 있어 보호나 차별에 의한 직접규제적 개입정책의 효율성은 떨어지기 때문에 시장원리에 따른 간접관리방식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세계화되는 하나의 지구촌 경제하에서는 정부가 재벌을 통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수단을 가지지 못한다. 재벌은 지구촌 기업으로 한국경제를 떠날 수도 있다. 단지 재벌간의, 그리고 대기업간의 경쟁을 통해서만 재벌의 시장지배력을 제어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경제의 활력을 유지하고 고성장을 지속하면서도 재벌의 행태를 교정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재벌부문에 보다 치열한 경쟁을 도입하는 일이다. 국내외로부터 재벌부문에의 진입을 자유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이러한 재벌옹호론자들의 문제점은 재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려는 의도가 과도하여 사실적 인과관계를 왜곡하는 데 있다. 경영여건이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독과점 심화의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일방적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독점적 시장구조와 구조와 총수일족 소유경영독점구조가 반대로 경영여건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컨대 재벌총수들은 정치인들과의 유착이나 언론에 대한 장악력을 이용하여 법령의 제정과 집행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하도록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현재의 경제불안은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잠식하는 부실을 야기한 소유지배구조의 폐단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부실해결의 당장의 선결과제는 채무자인 기업의 부실경영을 차단할 수 있는 노동자이사·감사제를 중심으로 하는 경영참가제의 도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노동자의 경영참가가 안정된 기반을 갖기 위해서는 기업의 소유구조가 사회화되어야 한다. 재벌 총수일족의 지분을 강제로 환수하여 재벌대기업에 대해서 연기금, 노동자 투자기금 등이 지배적 지분권을 행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우자동차의 경우는 부도처리되어서 법정관리에 들어가 파장이 대단히 크다. 대우자동차의 부도원인을 살펴보면 우선 정부와 채권단의 일방적이고 무분별한 해외매각 방침이 포드의 인수포기로 일단 좌절되면서 대우자동차에 대한 국내외 신인도가 급격히 추락하고 자금난이 심화되었다. 산업은행을 주채권 은행으로 하는 채권단은 소극적인 채무조정과 신규자금 대출로 일관하여 총 5조원의 출자전환계획은 실행되지 않았다. 채권단이 선임한 경영진들의 출혈경영이 대우자동차를 더욱 부실화시켰다. 여기에다 체불임금 등으로 노사간의 갈등이 계속되어왔고, 대우자동차 부실에 대한 김우중 등 전직 임원들에 대한 책임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우자동차의 처리에 있어서는 우선 처리과정에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해야 하며, 추가로 조성되는 공적자금을 대우자동차의 재무개선에 직접 사용하여 대출금 출자전환을 정부 보증의 노동자투자기금 형식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대우자동차를 우선 공적 소유로 하여 경영을 정상화하고 그 후 민주적 참여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리고 김우중씨와 전직 임원 및 외부감사인에 대해서 분식회계 처리 등에 대하여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공기업은 원칙적으로 공기업체제로 유지해야 하고 일부 공익성이 낮은 공기업의 경우에도 외국자본과 재벌들에게 매각할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 연기금, 해당 공기업 노동자가 소유와 경영에 참여하는 민주적 참여기업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금융기관은 제조업체와는 국민경제적 위치가 다르므로 소유경영구조는 사회적 형태로 전환시켜야 한다. 은행 등 핵심적 금융기관은 공적 소유가 우위에 있도록 하고, 소규모 금융기관은 연기금 등 공적 기금과 해당 금융기관 노동자들의 투자기금이 소유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노동자들의 경영참가를 통한 민주적 통제를 확립해야 한다.
금융구조조정은 은행권의 무원칙적인 합병이 아니라 소유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둔 개혁이어야 한다. 현재 은행권의 문제는 산업자본의 흐름이 원할하지 못한 상태를 반영하는 것과 함께 은행권 자체의 소유지배구조의 문제, 정부의 정책적 방임이 상호작용 하여 낳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년간의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 은행들은 약 40%의 인원감축을 강제당했지만, 현재의 전산투자 상황 하에서는 오히려 인력부족의 상태에 직면해 있다. 추가 인원 감축은 경영효율성이라는 문제와 별 관련이 없는 내용이며, 실질적인 효과도 미비하다. 부실채권을 지속적으로 양산하거나 양산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의 재무구조 및 지배구조에 대한 개혁을 통해 추가적 부실채권 양산을 막는 방향으로 맞춰져야 한다.

4) 국제적 자본운동에 대한 통제 강화

우선 주식시장의 과도한 시가변동을 억제하기 위하여 현재 주식총액의 30%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시세차익의 획득에서는 지배적 지위를 행사하고 있는 외국자본의 비중을 10% 이내로 제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외환거래 자유화를 제한하고 토빈세의 시행이나 외화가변예치제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토빈 교수는 1998년 11월 16일 프랑스 '르 몽드'와의 회견에서 지난 70년대 자신이 제시한 이론이 현재의 금융위기로 그 타당성이 입증됐다고 강조하면서 '토빈세'의 실현을 위해 우선 선진 20개국이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토빈세'에 대한 회의론을 반박하며 20개국이 이를 도입한 후 2단계 조치로 IMF나 기타 국제금융기구의 가입조건으로 '토빈세' 도입을 내세울 경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빈교수는 IMF등 국제금융기구들이 아시아 국가들에게 위기 타개책으로 개방확대를 권고하고 있는데 대해 "지나친 개방 때문에 위기가 발생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개방요구는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토빈교수는 단기자본 이동의 규제와 함께 미국이나 프랑스등 선진국들처럼 금융에 대한 체계적인 통제체제를 갖추지 못한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독자적인 금리체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만약 이같은 상황에서 관계당국이 최소한의 통제조치마저 포기할 경우 금융선진국들의 지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한국일보}, 1998. 11. 17).
2단계 외환자유화 조치를 유보하고 선물환거래 실수요자 원칙을 복원해야 한다. 헤지펀드 등 단기성 투기자금을 운용하는 외국투자자가 원화를 빌려 환투기를 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외국인들의 원화 차입거래를 제한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파생금융상품의 거래자유화 조치는 대규모 외국인의 원화 차입거래를 허용하는 것이므로 이 부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기업의 1년 단기차입을 규제해야 한다. 한국 국적 비거주자에 대한 송금액 한도를 규제하고, 기업의 수출대금의 해외예치 대금한도도 규제해야 한다.

2. 생존권 투쟁과 진보적 구조개혁

<수세적 투쟁>
정리해고 최소화, 요건강화, 실업반대, 노동시간 단축

<공세적 투쟁>
부실경영 책임자 처벌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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