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시사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와 제3세계의 경제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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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연
작성일
2000-05-26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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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와 제3세계의 경제위기

김석진(서울대 경제학과 박사수료)


1. 범세계적 위기의 다이내믹스

미국 뉴욕대의 Giovanni Arrighi 는 "Global Capitalism"이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자본주의 역사를 측적 사이클의 역사로 분석. 이를 세분화해서, 근대를 네 개의 측적 사이클의 역사로 봄.
(a) 제노바 사이클(15세기 후반 - 17세기 초)
(b) 네덜란드 사이클(17세기 초/중반 - 18세기 말)
(c) 브리티시 사이클(18세기말 - 20세기 초)
(d) 아메리카 사이클(20세기 초중반 - 21세기 초반)
a-b는 자본주의로의 이행기. c는 확실히 자본주의로 이행한 후를 나타냄.

19세기초 산업혁명이후 자본주의는 상승곡선(축적률 곡선). 이 당시는 자본축적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장기상승국면(물질적 팽창국면). 1870년경부터 완만한 곡선. 이를 금융적 팽창시기 혹은 하나의 사이클에서 다른 사이클로 이동하는 시기라 함. 1890년경 자본주의의 첫 번째 위기가 도래. 위기를 뜻하는 Crisis는 굉장히 다양한 의미를 함축. 근대경제학에서 Depression은 대공황, recession은 경제순환에서 10년 주기로 나타나는 불황국면을 지칭. 위기이후 차츰 상승하는 국면은 Bell epoque(약간의 완만)의 시기. 이 Bell epoque의 시기는 다시 Terminal crisis의 시기로 이어짐. 왜냐하면 완만의 시기가 물질적 축적이 아니라 금융적 축적이라는 특이상황인 일종의 혼돈(chaos)의 시기이기 때문. 결국 1920년대 전세계가 대공황에 봉착하면서 terminal crisis는 막을 내림. 이제 브리티시 사이클은 완전히 끝이 나고 아메리칸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시작. 특히 1945년, 2차대전의 종전이후 미국의 헤게모니하에 엄청난 물질적 팽창국면이 재개되었고 1970년대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약간 주춤거리다가 지금은 완만한 상승 양상을 보이는 Bell epoque의 시기. Giovanni Arrighi는 지난 수백년의 역사를 고찰하면서 이와 같은 결과를 도출.

물질적 팽창국면은 가치와 잉여가치가 확대되는 시기. 금융적 팽창국면은 가치와 잉여가치가 확대되지 않는 시기. 오히려 하이 파이낸스(high finance)라고 하는 첨단금융, 고도금융이 득세하는 시기. 하이 파이낸스는 금융기법이 고도로 발단한 금융을 일컫는 것으로 드러난 양상은 시기마다 다름(브리티시 사이클에서 하이파이낸스가 상인자본을 중심으로 나타났다면, 어메리칸 사이클에서는 법인자본으로 나타남). 물질적 팽창국면에서 금융적 팽창국면으로의 이행은 Marx의 개념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에 따라 계속 곡선이 하강할 것 같으나, 자본주의에서는 반작용이 나타나기도 함. 그러나 반작용이 이윤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잠깐. 일시적으로 극복하는 것이 바로 하이 파이낸스의 기법. 곧 Bell epoque로 이어짐.

2. 금융 세계화란 무엇인가

금융적 팽창국면에서 금융화는 세계화와 밀접. 금융세계화는 현 단계의 가장 큰 특징. 브리티시 사이클에서도 장기상승국면에서 세계화가 고도로 진전. 벨 에포크의 시기를 거치고 1차대전을 겪으면서 다른 국가들이 영국에 도전하는 국면 도래. 경제적 민족주의의 대두. 1945년 브레튼우즈 시스템이라는 어메리카 사이클의 새로운 체제가 구축되고 다시 상승국면(세계화). 그리고 위기를 겪으면서, 금융화 국면 재개.

1945년 1970년까지는 전후 장기 호황시기(golden age). 이윤율 저하에 대한 반작용 요인들이 체계적으로 작동했던 시기. 다음은 이윤율저하의 반작용 구실을 한 장치들.
1) 법인자본(Corporate capital)의 발전
19세기 영국자본은 기본적으로 가족자본. 19세기말-20세기초 대기업, 법인형태의 자본 등장. 현대식 대기업으로 발전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노동과정의 테일러주의/포드주의 - Ford라는 회사로 대변.
② 경영자주의(managerialism) - GM이라는 회사로 대변(Sloan 사장이 개발)
물론 경영자주의도 Teylor, Fordism에 기초. 소유와 경영 분리. 독립적인 경영자, 중간 관리자의 발전. 대기업화에는 경영자주의가 보다 중요하게 작용.

록펠러, 카네기 등은 금융자본이 중심이 된 지주회사 밑에 여러개의 회사를 둠. GM은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을 중심으로 한 형태. 1930년대는 산업자본, 금융자본(하이파이낸스)이 공존했던 시기.

2) 케인주의
거시정책(완전고용). 자본주의 개량을 목표로 내세움. 재정정책(불황으로 가는 내재적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투자)
① 본래 투자는 이윤율이 보장될 때 함. 대공황이 일어난 모순적 상황. 이윤율이 보장되지 않음. 금융규제.
② 정부에 종속되어 있는 중앙은행은 화폐정책 실시.
중앙은행은 20세기 전반에 등장. 그전에는 사적인 금융자본들이 화폐통제권을 장악. 중앙은행이 화폐통제권을 장악하고 시중은행 규제.
미국의 FRD는 1910년경에 시작되어, 대공황 시기에 대폭 강화됨. 1933년 로저벨트는 법으로 사은행(예금, 대출을 주로 하는 시중은행과 하이파이낸스 성격의 투자은행)을 규제. 가장중요한 규제책은 금리. 케인즈는 투자를 활발하게 하기 위해 저금리정책. 케인즈는 금리생활자를 안락사 시켜야 한다고 할 정도로 산업활동을 하지 않는 금리생활자(rentier)를 적대시. 그는 사회주의로부터 자본주의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봤고, 자유기업주의를 장려하는 대신 금융규제에 신경을 씀. 국가는 거시적인 차원에서 기업에 개입하지만 미시적으로는 전혀 기업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봄. 케인즈를 통해 완전고용과 복지국가라는 개념이 직접 도출되지는 않으나 선진국들이 케인즈주의를 많이 채택해왔음. 이런 움직임에는 노동계급을 체제 내에 소화시키고, 노동분화를 통해 노조지도부 등 상층부를 포섭하고 노조지도부들의 상층개량화(미국) 노력이 깔려 있음.

3) 브레튼우즈 시스템
① 고정환율제 확립
국제통화질서를 잡는 역할.
세계화가 불안, 금본위제가 깨지면서 혼란.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고정환율제 시행. 그러나 문제는 각국의 경제발전의 속도가 다르고 경쟁률이 다름.
② GATT
국제무역질서를 잡는 역할.
국제수지는 경상수지(무역수지/무역외 수지)와 자본수지(과거에는 별로 다루지 않음. IMF와 같이 일시적으로 적자에 빠진 이들에게 유동적 자금을 지급)

1) 2) 3)에 의해 1945년부터 70년대까지 장기호황

이윤율저하 경향이 반작용경향을 압도하기 시작하면서 세계경제는 침체. 반작용 요인들이 이윤율을 올리는 힘이 소진. 테일러방식/케인즈 정책/브레튼우즈체제 등이 한계에 봉착.

70년대이후의 새로운 추세는 다음과 같다.

1) 금융혁신
60년대부터 규제완화가 나타남. 케인즈식 금융규제를 피해가는 테크닉들이 생김. 새로운 금융상품/기관 등장. 새로운 금융자본(new high finance). 결국 케인즈가 제기한 화폐정책에 문제가 발생한 것. 금융안정성이 깨짐.
2) 초민족화(TNC)된 법인자본
브리티시 사이클에서 어메리칸 사이클로 넘어가면서 민족적 자본이 초민족 자본으로 이행. TNC가 발전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중요법인자본들이 나타남. 이들은 Natioanl economy의 틀을 넘어감. TNC는 50년대에 맹아기를 거쳐 68년경에 본격화 됨.

유럽도 자국의 은행에 대해 케인즈식 규제. 국제은행은 규제하지 않음. Euro dollar(Euro
currency 시장, 유럽은행들이 갖고 있는 달러)를 가진 국제은행의 발달. 71년에는 브레튼우즈체제가 붕괴하기 시작. 여전히 국제은행업에 대해 규제를 하던 미국은 81년 국제은행업에 대한 규제완화. 그러자 80년까지 런던을 중심으로 한 세계금융시장 축이 뉴욕으로 바뀜.

* 연동환율제의 등장.
① 각국의 생산성이 다르기 때문에 고정환율제를 유지할 수 없음.
② 국제은행업의 발달로 자본이동의 가속화.
미국의 달러가 유럽으로 대규모 유입. 73년 변동환율로 이행했다가 후에 다시 고정환율제. 국제경제시스템이 굉장히 불안정해짐.

초민족화된 법인자본(TNCs)은 이윤율이 저하되는 상황에서 이를 만회하는 다른 방식의 이윤획득 방식. 새로운 하이파이낸스 발견. "Corporate finance". 기업자체를 상대로 한 상행위. 이것이 80년대에 선풍적으로 일어났던 기업인수합병(M&A)기법. 실제로 생산된 것이 아닌 기업을 사고 팔 때 차액이 생김. 이것은 잉여가치를 뺏어온 것. 주식, 채권시장이 발달하면서, M&A는 Downsizing, re-engineering, re-structuring을 통한 기업구조조정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고, 이는 노동자의 감원, 임금삭감을 통해 기업의 이윤율이 올라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듦. 결국 기업주가를 올려서 팔아먹는 것.
케인즈 시대가 은행을 매개로 한 간접금융의 시대였다면, 현재는 원래 돈이 아닌 기업채권시장등을 이용한 하이파이낸스의 시대. 주식, 채권시장의 부양은 바로 하이파이낸스를 이용한 것.
법인자본이 소유와 경영을 분리했다고 하지만, 법인자본의 CEO, 이사회의 멤버, 고위관리 등은 하이파이낸스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서로 왔다갔다함. 소액주주라는 것도 원래 몇백만원어치의 주식을 가진 주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관투자자가가 기업운영(법인기업의 기업경영)을 좌우하는 것을 의미. 사람들은 이제 생산증대 외에 새로운 금융기법이용에 관심이 커짐.


3. 신자유주의에 대한 오해와 이해

보통 사람들은 신자유주의를 시장 만능주의라고 생각. 경제학적으로는 프리드먼, 하이에크의 이론, 정치적으로는 세처, 레이건이즘이라는 식의 정의를 내림. 이것은 유럽식 용어법. 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남미도 마찬가지. 그러나 미국에서는 이렇게 쓰지 않음. 우리가 보통 신자유주의를 반대한다고 할 때, (진보적이라고 하는 단체들은 대부분 신자유주의를 반대), 그런데 무엇을 반대하는지 가만히 보면, 방금 열거한 이들을 반대한다는 것. 혹은 금융세계화에 반대. 왜냐하면 금융세계화가 퇴행적이기 때문. 이들의 전략, 정책, 이데올로기에 반대. 그런 도식에 반대. 좀 더 세밀하게 접근하는 이들은 신자유주의가 새로운 잉여,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분배방식의 다양성 및 기층민중의 삶을 억압하기에 반대한다는 것.
그러나 금융세계화에 반대하는 것은 엄밀하게 말해서, 이런 도식에 반대하는 것은 아님. 경제학적으로 프리드먼, 하이에크를 반대하고, 정치적으로는 새처, 레이건에 반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별 의미가 없음. 오히려 현재 구도를 주도하는 것은 정치적으론 클린턴과 블레어이고 경제적으로는 IMF 부총재인 피셔와 미국의 재무부장관(전 하버드대 교수)인 서머스를 반대한다는 것이 더 적합할 것. 왜냐하면 피셔와 서머스는 프리드만과 하이에크를 비판하는 사람들이고 노선도 철저히 다름. 혹 이들 모두가 금융자본의 이익에 복무한다는 면에서 같을 지 모르나 엄현히 다른 방법론을 가진 사람들. 피셔와 서머스는 뉴케인지안이라 할 수 있는데, 뉴케인지안은 Neo 케인주의와 다름. 45년부터 70년까지 자본주의의 장기호황기 때, 원래 케인즈(개혁적)와는 다른 신(Neo)케인즈주의가 등장했다.
정리해보면, 실제로는 뉴케인지안의 대안을 가지고 신자유주의의 대안인양 논거를 전개하는 오류를 흔히 범하고 있으며, 그것을 진보적이라고 여기며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

1) 정치세력·이데올로기: 보수주의·자유주의·사회주의
경제정책: 자유방임주의(프리드먼, 하이에크)·국가개입주의(케인즈적, 뉴케인즈, 네오케인 즈)·중상주의
근대는 자유주의가 내부적으로는 보수주의와 대립하고 외부에서 사회주의와 맞서면서 헤게모니를 장악한 시대. 브리티스 사이클과 어메리카 사이클을 거치는 동안에도 헤게모니 국가의 주도적인 이데올로기는 자유주의.
예전에 독일, 일본이 표방한 중상주의는 보수주의. 프리드먼과 하이에크로 대변되는 자유방임주의 역시 정치적으론 보수주의와 같은 맥락. 어메리카 사이클 이후 미국의 판도는 정치적으론 자유주의를 표방하고 여기에 경제적으론 국가개입주의를 동반자로 채택한 체제. 그러면서 자유방임주의 및 보수주의와 일면 대립구도를 유지.
미국의 자유주의에서 신자유주의(정착된 용어가 아님), 뉴케인지안이 금융세계화를 중심적으로 추진. 신자유주의, 신보수주의는 미국 보수주의 중 가장 활동적인 한분파를 지칭하는 것. 미국 보수주의자중에는 자유방임주의도 아니고 고립주의도 아닌 이들도 있음. 물론 고립주의도 상당수 있음.

* 일단 미국쪽의 용어법을 택하는 것이 헷갈리지 않을 것. 유럽에 비해 용어 사용이 분명함.

2) 미국 vs 유럽
우선 정치가와 전문관료(technocrats) 분리해야 함. 전문관료들은 자유주의가 압도적. 자유주의는 민주당과 엇비슷하게 조응되고, 보수주의는 공화당과 엇비슷하게 대응. 엄밀하게 보면, 미국 내에서 자유주의와 보수주의는 비슷한 색깔. 다만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치적으로 대응한다는 것. 새처나 레이건 당시에도 전문관료들은 자유주의가 다수.
카터 시기인(대표적 자유주의자)인, 79년 FRB 의장(재무부장관보다 헤게모니가 큼)에 선임된 폴 볼커(자유주의자)는 미국의 화폐정책의 기조를 바꿔나감. 이것이 신자유주의의 출발.
볼커는 레이건 시기에도 계속해서 FRB의장으로 활동. 볼커의 전력은 미국내 하이파이낸스의 선두인 체이스맨하탄(데이비드 록펠러가 오너).
좀더 근원적인 이해를 해보자. 금융세계화를 추진하는 중심세력으로 3자 위원회(Trilateral Commission)이라는 조직이 있는데, 여기에는 미국, 일본, 유럽의 정치가, 학자, 초국적기업, 초국적자본 CEO, 오너들이 소수정예를 원칙으로 참가하고 있음. 초국적기업, 자본쪽에서는 데이비드 록펠러, 폴 볼커, 정치가, 관료쪽에서는 브레진스키, 미야자와, 학자쪽에서는 헌팅턴 같은 이들이 포진. 3자위원회는 한마디로 자유주의자들 중 최고의 권력자들이 모여서 만든 것(모두 다는 아니라도). 보수주의를 대변한 레이건의 시기에도 이 3자위원회가 국가를 좌우. 물론 보수주의자들이 모인 롱펠렝 협회도 있음. 여기엔 오이켄 같은 이들이 참여. 오이켄은 보수주의자임에도 독일에서는 '신자유주의자'로 불림.(이런 연유로 미국 쪽 용어로 접근하자는 것).

70년대엔 네오케인지안 vs 화폐주의의 대결구도였다면, 80년대 들어선 뉴케인지안(신자유주의 경제학자) vs 뉴클레시칼(신보수주의)의 구도로 재편.

그럼,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견해가 어떤 것인지 살펴보자.
1) 노동시장을 관리하는 정책(이 부분은 뉴케인지안이 많이 연구)
연봉제를 정당화하는 이론. 노동시장 유연화(flexibility)에 대한 이론.
2) 화폐정책
zero 인플레인션(자유주의의 고정된 준칙) vs 완만한 인플레이션(신자유주의). 이들은 나라에 따라 4-5%의 인플레이션 정책. 유연한(flexible) 화폐정책. 예를 들면, FRB 금리(굉장히 신축적인 정책). 이들은 금융시장을 유연(flexible)하게 관리하겠다는 것. 이들이 잘 쓰는 "연착륙"이란 말은 관리한다는 말.
3) 세계화
자유무역(free trade) + 자유로운 자본의 이동(free capital) = 불안정성 발생. 이것을 관리하기 위해 개입. 국내정책은 중앙은행, 재무부 등을 통해, 국제적으론 IMF, 세계은행 등의 국제기구를 통해. 신자유주의는 오히려 국가개입을 옹호하는 이들.

보수주의자들은 이런 개입에 대해 반대. IMF 개입반대, 심지어 IMF 폐지론을 편 프리드먼이 대표적. FRB(중앙은행) 폐지론까지 폄.

4. 라틴아메리카의 외채위기

제3세계 경제위기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80년대 라틴아메리카의 외채위기. 70년대말부터 80년대까지 이러한 위기를 겪으며 신자유주의 정책이 확립. 97년, 98년 아시아의 외채위기 보다 라틴아메리카의 외채위기가 훨씬 심각.
82년 8월 멕시코 모라토리엄. 82-84년 거의 대부분의 라틴 아메리카 나라들이 외채위기에 처함. 칠레만이 약간의 예외. 칠레는 70년초반 아옌데가 선거를 통한 사회주의정권으로 등장했으나 73년 피노체트 군사정권이 들어서고 독재실시. 여기에 시카고대학에서 프리드먼의 제자로 있던 이들이 대거 참여(일명 "시카고 보이스"). 이것이 남미에서 칠레의 신자유주의.그외의 남미국가들은 60-70년대의 경제정책을 그대로 이용.

여기서 남미가 겪은 과정을 살펴보자.
1) 수입대체산업화(물론 수출지향이라는 측면도 일부 있음)
보통, 동아시아는 수출지향산업화(마찬가지로 수입대체산업화의 측면도 일부 있음).
남미는 중화학공업화 추진하면서 외국자본을 끌어들여옴.
① 외국인직접투자(FDI): 60년대는 FDI 중심. 핵심적인 부분은 FDI 나머지는 차관형태.
② 차관: 73년 오일쇼크이후 초국적금융자본은 예치된 오일달러를 주로 남미에 빌려줌. 차입조건이 굉장히 좋았음.
남미는 ①,②를 병행. 우리나라는 차관중심.

남미정권들은 차입을 통해 구조적인 재정적자 추진. Populism적 경제정책. 이것은 결과를 염두에 두지 않고,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 이 정책은 다음의 순환구조를 가짐.
지출확대 - 최초의 적자발생 - 돈을 찍어냄 - 인플레이 발생 - 실질환율상승(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즉 실질통화가치가 올라감 - 수출에 불리 - 수출감소/수입증대 - 경상수지적자 - 이것이 구조적으로 계속되면 외채를 들여와야 함. 남미가 동아시아와 다른 것은 주로 정부가 외국은행에 빌린 공공외채. 초국적금융자본은 설마 정부가 망하기야 하겠느냐는 생각에 정부를 믿고 돈을 풍부하게 빌려줌. 남미는 거시경제의 불균형이 가속화되고 정부외채가 엄청나게 증대됨.

2) 국제경제질서의 변화
70년대 미국, 영국 등의 인플레의 심화. 실질금리가 내리면서, 금리부담이 줄어들자 하이파이낸스가 권력을 장악. 폴 볼커 같은 이가 중앙은행을 장악하면서 금융부분에 유리한 정책을 시행. 우리 경우 중앙은행이 독립하는 것을 민주화로 생각하는데, 사실은 정반대의 의미를 가져올 수 도 있음. 정부나 의회가 민주적 원칙을 통해 금융을 공적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할수 있음. 왜냐하면, 중앙은행이 재무부에서 떨어져나오면 하이파이낸스 출신의 핵심권력자들이 중앙은행을 장악하게 되고 이것이 오히려 중앙은행을 비민주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갈 수 있음. 인플레를 퇴치하기 위해 화폐공급을 줄이고 금리상승.
라틴아메리카는 인플레를 막기 위해 금리상승을 단행(10%이상의 고금리). 70년대말부터 80년대초까지 급증했던 외채로 이자상환이 급증. 수출감소 - 외환보유고 바닥 - 외채위기 발생으로 이어짐. 거기다가 자본도피까지 성행. 거시경제적 불균형으로 인해 라틴아메리카의 자본가들은 미국 등에 자본을 도피시킴.

초국적금융자본이 라틴아메리카에 빌려준 돈이 상환불가능하게 되자, 초국적금융자본은 라틴아메리카의 외채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debt strategy)을 세움.
1) 1단계(82-85년): 이 시기는 레이건 1기로서 보수적, 국제접촉에 비적극적, 제대로 된 전략 없음. "rescheduling". 민간은행은 시기를 연기해주고 이자를 받는 식. IMF는 구제금융을 지급하고 유동성을 담보해줌. 거시적 부분만 조건을 붙임. 왜냐하면 외채위기이후 라틴아메리카는 일대혼란을 겪게되고 온갖 악순환의 고리로 돈을 못 갚는 상황.
2) 2단계(85-89): 레이건 2기로 좀 더 자유로워짐.
① Baker plan
미국의 새재무장관이 Baker의 이름을 땀. 1기때는 새로 돈을 꿔주지 않았으나 이 시기에는 민간은행과 세계은행 등에서 새로 돈을 꿔줌. New money로 새로운 활로를 찾음. 대신 체계적인 구조조정 정책을 조건으로 내세움. 미시적인 부분에도 조건을 붙임. 그러나 약간의 신규대출로는 상환이 가능할 만큼 호전되지 않음.
② Debt-equity swap/ Discounted buybacks
예를 들어 브라질에 100만원을 빌려준 A라는 은행은 브라질 내에 자회사를 갖고 있는 일본 닛산 자동차로 하여금 브라질이 빌린 돈을 대신 갚게 하고(80만원), 닛산은 브라질로부터 현지통화로 90만원을 받게 한다거나 탕감한 액수만큼 브라질 자회사의 일본 쪽 지분을 늘려주는 방식.
Discounted buybacks 방법은 A라는 선진국에게 빌린 돈을 브라질이 현지 통화로 갚고 정부가 묵인하는 브라질내 달러시장에서 달러로 바꿔가는 방식(black market과 같은 불법시장은 아님).
3) 3단계(89-94) : Brady plane. 새재무장관의 이름을 땀. 마지막 방법으로 외채를 탕감해주는 정책(특수한 방식으로 진행). 라틴아메리카 정부가 선진국 민간은행(간접금융)에 빌린 빚(채무)을 채권(bond)으로 바꿔주고 이것을 Secondary market이라는 유통시장에서 유통. 직접금융(Primary, 발행시장)인 이러한 주식(stock, equity)은 채권, 주식소유권을 팔 때, 기업과는 아무 상관이 없음. 주식이 오른 것과 생산활동 기업과는 무관.
예를 들어, 초국적금융이 브라질에 100만원을 꿔주었다면, 평균 32%의 탐감율을 감안할 때, 브라질내에서 68만원의 채권으로 바꿔 정리하는 것. 이 채권을 사는 사람은 30년 만기 채권을 사는 것으로 그때 가서 브라질 국가가 지급. 이것만으로는 보증이 안되기에, 미국정부와 재무부가 지급보증을 서는 것. (채무를 브레디 본드로 바꾸고, 브레디 본드 마켓에서 거래하는 방식).

처음에는 간접금융방식이었다가 이후 직접금융시장에서 해결하는 방식으로 전환. 이제 원금, 이자 상환을 할 필요가 없음. 후에 채권(bond)을 산 사람에게 갚으면 됨. 일단은 해결.

라틴아메리카와 같은 후진국(LDC, less developed country) 외채는 브레디 플랜이후 "떠오르는 시장"(emerging market). 주식, 채권 시장이 됨. 신자유주의는 시장이 하느냐, 정부가 하느냐 양쪽에 별 차이가 없음. 왜냐하면 공공관료와 하이파이낸스의 상층부과 동일. 시장원리, 시장이 결정한다는 말에서 시장은 이제 주식, 채권 시장을 의미. 그리고 그 시장은 주식채권시장을 장악한 하이파이낸스가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
우리가 보통 생각한 "신자유주의는 시장만능주의니까,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

라틴아메리카는 외채로 인해, 성장에 제약을 받다가 이제 성장기회가 생김.
① 불확실성의 해소
② 자본유입(private capital inflow): 80년대까지 자본유입이 없다가 자본이 유입되자 투자가 생기고 성장의 움직임이 일어남. 90년대초반까지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다가 90년대말 조금 호전된 상황. 90년대 동아시아도 emerging market으로 주목. 초국적금융자본은 제3세계 Big 10에 관심을 갖고 자본투입과 구조조정을 동시에 감행. 그러나 이들도 아프리카에는 무관심. 아프리카에선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 실패했다는 말이 적절치 않음. 이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음.
초국적 금융자본들은 90년대초반부터 동아시아에 은행자본 유입. 동남아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투자(주식이나 채권으로 차액만을 노림)와 직접투자(회사설립, 지분인수)를 병행. 이로인해 고도성장을 구가하다가 동아시아 금융위기를 겪음. 동남아, 한국 등은 비이성적인 붐이 일다가 태국부터 위기발발하고 연쇄위기에 처함.

5. 워싱턴 컨센서스

89년 3월 Brday Plan이 발표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미국과 초국적금융자본의 핵심이 워싱톤에 모임. 여기 모인 그룹들은 미재무부/FRB/세계은행/워싱톤에 있는 think tank인 IIE(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 존 윌리암스 중심) 등과 라틴아메리카 쪽. 이들은 이미 Brady plane을 논의하면서 상당부분 의견을 주고받은 바 있음. 89년 가을 존 윌리암스가 회의에서 그동안 논의됐던 것을 정리해서 발표한 것이 "워싱턴 컨센서스"(對라틴아메리카 경제정책). 존 윌리암스는 반드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준을 10개로 요약. 이것은 라틴아메리카 뿐만 아니라 시장경제의 선진국도 실행해야 하는 정책 에센스. 윌리엄스를 이를 "Universal conversions"이라 주장. 그러나 반인플레이션과 자본도피에 대한 대책이 문제가 되고, 워싱톤 컨센서스가 남미에서 성장을 견인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

다음은 윌리엄스의 논문에서 언급하지 않은 내용.
① 자본시장개방문제
② 기업지배구조
③ 금융시스템 개조
④ 노동시장
특이한 것인 ①,②,③,④가 한국에선 핵심적 현안이라는 사실.
결국 워싱턴 컨센서스는 동아시아위기 전에 완전하진 않지만 한국에선 어느 정도 수행된 부분. 세계은행의 부총재인 스티그니츠는 Post 워싱턴 컨센서스를 주창. 스티그니츠는 블레어, 슈뢰더 등이 언급했으나 사실은 클린턴의 정책인 "제3의 길"을 강조. 클린턴의 이데올로기가 바로 "신자유주의". 좀더 멋있는 수사법을 구사하고자 하던 차에 거기에 부합하는 내용을 스티그니츠가 정리한 것. 그러나 스티그니츠는 세계은행 부총재 임기를 다 채우기전에 물러남. 이견으로 아직 컨센서스를 못이루고 있을 뿐. 주목할 점은 라틴아메리카의 경우, 거시정책이 훨씬 큰 문제이고 우리 나라는 구조조정이 훨씬 큰 문제.

* 이 글은 <진보강좌2>의 내용을 천주교대안경제에서 정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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