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료

[유레카] 한국의 보수우익과 차베스 / 정의길 (한겨레, 4/10) (2006/06/07)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01:26
조회
1132
**[유레카] 한국의 보수우익과 차베스 / 정의길 (한겨레, 4/10)

저개발과 빈부격차에 시달리는 중남미에 대해 한국 보수세력은 오직 한 가지 논리로만 일관해 왔다. 좌파 성향 정권들이 포퓰리즘 정책을 쓴 결과라는 거다. 하지만 그렇게 지목된 정권은 4~5개에 불과했고, 최근까지 친미우파정권 일색이었다. 중남미 국가 역사를 호수라고 한다면, 한 양동이의 물이 호수를 오염시켰다는 논리다. 남미병의 원인으로 단일적인 산업구조가 자주 거론된다. 미국 등에만 맞춰진 수출형 1차산업 구조다. 자원은 미국 기업 등에 헐값으로 독점돼 왔고, 농축산업은 2차대전 이후 최대시장이던 유럽 등에서 농업보호정책으로 힘을 잃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001년 아르헨티나의 국가부도 사태 이후 발길을 끊었던 국제투자은행 등의 투자가 최근 남미의 민족주의적 좌파 정권 바람에 상관없이 돌아오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경제호전에 따른 것이며, 중국 등 아시아 나라들의 경제성장이 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등이 이 지역의 자원과 농축산물을 대량으로 구입한다는 것이다. 이는 민족주의적 좌파 정부에 사회복지비용 증대 등 정책결정 공간을 넓혀주고 있다. 미국에만 목매던 이 지역의 수출형 1차산업 구조가 다변화하면서, 정치체제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 보수세력은 요즘도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정권을 ‘불한당’으로 묘사하며, 이 지역에 대한 이해를 갈음한다. 차베스 정권의 긍정적 측면을 보도한 지난 2월 ‘케이비에스 스페셜’에 대해 “케이비에스가 왜 이런 정신나간 짓을 했는지는 정연주 사장과 이 정권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라며 “이제는 케이비에스를 ‘광적’ 인간들의 손아귀에서 되찾아 국민에게 돌려줄 때가 됐다”(〈조선일보〉 6일치 사설)고 말해, 실소를 자아낸다. 차베스 정권이 케이비에스와 노무현 정권을 위해 존재한다는 착각까지 준다. 한국의 보수우익은 왜 아직도 이런 ‘광적’ 사고에 빠져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