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미군에 의한 이라크구호문제: 승리의 감정 발로인가, 공평한 원조행위 보장인가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3-04-14 21:14
조회
1124
미군에 의한 이라크구호문제: 승리의 감정 발로인가 아니면 공평한 원조행위 보장인가


이라크의 전쟁이 거의 종식될 상황인 반면, 이라크의 장래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에서 이라크시민들을 위한 우려는 계속 쌓여만 가고 있다. 연합군이 바그다드 거리에서 교전을 벌이는 동안 이라크주민들의 고통과 어려움은 극에 달하고 있다.

바스라의 170만 주민들 중 대다수가 적은 식량과 부족한 식수 및 오염된 물로 인해 고통당하고 있다. 이는 도저히 지탱할 수 없는 수용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러한 사태가 보다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많은 시민들의 삶은 극심한 위험에 처할 뿐 아니라, 연합군과 이들의 정부들은 제네바협약의 위반 가능성으로 고발당할지 모를 위기상황에 직면케 될 것이다. 제네바협약은 분명 전쟁의 당사자들이 굶주림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있으며, 인도주의적 원조를 위한 무사통과를 주장한다. 비록 이것이 의도된 상황은 아닐지라도, 이라크의 군 실상은 점차적으로 교전하는 군대들이 국제인도주의 법의 방침과 반대되는 양상으로 몰아가는 것 같은 참상을 보여준다.

바스라 곳곳의 상황을 보면, 바그다드에서 벌어질 상황을 미리 예고하는 것으로 감지할 수 있다. 대략 4백만의 인구는 십년간의 유엔 제재조치로 몹시 피폐했으며, 여러 날 또는 몇 주간 계속된 소위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라는 공중폭격으로 식량비축이 감소됐고, 통신은 두절됐으며, 수로공급체계는 빈약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는 한 마디로 인도주의적 재앙이라 하겠다.

이라크 정권의 명성과 자국의 시민들에 대한 예우가 어떻든 간에, 미국과 영국 및 여타 연합정부들은 국제인도주의 법인 제네바협약의 기본정신 자체를 위반한 것으로 알려질 경우, 국내외의 가혹한 비판을 모면할 수 없을 것이다.


식량폭동문제

최근에 보도된 이라크 남부지역의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구호품 분배 장면은 젊고 건장한 자들에게만 유익이 될 뿐, 이 지역의 식량폭동 현상이 극에 달한 이미지를 방영해주었다. 이들 사건들에 대해 일부 구호단체 활동가들은 병들고 목마르며 굶주린 시민들의 고충이 경험 있는 독립된 구호단체들에 의해 다루어지기 보다는 “승리의 감정과 마음”에 도취된 군사전략의 일환으로 다루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실례라고 보고 있다.

“지난 며칠간 이라크 남부지역에서 보아온 것은, 바로 군대가 어떻게 경험 있는 민간 인도주의 단체들의 행동계획을 추진하고 구호활동을 전개할 수 있겠는가를 설명해준다”고 미국의 세계봉사교회기구(CWS)의 긴급프로그램 책임자이자 국제구호단체협의회 공동의장인 릭 아우그스버거씨가 밝혔다.

암만과 요르단에서 유니세프의 마틴 다웨스는 이라크 남부지역의 이러한 무질서 장면은 “적절한 판단 없이 수행된 분배가 발생할 경우와 식량이 가장 필요로 하는 자들에게 보급되도록 보장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경험 있는 활동가들이 없을 경우,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험에 대한 존중 결여의 문제

아우그스버거씨와 국제구호활동을 함께 펼치고 있는 다른 동료들은 이라크에 대한 미국행정부의 접근방식과 대 이라크 인도주의 원조 행태를 강력히 비판했으며, “지난 몇 주간 우리가 목도한 것은 경험을 가진 인도주의적 체계 자체가 무시된 것”이라며 인도주의 작업과 군사행동의 명확한 구분이 고의적으로 불분명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미국행정부는 국방부 내에 ‘재건과 인도주의문제전담사무국’(ORHA)을 개설했다. 이는 향후 이라크에서 인도주의 활동을 계획하고 감독하기 위한 일종의 미국주도 체제이며, 이에는 현재 쿠웨이트에 주둔한 인도주의구호활동센터(HOC)가 포함되어 있다. 현재 HOC사무국에는 미국, 쿠웨이트, 영국의 군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연합군과 이들 정부들은 이라크에서 수십년간 경험을 가져온 기존의 유엔 기관들과 비정부단체들을 전반적으로 무시한 것이다. 여러 구호단체들 또한 이러한 계획적인 군사통제권과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의 혼합형태는 효과적인 구호활동을 위해 결정적인 사항인 원조의 중립성과 필요에 의한 분배정책에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우그스버거씨는 “이는 이라크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충돌지역에서의 인도주의적 활동을 위해서도 전례의 파괴를 유발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엔의 조정기능을 위한 추진활동

대부분의 주요 인도주의단체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의 HOC와 ORHA 체제를 흔쾌히 수용할 태세를 갖추지 못한 실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신 이들 단체들은 현재와 향후 이라크의 인도주의활동을 전반적으로 조정하는 기구로서 유엔과 유엔의 인도주의업무조정사무국을 복위시키는 쪽을 지지하는 데에 힘을 쏟고 있다.

어린이구하기(Save the Children), 적십자연맹의 적십자회교도공동체, 적십자국제위원회, 세계교회협의회의 국제ACT 등을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경험이 많은 9개의 국제민영인도주의단체들은 현재 공명정대하고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미국군대의 명령체계에 의한 조정안을 수용하기 보다는 유엔의 조정역할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라크의 유엔OCHA 관계자인 다니엘 아우그츠버그씨는 “원조의 분배활동은 민간단체들에 의해 수행돼야한다. 전문화된 유엔이나 민간단체들만이 공명정대한 분배의 중요한 역할을 보장할 수 있다. 이들의 독립활동과 경험은 바로 분쟁의 상황에 처한 시민들을 지원하고 이의 활동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중립성과 전문성에 근거하여 이러한 활동이 제대로 펼쳐질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말해준다”고 개괄했다.

인도주의활동과 군사행동의 확고한 차이를 강조하는 것이 점차 중요한 일로 부각되고 있다. 바깥에서 보는 눈은 대체로 곤궁에 처한 국민들을 위하여 엄연한 인도주의 원칙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구체화시키고, 이라크 전쟁과 전후 기간에 인도주의 활동가들을 위한 안전의 문제 또한 현실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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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은 암만과 요르단에 주둔한 덴마크교회구호단체/국제ACT의 대외통신담당자인 닐스 칼스텐스씨의 3월 31일자 논평을 갱신한 것으로 WCC소식지에 소개된 것을 번역한 것이다. ACT(Action Church Together)는 조정된 긴급구호활동을 통해 인도주의적 활동을 펼치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로서, 전 세계의 교회들과 관련단체들로 구성돼있다. 현재 ACT의 조정사무국은 제네바의 세계교회협의회(WCC)와 루터교세계연맹(LWF)이 함께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