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세계교회들, 이라크 침공 비난과 함께 평화를 위한 촛불 밝혀!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3-03-28 21:11
조회
1203
세계교회들, 이라크 침공 비난과 함께 평화를 위한 촛불 밝혀!

이라크에 대한 침공이 개시되자, 전 세계 교회들의 비난이 연일 거세게 일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많은 교회들이 회중들에게 평화를 기도의 처소로 교회당을 개방하고, 비통한 심정의 표현으로 타종하거나 평화를 위한 촛불을 밝힐 것을 요청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콘라드 라이저 총무는 이라크 침공에 관한 성명서에서 “이라크에 대한 선제군사공격은 비도덕적이며, 불법적이고, 무분별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라이저 총무는 “이 세계의 유일한 초강대국이 유럽의 옛 식민지 세력들과 함께 이슬람교가 대다수인 하나의 국가를 상대로 독단의 행동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은 정치적으로 위험천만 일이며, 문화적으로도 현명치 못한 처사이고, 여러 국민들의 정치적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종교와 문화의 중요성이 확대되는 현상을 무시한 처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이번 전쟁이 세계의 여러 지역에 있어서 식민주의와 십자군성전으로 각인된 서방의 이미지에 덧붙여진 고정관념을 확증해줌과 동시에 이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점이 크게 염려된다”고 밝혔다.

세계개혁교회연맹(WARC)의 세트리 느요미 총무 또한 “우리는 이번 무력공격을 기탄없이 비난하는 바이며, 이의 배후에 깔린 일방적이고 제국주의적인 사고방식을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지만, 어떤 나라도 이 세계의 무대에서 단순히 무력을 제멋대로 행사할 수 없으며, 자국 시민들의 의견을 업신여길 수는 없다”고 밝혔다.

루터교세계연맹(LWF)은 군사공격 개시 바로 전에 발표한 선언에서 “우리는 일방주의와 ‘선제 전쟁’이란 개념, 그리고 유엔체제 밖의 ‘제휴협상’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유럽교회협의회의 케이트 클레멘츠 총무는 이 전쟁은 “국제법 원칙에 대한 위반행위”라며 “군사적 이익에 편승된 어떤 제약도 없이 모든 희생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는 인도주의적 도움”을 요청했다. 클레멘츠 총무는 이번 전쟁의 인도주의적 결과를 경고하면서 유럽정부들에게 특별호소문을 발표했다며 “우리는 유럽 국가들이 특별히 분쟁지역의 난민들을 수용하기 위해 전면 개방하고, 이들에게 국제 법에 따른 온전한 권리를 부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교회협의회의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원치 않은 임무를 수행하면서 커다란 위험에 직면한 양 측의 무장 군인 남녀 모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NCC의 밥 에드가 총무는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을 막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온 우리는, 전쟁이 아닌 대안을 찾지 못한 지도자들의 실책으로 인해 현재 위협을 받고 있는 모든 생명들을 위해 애통해한다”고 조지 부시 대통령의 군사공격 개시 선언 후 NCC회장과 공동으로 발표한 선언에서 밝혔다.

최근 몇 달간 에드가 총무는 “이라크에 대한 전쟁으로의 돌진”에 대해 가장 강력한 비판을 제기해온 인물로서, 다른 기독교지도자들과 더불어 군사개입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으며, 유럽 정부들에게 로비활동을 벌여왔지만, 부시와의 면담요청은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교회들을 위한 메시지에서 에드가 총무는 회중들에게 모든 이가 기도할 수 있도록 교회당의 문을 개방하고, 모든 강단에 평화를 위한 촛불을 밝혀둘 것, 그리고 이슬람교와의 접촉을 요청했다.

영국에선 세계 7천만의 성공회 지도자인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는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에 대해 “분명히 인지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위험한 새로운 사태”라고 주장했으며, 요크 대주교와의 공동성명에서 “당장의 앞날이 전혀 보장되지 못한 처지에 놓여있는 군복무자들과 이라크국민을 위해, 그리고 그 지역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과 아일랜드의 함께하는 교회들(CTBI)과 영국이슬람교협의회(MCB)는 공동선언에서 전쟁수단은 양쪽 종교공동체들의 “공동실패”를 반영해준 것이라며 “위기와 깊은 절망의 시기를 맞이하여, 일부 미국의 정치지도자들이 사용하는 ‘성전’이라는 부차적이고 불길한 용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결코 이번 전쟁을 종교 간의 충돌로 보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성명의 공동 서명자인 CTBI 총무와 MCB 총무는 또한 반목의 결과로서 생rusk는 공동체의 긴장상태를 이용하려는 영국의 “기회주의적 속성”을 경고했다.

이라크에 대한 전쟁을 가장 완강하게 반대해온 두 나라인 프랑스와 독일의 교회들도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독일의 주요 개신교와 로마가톨릭교회의 지도자들은 공동성명에서 “전쟁에는 어떤 윤리적 또는 법적인 정당화가 있을 수 없다”며 이라크의 “인도주의적 재앙”을 막아야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개신교연합 회장은 “이번 침공은 이라크의 전쟁위기를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던 우리에게 참담한 패배를 안겨주었다”며 “우리의 지원과 우리의 생각은 무엇보다 이라크의 백성들과 이라크의 교회들을 위한 최우선의 과제로 이루어져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네덜란드에서는 9개의 교회들로 구성된 Interchurch Peace Council(IKV)는 최근 몇 달간 이라크에서의 군사개입 통치방안에 대해 완강히 반대하여 논쟁을 일으켜왔다. IKV의 파버 총무는 이달초 가진 인터뷰에서 전쟁을 반대하며 이라크의 독재자를 후원하거나, 또는 전쟁을 지지하고 일방적 선제공격을 지원하는 양상으로 나타나는 등 평화활동가들이 직면한 도덕적 딜레마를 묘사했다. 2월 말 이라크의 북부지역을 방문하면서 교회대표단을 이끈 파버 총무는 교회들에게 “군사개입을 바라고 모험을 감행할 의사가 있던 이라크 국민들을 위해 잠잠히 귀 기울여줄 것”을 권면하기도 했다.

로마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라크 위기상황에 대해 평화적 해결책을 거듭 촉구해왔으며, 자신의 개인 예배처소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새벽미사를 드려왔다. 바티칸은 3월 20일 성명서에서 “유엔의 결의 수용에 있어서 이라크가 실패한 점을 개탄한다”며 “이번 충돌의 위기에 대해 평화적 해결책을 찾기 위한 협상 자체가 좌절된 현실이 한탄스럽다”고 밝혔다.

호주에서도 대 이라크 무력공격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호주가톨릭사회정의협의회 의장인 윌리엄 모리스 주교는 호주 군 역시 이라크에 대한 전쟁에 참여할 것이라는 존 하워드 수상의 발언에 대해 “호주의 역사상 최초로 교회의 축복 없이, 국회의 초당적 지지 없이, 그리고 국민들로부터의 분명한 요청 없이 전쟁을 선택했다”며 강력히 이의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