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WCC연구소, 종교의 폭력과 평화의 위기 논의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2-07-10 20:55
조회
1421
WCC연구소, 종교의 폭력과 평화의 위기 논의

세계의 종교들은 평화를 갈구하지만, 불행히도 이들 종교들은 종종 폭력과 전쟁에 관련되어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러한 역설현상을 집중적으로 다루기 위한 다종교협의회가 지난 6월 보쎄이에서 "폭력과 평화, 그리고 종교"란 주제를 갖고 8일간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WCC의 보쎄이 에큐메니컬연구소가 주관한 이번 협의회는 종교와 폭력문제에 관한 협의회의 제1차 모임으로 진행됐으며, 유럽·아시아·아프리카·중동·북미·남미지역에서 유대교·이슬람교·힌두교·불교·기독교의 대표 40명이 참석하여 "폭력의 근절은 모든 종교가 직면한 주요과제"임을 선언했다.

참석자들은 네트워크와 정보공유 및 활동강화를 위한 교육과 연대활동에 참석할 것을 결의했으며, 평화를 위한 종교간 금식기도, 비폭력의 날, 생명을 위한 축하행사 등 평화를 위한 다양한 종교간 행사들을 조직하여 가동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협의회의 강연에서 WCC의 총무 라이저 박사는 "종교공동체들과 이들의 지도자들은 전쟁과 충돌이나 정치·경제·문화적, 심지어는 종교적인 목적의 대응방안으로 폭력의 수단을 사용하는 모든 도덕적·윤리적 합법화를 철회하기 위하여 상호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가 한때는 소수종교로서 박해를 받았지만, 로마제국의 주요종교로 탄생하면서 박해자가 되었다며, 교회의 일치와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했던 점을 상기시켰으며 "이러한 사악한 종교의 동맹과 폭력의 흔적들이 '테러와의 전쟁'이란 성전의 용어로서 여전히 우리와 함께 존재하고있다"고 밝혔다.

폭력과 유린행위가 만연한 국가들의 참석자 가운데 '이스라엘의 유대인과 아랍의 화해· 공존을 위한 센터'의 부소장인 유대교의 란두 씨는 영토의 통치권을 놓고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전쟁을 벌이는 성지에서 기독교인은 중간에서 무기력한 입장이거나 제3자로서 이들의 고통을 방관하고있다며 "폭력의 역사로 일관해온 기독교인들이 먼저 무조건 용서하라는 복음의 가르침을 실례로 보여줌으로 우리의 지난 행동이 무력화될 수 있도록 도전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인도의 이슬람교연구소 교수이자 다종교여성운동의 대표인 지나트 알리 박사는 자국의 이슬람교-힌두교 충돌이 정치적으로 가동된 점을 지적하면서 "종교들이 평화만들기운동 및 타자에 대한 수용, 인류의 다양성과 다원성에 대한 인정 등의 활동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면, 보다 건설적인 세상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세계종교는 비폭력수단을 통해 지구의 평화와 생존을 위한 비전 및 행동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고, 특히 여성의 지혜는 '평화만들기' 과정에 있어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3개 지역인 중동, 르완다, 인도의 사례발표에 이어 학술적인 연구가 발표됐으며, 계속하여 각 주제별로-폭력의 논리, 권력의 사용과 남용, 정의를 위한 탐색, 다원사회에서의 종교의 정체성에 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