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성공회, '동성애 커플 축복' 둘러싼 논란으로 분열 위기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2-07-10 20:55
조회
1198
성공회, '동성애 커플 축복' 둘러싼 논란으로 분열 위기

캐나다성공회의 뉴웨스트민스터 교구가 지난 6월 15일 열린 교구회의에서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축복하는 문제를 놓고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215표 반대 129표로 가결시켰다. 이에 대해 반대하던 보수적인 입장의 8개 교회 사제들이 일제히 퇴장하면서 거센 항의와 함께 재정지원중단과 교회자산을 동결시키겠다는 주장과 함께 분열의 위기까지 맞게되자, 13인의 캐나다성공회주교들 역시 이번 결정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내는 등 세계성공회 전체가 이 문제를 둘러싼 찬반논란에 크게 휩싸이게됐다.

이에 대해 캔터베리 대주교인 조지 캐리 박사와 캐나다성공회(ACC)의 수장인 미카엘 피어스 대주교는 교단 내의 차이점이 드러났지만 일치를 호소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통한 사건진압 전쟁에 돌입했다.

이번 투표의 반대는 캐나다성공회의 보수그룹인 이쎈셜스에 의해 주도됐으며, 이번 교구의회에 앞서 케냐·중앙아프리카·남인도·동남아시아·서인도제국의 성공회수장들과 시드니와 남미의 은퇴한 대주교들로부터 이번 투표가 가결된다면 심각한 국면과 아울러 성공회의 분열 조짐이 발생할 것"이라는 서신을 받은바 있다.

캐리 대주교는 이번 교구의회에서 퇴장과 항의소동을 주도한 트레버 월터 신부의 탄원서에 대한 답장에서 "이번 교구의 결정으로 성공회의 일치가 위협받게됐다"며 오는 9월의 성공회심의협의회와 수장들의 상임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회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교구의회의 결정에 퇴장으로 반박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으며, 성공회의 분리결심을 표명한 성명서에 경각심을 표명했지만, "동성애관계는 성서가 말하는 남녀관계의 이상으로 취급될 수 없기에 이를 반대한다"며 1988년 람베쓰의회에서 세계성공회주교들에 의해 통과된 결정의 지지를 확고히 밝혔다. 당시 람베쓰의회는 "동성애자들의 결혼에 대한 축복이나 동성애자에 대한 사제서품을 합법화하라고 권고할 수 없다"며 "동성애행위는 성서에 위배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피어스 대주교는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9월 성공회심의협의회에 이 문제를 회부하겠다는 캐리 대주교의 계획을 반대하면서 오는 10월에 개최될 캐나다성공회주교회의에 앞서 "외부의 충고를 받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성공회수장들에게 보낸 공식서한에서 뉴웨스트민스터 교구의 미카엘 잉함 주교와 교구의 뜻을 옹호하면서 이들의 권위와 의사를 존중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교구는 '동성애 축복 합법화문제'에 관한 투표를 이미 1998년과 2001년 교구의회에서 치렀지만, 너무 근소한 표차로 지지를 얻었기에 승인할 수가 없었다. 이번 투표에 앞서 잉함 주교는 네달란드·독일·미국·캐나다의 다른 교단들은 이미 동성애관계를 축복하고있는 실정이라며, 이번에는 다수의 승인을 얻는다면 이를 가결시킬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를 반대하는 교회들은 캔터베리 대주교에게 "외부의 초청주교"(flying bishop)를 보내달라고 탄원했는데, 이는 영국성공회에서 여성사제를 원하지 않는 교구들과 사제들을 위해 감시하는 모든 권위가 부여된 외부의 감독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