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경제세계화문제 에큐메니컬 협의회, 대다수가 배제된 세계화 비난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1-08-08 20:09
조회
1384
동·중앙유럽의 경제세계화문제 에큐메니컬 협의회, 대다수가 배제된 세계화 비난

동유럽과 중앙유럽의 경제세계화문제를 다룬 에큐메니컬 협의회는 대다수의 국가들이 세계화의 의사결정과정에서 배제된 상황이기 때문에 세계화의 긍정적 측면을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선언문에서 밝혔다. 지난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세계교회협의회(WCC), 유럽교회협의회(CEC), 세계개혁교회연맹(WARC), WARC유럽지역협의회(EAC)의 후원으로 개최된 이번 협의회는 "동·중앙유럽의 세계화-생태적·경제적·사회적 결과에 대한 응답"이란 주제로 100여명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구 동구권의 세계화가 가져온 결과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번 모임의 주최측은 동유럽과 중앙유럽의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진지 벌써 1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현재로서 이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구 공산권지역의 여러 나라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긴밀히 논의해보아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이들 지역의 현 상황에 대한 면밀한 조사만이 아닌 이들 지역 민중들의 삶의 경험과 열망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으로 신자유주의적 가치관에 입각한 현 경제적 구조에 대한 대안적 모델들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탐구했다.

오늘날의 동유럽과 중앙유럽의 특성을 나타내는 세 가지 주요양상은 공산권몰락 이후의 체제변화, 유럽통합 그리고 세계화를 들 수 있다. 슬로바키아의 이고르 키쓰 교수는 세계화가 인류신변의 위험을 말해주는 다모클레스의 검(sword of Damocles) 또는 인류가 세계경제의 문제를 비상수단으로 해결하려는 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세계는 기로에 서있다. 이는 바로 에큐메니컬 협의회가 이 지역 내외의 교회들과 정부들 및 보다 광범위한 지역사회에게 세계화문제에 관한 메시지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말해준다.

이번에 선포된 메시지에서는 "공산주의는 구속 없는 국가의 계획에 의존했다. 그 결과,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한 방안으로 무제한의 시장논리가 여러 정치인들과 사회지도자들에 의해 환영받았다. 하지만 사회적·문화적·제도적 기본 틀이 마련되지 않은 시장이란 이 사회의 사회적 구조 자체를 파멸시키며 실패만 가져온다는 점을 이들 지도자들은 간과하고 말았다"는 점이 강조됐다.
그리고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경제의 세계화는 지역의 전통적 가치들을 위협하기 때문에 정부들은 각 국가적 경제에 있어서 세계의 금융이 결정적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저지시켜야 했다고 주장했으며, 세계화의 결정자들로 하여금 의사결정과정에 있어서 대다수의 국가들을 배제시키고 착취하는 행위들을 중단하도록 촉구할 것을 서방의 교회들에게 요청했다.

모스크바 국제정치·경제연구소의 상임연구원 로버트 메크인티레 박사는 공산주의 이후의 상황을 "여러 방면의 사회적·도덕적 파멸"로 특징지었다. 그는 이들 구 공산권국가들이 유럽연합(EU)으로의 가입과 연계하여 거짓 낙관론에 휩싸였다고, 하지만 "60%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는 폴란드와 유사한 처지의 국가들은 EU로부터 실제로 환영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1989년 구 공산권 지역에서는 1천4백만 여명이 하루에 4달러 미만의 삶을 살았으나, 1990년대 중반에는 그 숫자가 1억4천7백만으로 크게 증가했다. 헝가리의 생태학자 쯔린스키 카노쓰 박사는 모든 통계자료가 불확실하지만 동구권 마을의 대다수가 궁핍한 삶에 시달리고 있는 모습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으며, 수천만의 유럽인들이 곤궁한 삶으로 추락하면서 EU는 어떤 전쟁보다 오랜 기간의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은 과장됐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회는 이러한 평가작업에 반응하면서 교회들이 신도들에게 경제가 어떤 모습으로 작용하는지를 이해하도록 교육시킴과 동시에 이들로 하여금 정의로운 경제를 증진시키도록 가르쳤어야 했다는 점을 경고했다. 그리고 특히, 여성들이 공공사회의 유익에서 종종 배제됐다는 사실을 주목했는데, 국가가 "축소"되는 세계적인 경향으로 여성들은 사회로부터 불이익을 당하면서 건강과 교육비 절감 및 그밖에 부가적인 부담이 여성들에게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한때 대부분이 남반구 국가들로 분류된 국가들은 현재 세계적인 문제점으로 남게됐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회는 논의를 통해 문화적 전통과 역사적 경험 및 경제적 발전이 동유럽과 중앙유럽의 여러 국가들에서 매우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부각시켰다. 그러나 협의회의 참가자들은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정부들은 국가들간의 진정한 협력과 교류 및 일치된 행동을 마련하기 위한 기회들을 증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는 바로 또 하나의 다른 세계화의 모습이라고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이번 부다페스트모임의 선언문은 오는 8월 12일부터 17일까지 피지의 난디에서 "경제의 세계화: 희망의 섬"이란 주제로 개최될 '세계협의회(global consultation)를 통해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 유럽, 카리브해, 북미, 라틴아메리카, 그리고 태평양지역 교회들의 목소리와 전망들에 합류하여 반영될 것이다.

세계교회들은 이렇게 세계화문제에 관한 일련의 협의회를 추진하면서 이의 대처방안을 마련하려고 노력중이다. 지난 1998년에는 방콕에서 WCC와 WARC가 공동으로 "세계화와 상황고백"(Globalization and Status Confession)이란 주제로 아시아지역에서 최초로 세계화문제에 관한 협의회를 가졌으며, 향후일정으로는 2002년과 2003년 서유럽과 북미 및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지역을 위한 협의회가 남아있다. 이러한 일련의 협의회들을 통해 WARC는 2004년 총회에서 경제의 세계화는 교회의 고백-상황고백의 문제로써 다루어야 한다고 선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유사하게 WCC 또한 차기총회를 위한 준비로써 경제의 세계화에 대한 대안들을 신학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