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호주, 성공회 대주교 총독임명으로 논란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1-05-08 20:03
조회
1093
호주, 성공회 대주교 총독임명으로 논란

호주에서는 성공회 대주교인 피터 홀링워스가 기독교인으로는 최초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지위를 대신하는 헌법상 최고지위인 총독으로 임명됨에 따라 정교분리 및 호주의 현대사회에 대한 영국여왕의 통치권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면서 논란이 일고있다.

홀링워스 총독임명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대체로 환영의 뜻을 표명했지만, 일부 교계지도층에서는 성공회에만 특별한 지위를 부여한 듯한 인상을 준다며 비판을 제기했다. 존 하워드 수상은 기독교계의 비판을 일축하면서 "전임총독은 독실한 카톨릭신자였으며, 그 이전 총독은 노동당수로서 무신론자였다. 이는 우리사회가 편중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목회자나 사제이기 때문에 총독임명의 결격사유가 된다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고 밝혔다. 홀링워스 자신도 기자회견에서 "성직자는 국가의 고위직에서 배제돼야한다는 논리는 심각한 차별행위"라며 "교회와 국가의 경계를 분명히 할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교계일각에서는 성공회 캔버라 교구의 조지 브로우잉 대주교를 비롯한 일부 성공회 성직자들과 저명한 침례교 목회자인 팀 카스텔로 목사 등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으며, "주교의 총독임명은 헌법에서 금하는 국가와 교회의 연합관계를 이룰 것"이라고 비판했다.

호주신문의 종교문제 편집인 머레이 신부는 홀링워스 대주교는 자신의 종교적 역할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영국교회의 최고통치권자인 영국여왕의 지위를 대신하여 수행할 총독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제시했다. 하지만 호주성공회의 수장인 피터 칸레이 박사는 이러한 비판을 반박하면서 "호주성공회는 영국교회와는 엄연히 다르게 자치적 독립단체"라며 홀링워스 대주교는 오는 6월 총독에 취임하면서 성직을 은퇴할 것이며 더 이상 성직의 직함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홀링워스의 총독임명을 둘러싸고 호주의 총독제도는 영국 식민지시대의 산물이라는 논란이 거듭 불거지고 있다. 이 문제는 호주의 역사상 최대이슈로서 1975년부터 제기돼왔다. 1999년 호주는 수상과 영국여왕이 협의하여 총독을 임명하는 대신 국회가 임명하는 대통령을 호주의 최고통치권자로 하는 공화국제도를 수립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했지만 부결됐었다.
비록 이 투표가 실패로 끝났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여전히 공화국을 선호하고 있다. 다만 호주국민들은 국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하는 대통령제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