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뉴델리 국제협의회, 카스트제도의 심각한 인권유린 비난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1-03-12 20:00
조회
1345
뉴델리 국제협의회, 카스트제도의 심각한 인권유린 비난

인도의 신분차별제도인 카스트제도의 차별정책과 인권침해에 대한 국내외의 비난 속에서 지난 3월 1일부터 4일까지 뉴델리에서 개최된 '인도 카스트제도의 인종차별문제 국제협의회'는 인도정부와 국제사회에게 "이러한 반인륜적 범죄를 종식하라"고 촉구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오는 8월 말 남아공에서 개최될 인종차별문제유엔위원회에서 공식의제로 다루어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국제협의회는 달리의 인권을 위한 전국캠패인(NCDHR)의 주관으로 30개의 국내외단체들 참여 속에 진행됐으며 "인종차별, 외국인배척현상, 인종편협주의문제를 다루는 인종차별문제유엔세계위원회(WCAR)를 위한 준비모임"으로 개최됐다. 이에는 NCCI와 카톨릭단체를 비롯한 몇몇 교회단체들도 후원단체로서 참여했다.

카스트제도의 주요 희생자는 인도의 1억8천만 명에 달하는 달리계층으로, 이들은 이곳의 원주민들과 함께 인간의 신분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불가촉 천민'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에서는 달리에 대한 편견이 만연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 달리계층은 부유층들을 위한 노동력을 제공하고있는 현실 속에서도 상위신분과는 철저히 분리된 차별적 삶을 살고 있으며, 여러 가지 비천한 일과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

이번 국제협의회는 달리들이 직접 참여한 증언들과 4일간의 뜨거운 논의과정을 거쳐 발표한 선언문에서 "카스트제도에 기초한 차별행위가 WCAR의 공식의제로 채택되는 것을 저지시키려는 인도정부의 활동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고 "다른 정부들에게 이 문제가 WCAR의 의제로 다루어지도록 지지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선언문은 "불가촉천민으로 배척하는 행위(Untouchability)는 반인륜적 범죄행위"라며 "혈통과 신분으로 분리시키고 억압하는 카스트제도는 인종차별정책으로서, 종교와 상관없이 동등하게 희생자를 낳고있는 엄연한 인종차별주의"라고 밝혔다.

달리를 위한 인권활동가로 2000년 케네디 인권상을 받았던 마크웬은 NCDHR의 코디네디터로서 "우리의 목적은 달리의 문제를 세계적으로 부각시켜 해결하려는 데 있다"며 "우리의 요구는 국가가 카스트제도가 아닌 법으로 집행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난날 인도는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 반대 캠패인에 크게 기여했는데, 이제는 "인도의 차례"라며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세계가 제기하는 것을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여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교회단체들은 이 운동에 참여하면서도 이는 종교에 근거한 운동이 아님을 강조했다. NCCI의 달리문제 관련담당자는 "이는 일반사회운동이다. 우리는 이 문제가 기독교적 관점에서 부각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힌두교근본주의자들로부터 이는 인도의 힌두교를 국제적으로 훼손시키기 위한 기독교의 음모라는 반작용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의 저명한 루터교회지도자 라자라트남은 이번 국제협의회에서 "모든 달리는 자신들의 억압을 종식시키기 위해 하나로 단결해야 한다"며 모든 달리계층 집단들에게 "억압의 신분제도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종교와 정치적 영향력에 상관없이 총 단결할 수 있는 연맹제도를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