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WCC총무, 에큐메니컬적 연대 및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하이티 방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0-05-22 00:34
조회
1131
WCC총무, 에큐메니컬적 연대 및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하이티 방문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총무 콘라드 라이저는 4일간의 일정으로 하이티를 방문하여 개신교 및 카톨릭 대표들을 만났으며, 수상 알렉세이스와 그밖에 여러 반대집단들과의 면담을 통한 마라톤협상을 마치고 돌아왔다.
라이저는 5월 21일 치러질 차기선거를 위해 카톨릭과 개신교교회들이 협력하여 당국의 책임성을 촉구한 용감한 성명에 대해 감명을 받았다며 각종 정치집단들과의 만남을 통해 카리브해의 작은 공화국인 하이티는 절대적으로 대화와 협상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이를 발휘하도록 촉구했다고 밝혔다.
하이티는 실질적으로 국가의 모습을 상실한 상태라고 알렉세이스 수상은 라이저와 하이티 개신교연맹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암묵적으로 인정했다. 하이티는 교육과 공공의 건강문제와 같은 국가의 공공분야에 대한 책임감이 거의 전적으로 민간분야에 맡겨져 있는 상황이며, 현재 교회들은 공공과 민간분야 모두를 위해 매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이 없다면 하이티국민의 50%는 거의 기본적인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회들은 복음의 이름으로 그리고 하이티국민들을 위한 철저한 책임감을 띠고 하이티정부로 하여금 국가로서의 의무를 다해주기를 솔직한 심정으로 밝혔으며, 이를 촉구하는 선언을 지난 4월 3일 발행했다. 작년 1월 대통령령에 의해 국회가 해산됐으며, 정부는 헌법의 명문화에도 불구하고 이미 세 번이나 총선을 미루어왔다. 이렇게 민주적 제도가 미비한 현실이기 때문에 교회들은 5월 21일의 선거가 치러지지 않을 경우 하이티는 생존할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나름대로 조국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들은 수상과의 면담자리에서 이러한 자신들의 우려를 표명했으며 하이티 개신교연맹 총무는 이 자리를 빌어 "기독교인으로서 하이티의 지도층과 나머지 대중들간의 삶의 양식이 이처럼 불균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현실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국가의 신임도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이러한 대화의 자리를 통해 라이저는 하이티교회들을 지지한다고 표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들의 용맹스런 자세와 조국의 재건설을 위한 이들의 실천적 의지에 대해 칭찬했다. 그는 또한 알렉세이스 수상에게 현 정부의 합법성 결핍에 대해, 즉 국가가 전적으로 정지상태에 놓여있는 현실을 강력하게 표명했다. 마지막으로 라이저는 선거만이 전 상황을 대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현재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시민의 평화 및 정의를 재구성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임을 말해준다고 역설했다.
민주적인 선거가 예정대로 5월 21일 치러진다면, 이 나라의 정치세력들은 정부와 국회가 서로 협력해야할 책무를 지니게 된다. 선거 이후의 당면과제는 바로 협상의 문화로서 이 나라는 여전히 독재의 망상에 사로잡혀 이를 이루는 정신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급선무는 하이티의 민주주의제도 수립을 위한 길을 계속 마련하는 데에 있다고 하겠다. 라이저는 교계 및 정계의 모든 지도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이러한 입장을 재차 강조하여 밝혔다.
방문 마지막 날인 5월 14일 라이저는 포트 아우프린스의 제일침례교회(the First Baptist Church)에서 모든 개신교교단들이 참여하는 예배의 자리에서 설교초청을 받았다. 천명의 회중들 앞에서 설교하기 전에 라이저는 하이티의 주민들을 격려했으며 5월 21일 주일날 치러지는 선거에 반드시 투표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이들에게 사람을 선별하여 "좋은 길을 안내하는 목자를 아는 양"같이 되라고 촉구했으며, 진정으로 조국의 유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물들을 선택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량의 인구가 선거인 명부에 등록됐지만, 사람들은 최근 몇 주간 자행된 공적 인물에 대한 여러 폭력사건으로 인해 현재 시민권 행사 자체를 두려워하고 있는 실정이다.
라이저의 메시지는 시민사회와 뜻을 같이하는 하이티교회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내용이었으며, 또한 "이 나라의 미래는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며 각자가 두려움을 떨쳐내고 투표할 것을 간곡히 요청하는 내용으로 일관했다.
라이저는 이날 제일침례교회로 향하기 전에 하이티의 유니온사립대학으로부터 명예법학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