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보존

만남 주선 부탁 후…빈손의 北, 등돌린 美 (경향, 4/14)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23:15
조회
709
**만남 주선 부탁 후…빈손의 北, 등돌린 美 (경향, 4/14)

북한의 요구로 이뤄진 도쿄 ‘장외 6자회담’은 북한이 ‘선 금융제재 해제’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바람에 북·미 접촉이 이뤄지지 않은 채 막을 내렸다. 6자회담 조기 재개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2일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도쿄 회동은 ‘미국과의 만남을 주선해달라’는 북측의 요구에 따라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측의 조건없는 6자회담 복귀라는 미국의 확고한 입장을 설명하고, 북측에 회동이 이뤄질 경우 구체적인 6자회담 재개 날짜 등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는 미측의 회담 참여를 반신반의했으나 미측은 전격 수용, 크리스토퍼 힐 미측 수석대표를 파견했다. 어렵사리 불씨를 살린 북·미 접촉은 8일 천영우 대표와 김계관 대표의 첫 만남에서 깨져버렸다. 북측이 회담 재개 날짜에 대한 입장 등 전향적인 자세를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대표는 6자회담이 열리면 비핵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지만 이에 앞서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만 반복했다.

천대표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회담 재개 날짜에 대해 나름대로 입장을 가져왔으면 양자접촉은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빈손’으로 왔다는 사실을 확인한 미측은 “북한과 만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중 양국은 11일 밤늦게까지 ‘집요하게’ 북한을 설득했으나 김대표는 끝내 회담 재개 날짜를 제시하지 않았다. 결국 북·미간의 뚜렷한 입장차만 재확인한 셈이 되고 말았다.

향후 6자회담 재개 여부는 북한의 태도 변화에 달려있다. 한·중·일·러 등 참가국이 한목소리로 북한의 조건없는 6자회담 복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대표는 “다른 참가국들이 북한에 보낸 메시지는 동일하며 그 메시지를 앞으로 어떻게 소화하고, 대책을 세울 것인가는 북한의 몫”이라며 “북한의 입장 변화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6자회담 재개는 북한의 태도 변화라는 외길밖에는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