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보존

[기고] 저출산문제 해결하려면 (경향, 4/12)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23:13
조회
521
**[기고] 저출산문제 해결하려면 (경향, 4/12)
〈이웅진/결혼정보사 선우 대표〉

저출산이 국가와 사회의 현안으로 떠올랐다. 물론 저출산 문제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과 효과적인 해결책은 정부가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정부에만 기댈 수 없다.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과 인식의 전환 역시 중요한 일이다.

1973년 4.10명이었던 출산율은 불과 10년 만인 84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76명으로 떨어졌다. 이때는 여성이 노동현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되기 시작한 시기이다. 이로써 여성의 사회활동이 저출산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고 여성에게 저출산의 주범이라는 멍에를 씌울 수 있는가. 그렇게 따지면 여성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사회, 맞벌이를 통해 경제적 안정을 원했던 남성들 역시 책임이 있다. 이런 경제논리로만 저출산을 진단할 수는 없다. 저출산 이면에는 아이를 낳지 않는 것 외에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또 다른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결혼문화의 가장 큰 문제는 만혼여성의 증가와 농어촌 남성들의 소외이다. 전통적으로 배우자 선택기준은 남고여저, 즉 남자가 여자보다 조건이 나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회활동을 통해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를 획득한 여성들은 점점 조건 좋은 상대를 원하게 되고, 한편으론 결혼하지 못하는 남성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농어촌 남성들은 국제결혼이라는 해결책을 찾고 있지만,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면서 만혼여성 층은 오히려 더 두꺼워지고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남고여저의 배우자 선택의 틀에서 벗어난다면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질 것이고 일정부문 저출산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가족 공동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과거에 비해 부모의 권위가 많이 약화되고, 분가로 인해 가족간 유대가 줄어들면서 출산과 육아는 당사자인 부부의 몫이 되었다. 출산율이 4명대이던 70년대만 하더라도 출산은 가족 전체의 관심사였다. 아이를 많이 낳더라도 가족과 주변의 도움으로 육아가 가능했다. 이런 아동양육 체계가 깨지면서 저출산이 가속화되었다. 가족공동체, 내지는 그 대안으로 지역공동체가 작동하도록 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인식의 변화도 뒤따라야 한다. 지금은 생기는 대로 아이를 낳는 시대가 아니다. 젊은 세대는 아이를 꼭 낳아야 하느냐는 본질적인 고민부터 한다. 이런 경향은 갈수록 커질 것이다. 따라서 지원책과 더불어 결혼 이전 세대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 인식변화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배우자 선택, 남녀 성 역할, 이성에 대한 인식, 연령 등에 구애받지 않는 유연한 결혼관의 정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이 양육을 위한 사회구조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신축 아파트에 보육시설 건립을 의무화하고 기존 아파트에는 관리사무소나 노인정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 예이다. 더불어 직장내 탁아소 운영자에 대한 혜택부여도 고려해 볼 만하다.

국민적 합의와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책, 국민들의 인식전환, 여기에 저출산 해결의 열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