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보존

평소에도 소외계층에 관심을 (한겨레, 4/10)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23:11
조회
557
** [독자기자석] 평소에도 소외계층에 관심을 (한겨레, 4/10)

한국인 혼혈아로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미식축구선수 하인즈 워드의 방한이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방송과 신문은 연일 그의 행보를 쫓고, 정치인들은 뒤질세라 그를 초청하여 사진찍기에 바쁘고 한발 더 나아가 혼혈인 차별금지법을 만들겠다고도 한다.
나 역시 한국인으로서 그의 성공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이역만리 타향에서 온갖 고초를 겪어내고 아들을 세계최고의 선수로 키워낸 한국인 어머니의 강인함은 가슴이 뭉클하고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왜 늘 성공한 사람에게만 관심을 가지는 것인지 안타깝다. 혼혈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차별과 인권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인즈 워드가 서울시청을 방문한 그 시간에도 중증장애인들은 자신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시청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었다. 사회 여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고,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어루만져야 할 언론들조차 상업적 잣대로 뉴스의 가치를 평가하고 양지만 찾아다니는 느낌이다.

혼혈인에 대한 관심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하인즈 워드가 돌아간 뒤에도 여전히 그들은 우리 사회의 약자로 힘든 삶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언론이든 정치권이든 잇속이 되는 곳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평소에도 소수자·약자와 그늘진 소외계층에게 관심을 갖기를 희망한다.

이재현/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