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보존

** 왜 한국 승리가 친북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한겨레, 3/18)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22:58
조회
399
**[필진] 왜 한국 승리가 친북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한겨레, 3/18)

지난 15일 한국 야구가 미국을 격파하자 한나라당 대변인인 이계진 의원이 한 마디 했다. “이는 선린을 중시해야 하는 외교무대에서 매우 우려되는 일로, 일본과 미국을 자극해 새로운 무역장벽이 생기거나 동북아 안보에 구멍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 외교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대국만을 골라 꺾은 것이 우발적인 것인지 아니면 정부의 지시였는지 의혹이 있으며, 이런 의혹은 반드시 규명 돼야 한다.”

물론 농담으로 한 말이다. 그러나 하나도 웃기지 않는 농담을 한 번 웃자고 해대는 그의 의식 속에는 어떤 무의식이 자리 잡고 있을까? 그것은 노무현 정권은 친북 반미 정권이라는 단 하나의 리비도다. 미국과 이견을 보이면 반미. 북한을 도와주면 당연 친북이다. 더구나 미국은 일본과 연대해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가. 따라서 이제 반일만 해도 친북 반미가 된다. 한나라당에게 노무현 정권은 지금껏 그랬고 아무리 싫어도 반드시 친북 반미 정권이어야 한다. 그래야 친북 반미를 두려워하는 모든 국민의 편에 서서 한나라당이 차기 정권을 잡는다.

사학법 통과 때 이를 학생들에게 친북 반미 이데올로기를 주입시키기 위한 술책이라고 몰아붙였던 한나라당인 바에야 아무리 야구 경기라 한들 이 속에서 반미의 논리를 못 만들어 낼 리 없다. 감히 미국을 꺾어 놓다니. 친북 반미 정권의 지시가 없다면 과연 이것이 가당키나 한 일일까. 더구나 미국의 아시아 맹방인 일본마저 무릎을 꿇게 하다니. 이것은 당연 미일과 적대하겠다고 결심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한나라당의 농담이 정말 국민을 웃기려면 한 가지가 더 추가 돼야 한다. “핵 문제로 미국과 대립하는 북한에게 미국의 패배는 더 할 나위 없는 기쁨이다. 한국의 미국전 승리는 북한을 기쁘게 한 친북행위이며 따라서 적을 이롭게 한 한국 야구단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돼야 한다.” 그리고 충정어린 눈빛으로 한 마디 덧붙여야 한다. “앞으로 자신의 안위를 지키려는 모든 운동선수들과 감독들은 한일전과 한미전에 신중해야 한다. 지든지 아니면 최소한 비겨야지 절대 이기면 안 된다. 그것도 통쾌하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