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온난화 ‘최악’ (한겨레, 3/15)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난 100만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극해를 뒤덮고 있는 얼음은 2년째 겨울에도 원상태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마침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최근 과학자들이 ‘금지선’으로 여겼던 380ppm을 넘어 381ppm에 이르렀다고 영국 <비비시(BBC)>가 미국 해양대기국 조사 결과를 14일 전했다.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 100ppm이나 높은 수치이며, 지난 100만년 이래 최고치라고 과학자들은 지적한다. 증가율은 30년 전보다 2배나 높아졌다. 지난해에만 2.6ppm이 증가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구온난화의 정도를 측정하는 리트머스시험지다. 피에터 탄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 국장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구의 운명을 재는 시계”라며 “지구가 마침내 거대한 기후 변화의 문턱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영국 정부의 과학고문 데이비드 킹 박사는 “인류가 기후를 바꿨음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인공위성 관측 결과, 2004년 이후 여름에 녹았던 북극해의 얼음이 겨울이 되도 복원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북극해가 이상기온으로 말미암아 자기조절능력을 상실한 징표로 해석한다고 영국 <인디펜던트>는 지적했다.
북극해의 얼음은 1979년 인공위성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적어졌다. 마크 세레스 미국 눈·얼음자료센터 소장은 “북극해의 얼음이 2005년 9월, 10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북극해가 지구온난화에 반응하기 시작했음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북극해의 온도가 상승해 얼음이 녹으면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 대륙의 기후안정성이 심각하게 위협받는다. 북극의 온도는 최근 몇년새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 핵잠수함을 타고 북극해를 관찰한 피터 워드암스 캠브리지대 교수는 “지난 겨울 유럽의 뒷마당인 베른해의 대부분에 얼음이 끼지 않았다”며 “이는 과학자들이 기후모델로 예측했던 것보다 빠른 변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