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보존

사교육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한겨레, 3/10)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22:54
조회
412
** 사교육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한겨레, 3/10)

언제부턴가 사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우리 국민의 뇌리 속에 자리잡았다. 얼마 전엔 공영방송이 ‘사교육, 뿌리뽑을 수 없는가’란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2004년에는 학원이 8대 민생사범에 포함돼 강·절도, 사기꾼과 같은 대접을 받아야 했다.

사교육, 즉 학원 때문에 공교육이 붕괴되었다는 말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급락한 것도 사교육비 때문이고, 학원비 때문에 엄마가 파출부나 할인점 점원으로, 심지어 노래방 도우미로까지 나서 가정이 파탄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과연 학원은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공공의 적’같은 존재인가?

이 땅의 수많은 학교에서 존경스러운 선생님들의 열정과 애환의 미담이 넘쳐나듯, 수많은 학원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열정과 아픔의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 역사를 봐도 수백년에 걸친 사교육의 업적을 외면하거나 무시해서도 안된다. 공교육이 교육수요자가 요구하는 다양한 형태의 모든 교육을 책임질 수 없음에도 “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방과후 학교’라는 정책으로 학교를 학원화하려 하는 것은 또 어떻게 봐야 하는가? 수업료 외에 별도의 수강료 책정과 징수, 교육업체와 강사 선발 등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각종 비리에 신성한 교육현장인 학교를 내맡기기 보다는, 공교육을 내실화하고 교사들의 과도한 수업부담을 덜 수 있는 교과보조 강사를 활용하는 것이 학교 현장의 절실한 요구이자 공교육의 파행을 막는 길일 것이다.

공교육만으로도 교육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고도 남을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다양한 교육수요가 생겨난 지금은 더는 ‘공교육 만능시대’가 아니다. 공교육은 이제라도 과거의 패러다임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사교육을 달라진 세상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공교육과 사교육이 각각 오른발과 왼발이 되어 힘차게 21세기의 도전에 맞서 나가자. 이제는 사교육에 대한 발상의 대전환이 우리 모두에게, 특히 위정자나 교육정책 담당자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이강림/명일학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