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슬람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 증가 (한겨레, 3/11)


다수 미국인들이 이슬람교도들은 과도하게 폭력적인 경향이 있다고 말하는 등 미국 사회에서 이슬람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9.11 사태 직후보다도 높아진 것으로 9일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미국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절반 가까운 46%가 이슬람교에 대해 \"비우호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답해 \"우호적\"이라는 답변(43%)보다 많았다.

이는 이슬람교에 대한 비우호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는 답변이 9.11 테러 이후인 2002년 1월 조사보다 7% 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또 조사에선 \"주류 이슬람교가 비(非)이슬람교도에 대한 폭력을 고무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면 평화의 종교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절반이 넘는 54%가 `평화의 종교\'라고 답했으나 \"폭력을 고무하고 있다\"는 답변이 33%에 달했다.

2002년 1월 조사에선 14%가 `이슬람교가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답변했었다.

이어 \"다른 종교들과 비교해볼 때 이슬람교에 더 많은 극단주의자들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58%가 \"더 있다\"고 답변한 반면, \"적다\"는 응답은 3%에 불과했으며 \"같다\"는 대답이 34%로 나타났다.

또 조사자 3명 가운데 1명(34%)은 최근에 다른 사람들이 이슬람교도에 대한 편견을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밝혔고, 아랍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들었다는 답변은 43%에 달했다.

이와 함께 \"이슬람교도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다\", \"아랍에 대해 선입관을 갖고 있다\"는 답변도 각각 25%를 차지했다.


포스트지는 일반적으로 이슬람교와 아랍이 항상 연결돼 언급되지만 대부분 이슬람교도는 아랍의 후손이 아니며 가장 많은 이슬람교도를 가진 나라도 아랍국가가 아닌 인도네시아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과격행동에 초점을 맞춘 언론 보도와 정치적 언급들이 부분적으로 이슬람교에 대한 미국인들의 부정적 인식을 촉진시켰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이라크 전쟁이 종전 기미없이 4년째에 접어들고, 아랍 회사의 미국 6개 항구 운영을 둘러싸고 부시 행정부와 의회가 논란을 벌이고 있으며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 풍자 만화를 둘러싸고 유럽과 아랍국가들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