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보존

위인유기(爲仁由己)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22:51
조회
863
위인유기(爲仁由己)

공자(孔子)의 중심적인 사상은 대체로 『논어』에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논어』가 구현하고자 하는 본질을 하나만 들자면 ‘인(仁)’이라는 글자일 겁니다.
공자가 가장 아끼고 사랑했으며, 자신을 이을 제자로 믿었던 가장 확실한 제자 중의 한 사람은 바로 안회(顔回)라는 분이었습니다. 그의 높은 학문과 덕행 때문에 우리는 흔히 그분을 ‘안자(顔子)’라고도 호칭합니다. 『논어』의 안연편((顔淵篇)은 안회가 공자에게 인(仁)이 무엇인가라고 묻는 ‘문인(問仁)’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인(仁)을 묻는 제자의 질문에 공자는 역시 명쾌한 답변을 합니다. “나의 사욕(私慾)을 이기고 예(禮)로 돌아가면 인을 행함이니, 하루라도 자신의 사욕을 이기고 예로 돌아가면 온 세상도 인으로 돌아가나니, 인을 행함이 자신으로 말미암지 남으로 말미암겠는가?”(克己復禮 爲仁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 爲仁由己 而由人乎哉 : 『논어』안연편)

요즘 말로라면 인을 행함이 내 탓이지 남의 탓이 아니라는 것을 공자가 설파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주자(朱子)는 “인(仁)이란 본심(本心)의 전덕(全德)”(本心之全德)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역시 손에 잡히거나 눈이 보이도록 명확한 해석이 아님은 분명합니다. 여기에도 다산은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해석에서 벗어나 확실하게 실천이 가능한 내용으로 분명한 해석을 내립니다. “인이란 사람이니 두 사람이 인을 행한다. 아버지와 아들이 각자의 본분을 다하면 인이다. 임금과 신하가 각자의 직분을 다하면 인이다. 남편과 아내가 자신들의 직분을 다하면 인이다. 인이라는 이름은 반드시 두 사람의 사이에서 나온다…”(仁者人也二人爲仁 父子而盡其分則仁也 君臣而盡其分則仁也夫婦而盡其分則仁也 仁之名 必生於二人之間 :『논어고금주』) 인(仁)이라는 글자가 사람(人)이 둘(二)임을 근거로, 참으로 쉽고 분명한 해석을 내린 것이 다산입니다.

스승과 제자, 상관과 하급자, 친구와 친구, 그들 모두가 각자가 해야 할 책임만 다하면 유교의 근본 사상인 인(仁)이 실현된다는 다산의 논리, 실천의 철학은 그렇게 세워졌습니다. 실천이 없는 이론, 그것으로는 역사가 바뀌지 않음을 다산은 역력하게 설명하였습니다.

박석무 드림

출처:<다산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