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미국의 인권침해국 비난에 중국 “너나 잘하세요~” (한겨레, 3/10) (2006/06/07)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01:13
조회
1016
** 미국의 인권침해국 비난에 중국 “너나 잘하세요~” (한겨레, 3/10)

미국 국무부는 8일(현지시각) 발표한 ‘2005년 인권보고서’에서 세계 196개국 가운데 버마·벨로루시·북한·이란·중국·짐바브웨·쿠바 등 7개국을 ‘가장 조직적인 인권침해국’으로 지목했다. 중국을 빼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규정한 나라와 겹친다. 이에 대해 다음달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는 중국 국무원은 9일 ‘2005년 미국의 인권기록’을 발표해, “미국은 자기 나라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선 유독 입을 다물고 있다”고 맞비난했다.

북한=미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북한 인권 실태를 “여전히 극도로 열악한 상태”라고 규정했다. 국무부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나라”라며 “구조적으로 억압적인 정권은 시민 생활의 모든 영역을 통제하고 있으며, 표현·종교·언론·결사·집회의 자유를 부인하고 노동권도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무부는 언론보도와 비정부기구의 보고, 탈북자 증언 등을 근거로, “북한에서 자의적 처형·고문·납치·실종 등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으며, 정치범수용소·노동교화소 등 10개 미만의 수용소에 15만~20만명이 갇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유엔 특별보고관의 보고서와 여러 비정부기구의 전언을 근거로, 북한이 비정치적 이유로 탈북했던 주민에 대한 처벌을 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한=국무부는 남한 정부가 시민의 인권을 존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유엔 인권위원회가 국가보안법을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의 완전한 실현을 가로막는 대표적 장애물”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남한 국회는 이 법의 개폐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남한 정부의 법제도 정비와 교육 등 다각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성에 대한 가정폭력, 성폭력, 매매춘, 인신매매, 여성·장애인·소수자 차별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폭력을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이밖에 2005년 외국인과의 결혼 비중이 10%에 이르렀으나, 국적 취득에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의 상호비난=미국이 중국 정부의 반정부 인사에 대한 탄압 및 출판·방송·인터넷에 대한 통제 강화 등을 들어 중국을 인권침해국으로 꼽자, 중국 국무원은 “미국이 자기 나라의 엉망인 인권기록은 무시한 채 ‘세계의 인권심판관’을 자처하며 세계 190여개 나라의 인권상황을 경솔하게 비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이러한 비난을 의식한 듯 자국이 자행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내의 인권유린 실태를 예로 들며 “모든 이를 위한 자유와 정의를 향한 여정이 얼마나 멀고도 험한 것인지 알게 됐다”며 자국의 인권 보호 실패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