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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 고이즈미, 후회할 때가 있을 것이다! (한겨레, 4/28)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12 23:28
조회
712
**[필진] 고이즈미, 후회할 때가 있을 것이다! (한겨레, 4/28)
  

노무현대통령은 특별담화를 통해서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사실을 대내외에 확고히 천명하였으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소유권 주장에 대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해 대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제까지 조용한 외교를 고수해 오다 결국은 조금씩 조금씩 밀린 나머지, 일본이 독도근해 수로탐사를 명분으로 합법적인 영토침범을 감행하려 기도하게 까지 되었다.

우리 정부가 독도문제에 관하여 조용한 외교를 견지했던 것은, 일차적으로 우리가 실제적으로 독도를 점유하고 있고, 이를 일본측에서 암암리에 인정을 해 줄 것이란 소박한 믿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영국정부와 손을 잡고, 독도를 자국령 ‘다께시마’로 표기한 영어판 해도를 대량으로 제작하여 영국의 해외 판매망을 통해 판매하기로 영국 정부와 협약하는가 하면, 자국의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기재하라고 지시하는 등, 독도가 그들의 영토라는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데 주력해 왔으며, 급기야 정부가 독도 근해의 해저지명을 한국명으로 등록하려는데 대해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그들이 결코 독도를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했다.

노대통령의 지적대로 독도는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후 한국 침략을 단행할 때 가장 먼저 점령한 곳으로서, 바로 이 독도로부터 한국침략이 시작되었기에, 이제와서 일본이 독도를 그들의 땅이라고 다시 주장하는 것은, 그들의 한국에 대한 노골적인 침략의사를 대외적으로 표명한 행위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일본의 야꾸자 출신이며 스스로를 ‘사무라이’라고 자랑스럽게 칭하는 그의 아비, 고이즈미 준야의 피를 그대로 이어받고, 또한 그 아비의 극우 군국주의 교육을 철저히 받아 온 일본 수상 고이즈미는, 노대통령의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너무도 당연한 주장에 대해서 노대통령의 담화문은 ‘지방선거를 앞둔 선거용’일 따름이며, ‘한국과 중국은 후회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하며 ‘적반하장’의 위협을 하고 있다.

참으로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서 진주만을 공습하고, 동아시아의 수백만 양민들을 살해했던 일본의 전쟁 원흉들의 만행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그들은 의학, 화학, 생물학 등의 각종 실험도구로 인간을 사용하는 생체실험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1937년 12월13일에는 난징학살 사건을 일으켜, 중국군과 민간인을 상대로 6주에 걸친 잔혹한 살육행위를 자행했다. 수천, 수만명의 중국인들이 기관총 세례를 받거나, 목이 베여 강에 던져지거나, 산 채로 태워졌다. 또 가축처럼 묶인 채 일본군 총검술의 연습물이 되는가 하면 ‘100명 목 베기’ 경쟁 중에 희생됐다. 노인과 어린아이도 예외가 아니었다. 여성은 노소를 막론하고 강간 후 무참하게 살해됐다. 40여일간 학살된 사람들은 난징 인구의 절반이 넘는 30만명에 달했다. 존 마기가 찍은 동영상. 필름 안에는 거리에 널린 수 많은 시체들과 일본군이 찌르고, 베고, 강간하고, 불 태운 환자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참으로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그들은 또한 관동 대지진의 원인이 조선인들 때문이라고 하여 수천명의 무고한 재일 조선인들을 무차별 살해하였다. 강제 징집된 학도병들과 징용된 청년들이 꽃다운 청춘을 이름 모를 이국 땅에서 묻어야 했으며, 아직 앳되디 앳된 어린 소녀들이 꽃을 채 피워 보지도 못한 채 일본군의 정액받이 역할을 하다 쓰러져야 했다. 나라를 찾고자 하던 수많은 애국열사들이 국내에서, 만주에서, 상하이에서, 러시아에서 그들의 한 많은 생을 마쳐야 했다.

이러한 인간으로서는 차마 저지를 수없는 잔인한 만행을 수없이 저지른 악마들인 전쟁 범죄자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참배하는 고이즈미는, 그들 악마들을 자신의 영웅들로 숭배하고 있고, 그들 악마들의 동아시아 정벌이 수포로 돌아 간 것을 못내 아쉬워하는 일본 신극우, 군국주의자들의 수뇌인 것이다!

이제 노대통령의 독도에 관한 특별담화에 대해, 그의 조상들이 인류와 한국민들에게 지은 죄악 행위에 대해 겸허히 사죄하고 이를 받아들이기는 커녕, ‘한국과 중국이 후회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협박을 해대니, 과연 인간이기를 포기한 일본의 살인마들의 후예답다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다.

이러한 파렴치한 고이즈미의 일본과는 달리 독일은 오데르-나이세 국경 문제에 대해서 유연하게 대처를 했다. 오데르-나이세 국경문제란 오데르강과 나이세강 두 강을 경계로 2차 대전 때 소련이 자신들이 점령한 폴란드 땅 18만㎢를 편입하고, 그 대신에 독일 땅 10만㎢를 폴란드에 넘겨준 데서 비롯됐다.

통일전 서독은 이에 대해 서방국가와 함께 강하게 반발하다 점차 과거 침략사에 대한 반성 차원에서 이 국경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고, 결국 1989년 독일 통일 논의 과정에서 이를 존중하는 결단을 하게 되었다.

1989년 2차대전 전승국과 양 독일간의 회담에서 독일은 통일독일의 조건으로 현 국경선을 영구 인정하기로 합의했고, 이에 따라 오데르-나이세 선은 유럽평화와 안전질서의 상징물이 되었다.

독일은 이처럼 세계 제2차대전에 대한 전쟁책임을 지고 자신들의 국가의 일부를 떼어 주는데 동의를 한데 반하여, 일본은 그들이 침략하여 강탈한 바 있었던 한국의 영토, 독도를 다시 강탈하려 하니, 그들이 과연 과거 그들의 치욕스런 역사를 진심으로 반성을 하고 있는지 심히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일본은 막강한 자위대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원자폭탄 피폭으로 항복선언을 한 후 패전국 지위가 되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강제당한 평화헌법 9조 때문에 군사행동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 참고로 9조 1항은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영구히 무력행사를 포기한다.’, 2항은 ‘육, 해, 공군 및 기타의 전력을 보유하지 않고, 국가의 교전권도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하여, 사실상 일본 군대가 군사활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고이즈미를 비롯한 극우 보수파들이 득세하는 요즘, 이 문제의 9조를 개헌하려 하는 움직임이 있으나, 일본의 재무장과 직접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유엔이 이를 용인할지도 알 수가 없으며, 2차 세계대전의 직접 피해 당사국인, 남북한, 중국, 러시아가 그들의 평화헌법 개정을 그저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주변국들의 반대와 유엔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호전적인 그들은 재무장하려는 의도를 숨기지를 않고 있고,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잡기 위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암묵적인 동조와 더불어, 이 지역에서 국제정치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고이즈미가 마치 씹듯이 ‘한국과 중국은 후회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한 말의 이면에는 그들이 지은 죄를 반성할 생각은 전혀 없이, ‘언젠가 평화헌법 9조를 개헌하고 다시 재무장하여, 무력으로 너희들을 다시 굴복을 시키고야 말겠다!’는 제2의 군국주의적인 발상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음에 틀림 없다.

오늘도 고이즈미는 꿈 속에서 야스꾸니 신사에 참배를 간다. 거기에서 그는 그리워 하던 수많은 전쟁 영웅들을 만나 감격스런 한 때를 보낸다. “영웅들이시여, 대일본 제국의 영광과 천황폐하를 위해 순국하신 우리의 영웅들이시여! 님들이 이루지 못한 동아시아 정벌의 꿈을 님들의 후손인 이 고이즈미가 반드시 이루리라! 제가 이루지 못하면 저의 자식들이, 그 자식들이 이루지 못하면 그 자식의 자식들로 하여금 반드시 님들의 꿈을 이루게 하리라! 영웅들이시여, 이 고이즈미와 대일본의 자식들를 굽어 살펴 주소서!”

하지만 고이즈미는 반드시 기억을 하여야 할 것이다. 21세기, 세계가 하나의 동네가 되어 화해, 협력하면서 살아가야 할 세상에 살면서, 옛날 그의 조상들의 야만적인 군국주의 사상을 가지고서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쥐려 한다면, 마치 그의 조상들이 원자폭탄을 맞아 순식간에 재가 되어 산화했듯이, 일본열도는 또 다시 아비규환의 불지옥이 되고 말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고이즈미는 악령의 저주를 뿌리치고 인간으로 돌아 와, 대한민국의 노무현 대통령에게 그간의 죄를 사죄하고, 상처받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엎드려 죄를 빌므로써, 무고하게 숨져간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 주어야 할 것이다. 만약 그러하지 않고 조상들이 저질렀던 반 인류적인 망동을 계속하는 한, ‘고이즈미를 비롯한 일본은 반드시 후회할 때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