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유럽교회협의회 제 12차 총회 폐막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3-07-10 21:30
조회
1825
유럽교회협의회(CEC) 제 12차 정기총회가 지난 6월26일부터 7월2일까지 노르웨이 트론트하임에서 열렸다. '예수 그리스도는 화해하게 하시고 치유하게 하신다:유럽에서의 우리의 증언'(Jesus Christ Heals and Reconciles:Our Witness in Europe)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의 의제는 대부분 평화와 정의, 그리고 치유의 문제에 집중됐다. 코소보 문제, 원주민의 문제, 환경, 중동문제, 그리고 이른바 '올림픽 휴전'(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동안 지구상의 모든 전쟁과 분쟁, 갈등을 중단하자는 운동)의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진 의제들이다.

통상적으로 6년마다 열리는 CEC 총회는 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논의해 왔으며, 그 논의의 결과를 회원 교단들과 협력 기구들의 더 깊은 논의를 유발하는 안내서 등의 형태로 내놓곤 했다. 이번 총회에서도 '12차 총회가 교회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최종문서가 채택됐으며, 유럽이 처한 여러 문제들에 대한 문서들이 채택됐다. 이 문서들은 제네바와 스트라스부르그, 그리고 브뤼셀 등에 흩어져 있는 CEC 사무국 실무자들이 활동을 해 나가는 지침서 역할도 하게 된다.

코소보 문제와 관련, 총회 참석자들은 이 공동체 내부에서 계속되고 있는 고통과 야만적인 문화 파괴행위(Vandalism)의 편만, 예배 장소의 파괴와 침탈 등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총회는 이 공동체를 위한 기도를 촉구하는 한편, 국제기구와 평화운동 단체들의 적절한 개입을 요구했다.

이번 총회가 트론트하임에서 열렸다는 것은 상당한 상징성을 갖고 있다. 노르딕 반도 남쪽에 자리한 트론트하임은 사미족이라는 원주민의 옛 영토이다. 총회는 이 땅을 현재 다스리고 있는 국가 권력에 대해, "국제법에 따라 원주민의 권익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각국 정부와 교회들에 대해서는, "세계의 여러 인종들에 대해 땅과 물을 공정하게 배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했다.

이번 총회가 '세계 물의 해'에, 그것도 '바다의 풍성함을 지키는 일에 관한 협의회'의 뒤를 이어 열렸다는 사실도 상징성을 갖기에 충분하다. 총회는 "경제 정의는 우리가 환경을 지속가능하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CEC 어업 공동체들의 남획이 지닌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과학자, 기업, 종교단체, 환경운동가 등이 참여하는 해양자원에 대한 새로운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총회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동안 모든 종류의 무력 충돌을 중단하자는 '올림픽 휴전' 운동을 유럽 교회가 적극 지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 운동은 올림픽의 상업주의에 매체의 모든 관심이 쏠리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총회는 강조했다.

중동 문제와 관련, 총회는 이지역에서 계속적으로 사회적 위기가 이어지고 경제는 악화돼 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사담 후세인의 몰락 이후 중동 평화를 위한 과정이 다시 시작되고 있는 것에서 '희미한 희망'을 발견한다고 밝혔다. "대화가 기억의 치유와 화해를 향한 중요한 첫 단게이기 때문에, CEC는 중동교회협의회와 다른 종교 단체들과 함께 민주화와 법치주의, 경제개혁, 인권 등에 필요한 조건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총회는 약속했다. 총회는 또, 사이프러스 섬의 통일고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노력을 촉구하면서, "이것은 점령군의 철수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