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보존

기상이변으로 신음하는 지구촌-지구온난화-5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9-18 23:54
조회
1231
기상이변으로 신음하는 지구촌
폭염, 폭우, 가뭄때문에...지구촌 피해 계속 늘어


2006년 여름,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지구촌이 폭염에 녹아내리고 있다. 도처에서 최고기온 기록이 바뀌는 가운데, 3만2천명을 희생시킨 2003년 유럽 폭염사태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재앙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동남아보다 뜨거운 유럽·미국=지난주부터 본격화한 폭염으로 유럽은 거대한 찜통으로 변했다. 25일까지 각국 최고기온(섭씨 기준)은 △보스니아 41도 △스페인 40도 △프랑스 파리·독일 베를린·이탈리아 피렌체 39도 △네덜란드 37도 등이다. 25일 영국 남부에서 기록된 36.5도는 1911년 이후 영국의 7월 기온으로는 최고이고, 네덜란드는 1706년 기온측정 시작 이래 가장 높은 7월 평균기온을 보이고 있다.

동남아시아보다 달아오른 유럽의 공기는 프랑스 40여명을 포함해 5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6주째 평년기온을 웃도는 프랑스의 베르나르 스트로스 기상청장은 “기온이 2003년 8월 초처럼 오르지는 않았지만, 폭염 지속기간은 그때보다 길다”고 말했다.

산업 피해도 잇따른다.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에서는 냉각수 부족으로 원전 가동률이 떨어지고, 프랑스에서는 전신주가 휘어져 전력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다. 독일 엘베강은 가뭄으로 일부 수심이 90㎝까지 내려가면서 수상 운송이 중단됐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휴가철에 의료파업이 겹쳐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 정부는 퇴역 의사와 의대생들에게 현장으로 나와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센트럴밸리의 수은주가 46도까지 오른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25일까지 50명 이상이 폭염에 따른 심장마비 등으로 숨졌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남캘리포니아의 전력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주정부는 전력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국의 1~6월 기온은 기상자료 비교가 가능한 1895년 이후 가장 더웠다.

남반구도 예외가 아니다. 가뭄에 시달리는 오스트레일리아 툼바시는 정수처리된 하수를 식수로 쓸 것인지 주민투표를 벌이기로 했다. 브라질 상파울루는 기온이 30.2도까지 올라 63년 만에 가장 더운 겨울을 맞았고, 이구아수폭포 수량은 70년 만에 가장 적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동아시아는 물난리=동아시아에서는 장마와 태풍이 재난을 일으키고 있다. 이달 중순 중국 남부를 강타한 태풍 빌리스로 600여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실종됐다. 이어 태풍 개미가 25일 중국 남부에 상륙해 비를 뿌리기 시작하면서 푸젠성과 저장성 주민 70만여명이 대피했다.

이달 중순 장마가 휩쓴 한국에서는 49명이 사망·실종됐고, 북한에서는 사망 121명에 실종 127명의 피해가 집계됐다고 국제적십자사 평양사무소가 밝혔다. 지난주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에는 5일간 1200㎜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번 큰비로 일본에서 24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