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구

2007년 이후 한국 사회 전망 (2)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7-05-29 23:22
조회
1147
((아래 글은 지난 4월 기사연 포럼에서 발표된 손혁재 교수의 발제를 녹취한 것입니다.))


2007년 한국 사회 전망

손혁재 박사 (경기대학교 교수)

2007년 한국사회 전망이 저에게 주어진 주제입니다만, 선뜻 한다고 하고 난 뒤, 지금까지 사실 저는 매우 막막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2007년 한국사회가 아무리 그림을 그려보려 해도 잘 그려지지 않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1. 위기에 봉착한 한국 민주주의

결론부터 이야기 할 때, 저는 한국사회 혹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상당한 위기에 봉착해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조심스러운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의 민주주의는 대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실례로 매해 12월 연례 리포트를 발간하는 미국의 Freedom House는 자체 평가 기준으로 주요 국가들의 민주화 정도를 1~7등급까지 수치화하고 있는데, 대개 서유럽의 국가들이 1등급의 점수를 받고 있고 북한·시리아 등의 국가들이 7등급에 위치합니다. 한편 한국은 1980년대 중반까지는 4등급 정도의 비교적 낮은 등급으로 평가받고 있다가 최근에는 3년 연속 1.5등급으로 격상되었습니다. 여기에서 분류되는 1.5등급은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을 제외하고는 일본과 대만정도가 받은 적이 있었던 매우 높은 등급으로, 이를 통해 살펴볼 때 한국의 민주화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세계 각국의 민주화 진척은 1970년대 말부터 전개가 되었는데, 이 가운데 한 번도 역전되지 않고-물론 때에 따라 다소 더디게 진행되거나 정체되는 모습에 실망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지만- 점진적으로 진전되고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지니고 있지만, 서두에서 언급했든 최근의 한국 민주주의는 전에 없던 상당한 위기 상황에 놓인 것이 아닌가하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위기상황을 감지하게 하는 몇 몇 사건이 있는데 그 중 먼저 최근 뉴라이트 진영에서 출간한 역사 교과서에서는 일본의 식민 상황이 공공연하게 긍정되고 있고, 일해공원 조성 문제에서 들어나듯 반민주 독재자들이 찬양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인식입니다. 독립군을 탄압한 친일 장교, 헌정을 유린한 쿠데타 세력, 긴급조치로 상징되는 수많은 인권유린과 탄압의 상징인 그가 여론조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정치 지도자, 가장 뛰어난 정치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는 작금의 상황, 그 연장선상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그분의 딸’이라는 이유로 유력한 대선주자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 전 이런 것들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징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2. 2007년 이후 사회를 결정지을 대통령 선거

개인적으로 올 12월에 오는 대선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내년 이후 한국사회에 크게 틀 지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현재 제가 판단해 볼 때 권력이 한나라당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서 감지되는 총 보수화의 분위기에서 한나라당의 집권은 지난 20년간 진행된 민주주의의 성과를 원위치 시켜버리는, 다시 말해 한국의 민주주의를 6월 항쟁 이전으로 돌이키는 사태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저는 12월 대선에서는 몇 가지 전선들이 형성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는 민주 대 반민 혹은 지역 구도 등의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겠는데, 이 가운데 가정 중요한 흐름은 신자유주의대 반자유주의 전선이 될 것입니다. 민주 대 반민주라는 대결구도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이전에 비해 그 의미가 약한 상황이겠고, 지역 또한 국지적인 문제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현안으로 신자유주의 대 반 자유주의의 대결 전선으로의 형성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의 진보 논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저는 과거의 민주주의, 인권, 통일, 균등한 삶 등 다양한 분과로 나뉘어 운동하던 분들이 하나로 모이는 접촉점이 바로 이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3. 참여정부의 위기는 진보/개혁 세력의 위기

발제를 시작하면서 어느 목사님이 ‘속았다!’라는 생각이 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아마도 그러한 인식은 현 정부를 지지했던 많은 이들이 지니고 있는 공통된 생각이라고 여겨집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2002년 대선에 대해 저는 ‘주춧돌 선거’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주춧돌 선거라는 것은 정치사회발전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미를 가지고 있는, 다시 말해 정치적 지형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뀌는 획기적인 전기가 되는 선거를 말하는 것이고, 바로 5년 전 대선이 그러한 의미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그 이전까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금권, 색깔, 지역, 보수 언론 등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던 과거의 선거 상황에서 상당부분 변화되었다는 것이고, 이는 그 다음 해 있었던 총선에서 오랫동안 의회권력을 장악했던 수구 기득권 세력이 의회에서 축출되는 상황에서 이제 한국 정치의 정상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가지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오늘에 이르러 그러한 기대는 무참히 깨어졌고, 바로 이런 지점이 지지자들로 하여금 ‘속았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지난해 5.31 지방선거에서 민심이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선거가 단순히 노무현 정부 혹은 열린 우리당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같은 선거에서 진보 정당의 기치를 내건 민주 노동당도 동반 참패를 당한 상황을 볼 때, 5.31 지방선거는 소위 한국의 민주세력 전체이라 불리는 진영전체가 국민들에게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선거 이후 많은 분들을 만나볼 때 놀라운 것은, 노무현과 열린우리당, 참여정부, 민주노동당, 시민단체, 진보적 학술단체, 오마이 뉴스, 한겨레신문 심지어 김정일까지를 하나로 보는 인식이 수구기득권 층에서는 매우 강하다는 것입니다. 무척 이해하기 힘들지만 이러한 인식은 상당히 대중적이라 할 수 있겠고,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5·31 지방선거는 민주개혁 세력이 다소 깨끗할 수는 있지만, 나라를 다스리는 데는 무능하다는 인식에서 비록 부패하고 색깔론에 빠져있지만 통치에 유능한 보수를 택하는 이른바 ‘묻지마! 지지!’의 양상으로 나갔다고 봅니다. 결국 5.31 지방 선거는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함께 진보 세력 전체를 불신하는 보수적 인식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4. 국민은 정치적 메시아를 희망하는가?

최근 이명박 전 서울시장 신드롬이 불고 있는데, 저는 이 또한 한국 민주화 위기의 한 증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선거법위반으로 인한 국회의원직 박탈을 포함하여 특정 종교 집회에서 행한 서울시 봉헌 발언 등 문제 소지가 큰 정치적 결함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무조건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는 참여정부 및 열린우리당 혹은 민주노동당 진영 등에 대해 가해지는 가혹한 평가와 비판에 비해 상당히 관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것이 정치적 메시아 주의의 부활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한국 정치를 보게 되면, 카리스마적 권위를 지녔거나 독재정부를 몰아내는데 큰 역할을 한이른바 3김으로 상징되는 정치적 메시아가 있었는데, 그들이 사라진 지금의 상황에서 국민들은 이명박에게서 사라진 메시아주의의 부활을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 현대맨 으로서의 성공 신드롬, 실패를 모르는 CEO, 청계천의 신화를 만든 시장의 이미지에서 보여지는 ‘능력’은 국민들에게 어려운 한국 경제를 살릴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러한 기대들이 심지어 그가 지닌 결정적인 약점까지도 눈감게 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점은 5.31선거에서 한나라당에 보여진 국민들의 평가에서도 발현되고 있는데요, 여기자 성추행 등 도덕적 파행을 저지른 국회의원 최현희 사건 등, 다른 당 국회의원이 저지른 것이라면 도저히 넘어갈 수 없는 일들이 한나라당이기 때문에 무시되고 넘어간 것들이 바로 그것이겠습니다. 경제를 살릴 능력이 있을 것이라 여겨지는 당이 지는 ‘작은’ 허물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죠. 이러한 인식의 저변에는 한국경제에 대한 위기론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는 물론 한나라당과 조·중·동에 의해 상당히 부풀려진 것이며, IMF 충격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질서에 편입되면서부터 심화된 양극화가 만들어 낸 결과물들입니다. 바로 이 과정에서 체감경기를 통해 느끼는 불안감에 보수진영이 조장하는 위기론이 먹혀들어가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한국은 지난해 5%의 경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2%의 경제 성장을 이룬 일본은 자국의 경제 상황을 경제 불황에서 벗어난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에 비해 5% 성장을 이룬 한국 경제가 파탄 났다고 인식하게 하는 것이 바로 양극화이고, 이에 대한 해법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참여정부의 실책입니다. 물론 양극화는 세계적 추세로 한국의 참여정부가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어찌되었든 현 정부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가 국정의 최우선과제라고 했지만 연말 분석을 보면 오히려 더욱 심화되는 상태이기 때문에 아마도 이런 것들이 어떤 경제 위기론과 맞물려 현 정부의 통치력과 민주·개혁 진영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고 하겠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경제위기 인식 속에서 올해의 대선 내년 총선에서는 경제에 강할 것으로 판단되는 정치세력 및 정치인을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아마도 이러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이들이 바로 청계천 신화를 지닌 이명박 전 시장과 경제 발전을 이룬 정치 지도자의 딸 박근혜 전 대표라고 여겨집니다. 물론 저는 이 두 사람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누가 되더라도 양극화, 실업 등의 문제는 한국사회를 방향 짓는 주요 요소가 될 것이고 어떤 세력이 들어서도 한국은 상당시간 보수적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울러 이는 한국의 정치 지형을 반민주적인 방향으로 끌고 나가지 않을까하는 우려와 함께 복지 정책의 후퇴 혹은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이 결정될 염려를 낳고 있습니다. 현 정부가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 법안을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비정규직을 더욱 양산하려는 기업을 보호하고 말았다는데서 더욱 이러한 위기감을 느끼게 됩니다.

5. 포위된 개혁으로 좌초한 참여정부

우리 국민들의 이념 지표를 보면 자신을 중도라고 인식하고 있는 이들이 상당히 많은것 가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등 많은 정치세력들 또한 자신을 중도라고 합니다. 또한 이로 인해 그 단어가 지닌 사전적 의미와 달리 이상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는 참여정부가 내건 개혁이라는 기치의 실패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그 실패의 요인은 ‘포위된 개혁’이었다는데 있다고 봅니다. 이는 현 정부가 정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개혁의 대상이 되는 기득권 세력들이 강력한 수구 반개혁 전선을 만들어 저항하였고, 이 전선을 뚫지 못한 것이 첫 번째 과오인데, 이를 돌파하지 못한 것은 참여정부가 지닌 여러 문제점, 예컨대 화물연대의 파업에 대한 강경해산, 한·미 FTA 강행, 평택 및 대추리 문제 등에서 기인하고 있으며, 이는 참여 정부를 지지하는 세력들을 떨구어버려 스스로 정책 추진의 원군들로부터 등을 돌리게 하고 말았다. 결국 그런 상황에서 포위된 참여정부는 결국 개혁에 실패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뮬론 노무현 대통령은 이전의 제왕적 통치 스타일과 달리 거버넌스 구조 등의 민주주의적 리더쉽을 보였다는 긍정적인 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일상적인 정치과정에서 보인 민주적 의결 과정이 몇 가지 결정적 사안에 대해서는 이전의 권위 주위적 리더쉽으로 편향되어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고, 이로 인한 국적 혼란은 민주개혁 세력 전체에 대한 무능으로 확산되어 보수 세력이 내놓는 해법이 훌륭하기보다는 현 정부에 대한 불신과 반발이 보수 세력을 지지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조희연 교수는 이러한 강력한 수구 보수 세력을 ‘능동화된 보수’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왜 보수가 능동화 되었냐 하면 이전엔 보수가 굳이 움직이지 않아도 사회 전반이 보수적 기치로 가득했는데, 문민정부 이후 진행된 사회의 진보화에 불안해진 보수 세력이 능동화되는 것이라고 하겠고, 이는 반핵·반김 운동, 몇 몇 초대형교회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보수적 운동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능동화된 보수를 재빨리 정치세력화 한 것이 이른바 ‘뉴라이트 운동’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들은 우리사회전체의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6. 마무리하며...

서두에서 언급했듯, 저는 현재 한국사회는 거의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한편12월 대선의 결과와 무관하게 내년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전선이 상당히 강하게 움직여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12월 대선을 결정질 요인에 대해 저는 먼저, 지지후보를 바꿀수 있다고 응답한 50%의 유권자들을 들겠습니다. 비록 지금은 후보자간에 큰 차이가 있지만 본격적인 대선 상황이 만들어 지면 박빙의 상황이 전개될 것입니다. 그 밖에
1. 열린 우리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범여권 총합이 변수
2. 한나라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유력 후보 2인의 힘겨루기
3. 노무현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4. 북핵 변수 등이 대선정국을 움직일 주요 조건이라 하겠습니다. 문제는 어느 조건도 신자유주의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 않다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범여권의 후보러 지목되는 많은 인물 중 어느 누구도 신자유주의에 대한 접근 혹은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결국 한국사회는 신자유주 국제 경제 질서로 인해 내년도 희망보다는 어두움이 더 많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하는 어두운 전망을 하게 됩니다. 거기에다가 더 우려되는 것은 한나라당으로 권력이 넘어간다면 민주주의의 위기는 자칫 6월 항쟁 이후로 회귀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가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