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화해

[DMZ 포럼] 한반도의 비무장 지대에 평화시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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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2-2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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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비무장 지대에 평화시 건설


홍근수/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자통협) 상임의장/향린교회 담임목사


* 시작하는 말

"비무장 지대로 가자.
비무장 지대로 가자.
얼룩진 군복은 벗어라
여기는 비무장 지대라

비무장 지대로 오라
비무장 지대로 오라
따발총 계급장 버리고
오라
비무장 지대로

팔씨름 샅바씨름
남정네들은 힘겨루기
널뛰기 그네타기
너울 너울 춤추며

너희는 백두산까지
우리는 한라산 까지
철조망 둘둘 밀어라
온 누리
비무장 지대로" (문익환)

한반도의 비무장 지대(De-Militarized Zone, DMZ)는 53년 7월 27일에 한국전쟁 당사자들 간에 합의, 서명된 정전협정 제 1조 1항에서 다음과 같이 규정함으로써 설치되었다:
"한 개의 군사분계선을 확정하고 쌍방이 이 선으로부터 각기 2 km씩 후퇴함으로써 적대 군대간에 한 개의 비무장지대를 설정한다. 한 개의 비무장 지대를 설정하여 이를 완충지대로 함으로써 적대 행위의 재발을 초래할 수 있는 사건의 발생을 방지한다."
이 정전협정 조항은 비무장 지대의 목적을 "적대행위의 재발을 초래할 수 있는 사건의 발생을 방지"하는 "완충지대"로 설정한다는 것을 규정하고 있다. 현재 한반도에서 비무장 지대는 정확하게 38선은 아니지만, 그 선을 중심으로 군사분계선이 한반도의 허리를 동.서로 가로질르고 있는데 그 길이는 약 248 Km(155 마일)이다. 이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2 Km (비무장 지대의 남방한계선), 북쪽으로 2 Km(비무장지대의 북방한계선), 그러니까 폭이 4 Km가 되는 지역이 벨트처럼 한반도의 허리를 잘르고 있다. 이 비무장지대로 설정된 지역은 총 992 Km2 로서 전체 한반도 면적의 약 0.5 %에 달하는 지역이다.
비무장 지대의 국제법상 의미는 "국제법상 국가가 군사병력(military forces)의 주둔과 군사시설(military installations)의 유지를 하지 아니할 의무를 지는 그 국가의 영토와 영해.하천.운하 그리고 그의 상부 공역을 포함하는 특정 지역이나 구역(areas or zones)"을 말한다. 이 비무장 지대는 문자 그대로 여하한 무장도 허용되지 않는 지대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전장에서 총성이 멎고 비무장 지대가 설치되고 46년이란 세월이 흘른 지금까지 평화협정의 전 단계로 임시로 체결되었던 정전협정이 아직도 평화협정으로 전환되지 못한 채로 있다. 남.북이 공히 정전협정을 위반하여 비무장 지대를 중무장화 하였고, 온갖 크고 작은 무력적인 적대 행위가 발생해 와서 전쟁이나 무력 충돌의 방지를 위한 완충지대로서의 본래의 성격과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는 지역으로 화하였다. 현재 비무장 지대 남.북에서 총 100여 만에 달하는 남.북의 무장 군대가 반세기 이상 상호 상대방의 가슴을 겨누며 무력대결을 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곳은 한국전쟁의 비극과 분단을 가장 첨예하게 느끼게 하는 민족 현실이자 평화 부재의 상징적인 지대가 되어 있다.
우리 민족과 세계인의 평화염원에도 불구하고 이 비무장 지대는 본래의 취지와 전혀 다르게 평화에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처절한 기억을 되살리고 있고 또다시 전쟁의 발발 가능성의 지대로 되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 현실은 탈냉전 시대에 어울리지 않음은 물론 한반도와 아시아, 나아가서는 세계 평화에 실로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이것은 오늘 한반도의 외적 정세가 냉전종식 이후 평화와 협력의 새 세기를 향해 달리고 있는 정세와 역행하는 것이며, 한반도의 내적 정세가 남.북의 최고 통치자가 모두 바뀌었고 특히 남한의 김대중 정권에서는 햇볕정책 또는 포용정책이라는 대북 온건 정책을 채용하고 민족간의 평화적 통일의 길을 추구하는 정서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한반도 내외의 평화적 정서에 호응하여 비무장 지대의 비무장화, 민족화해와 민족통일의 길로 나아가고 더 나아가서 한반도의 평화, 아시아의 평화, 그리고 세계 평화의 증진을 기할 수 있다고 믿어 비무장 지대내에 평화시를 건설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우리는 오늘 탈냉전 시대, 평화의 21세기를 내다보면서 비무장 지대를 전쟁과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와 통일의 상징으로 바꿀 수 있는 평화시를 건설할 것을 제안한다. 평화시 건설의 제안은 남.북 간에 이루어져야 하지만 아직 이루어 지지 않고 있는 평화협정과는 별도로 현재 중무장화되어 있는 비무장 지대를 우선 본래 취지대로 철저히 비무장화하고 나아가서 이 방대한 지역 가운데에 일부인 판문점을 중심으로 한 지역을 여러 가지 평화적인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비무장 지대는 생태계 보전과 연구를 위한 지역, 관광지역, 혹은 경제적 특별 구역으로 하여 남.북 경제교류의 장,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고 또 적절할 것이나 필자는 여기서 평화시의 건설 문제에만 국한하여 관심한다.
이 평화시에 유엔 본부를 비롯한 국제평화기구를 유치하며, 평화대학, 유엔대학 등의 평화 교육 및 연구소를 설립할 것을 구상해 본다. 그리고 이 평화시에 세계적으로 비폭력 혁명 사상의 창시자인 마하트마 간디, 미국의 마르틴 루터 킹 목사, 테레사 수녀, 기타 노벨 평사상 수상자들을 위한 광장, 남.북이 다 같이 민족통일과 평화의 선구자로 여기고 있는 백범 선생, 늦봄 선생 등을 기리는 광장, 평화공원, 박물관 등을 건설할 것을 구상해 본다.
이 평화시의 주민들은 제 평화 단체나 평화운동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평화를 위한 일정한 원칙을 생활규칙으로 받아드리기로 서약한 사람들 등이 영구적 거주지로 삼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 비무장 지대내에 평화시의 인구는 30만명 정도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비무장 지대내에 평화시 건설 제안의 동기와 이유는 우선 끊임 없이 상존하고 있는 전쟁 재발의 위기와 위험성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는 비무장 지대를 영구적인 평화의 본거지로 삼음으로서 한반도, 나아가서 아시아, 더 나아가서 전세계에 평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에서의 평화 실현 없이 아시아의 평화가 없고 마찬가지로 세계 평화의 실현은 없다고 믿는다. 또 이곳에 평화시를 건설함으로써 더 이상 이곳은 국제분쟁의 장소로서의 상징이 아니라 세계평화의 장소로서의 상징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러한 평화시를 건설하기 위해 당사국들과 당사자들에 의해 합의 또는 협정이 체결되어야 한다. 먼저 국내외의 정세를 잠시 일고하자.

* 한반도를 둘러싼 국내외 정세

20세기를 다 보내고 21세기를 불과 100일도 남겨놓지 않은 이 때 현재 세계는 어떤가? 1989년 12월 지중해 상의 몰타(Malta) 섬에서의 미.소 정상에 의해 냉전 종식 선언과 함께 탈냉전 시대가 개시되었고 1991년 12월에 소 연방이 해체됨으로써 이 세계는 초강대국인 미국의 지배에 의한 새로운 소위 '세계 질서' 시대가 공식적으로 개막되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새로운 '세계 질서'는 전혀 새롭지가 않다. 미국이 새로운 세계 질서란 구호를 내 걸고 지배하고 있는 이 세계는 과거 시대보다 더 평화로운 세계가 아니다. 20세기가 들어 온 이래로 1세기동안 인류가 경험한 것은 과거 그 어느 때 보다 전쟁의 회수나 전쟁 비용이나 엄청난 대량 희생자의 속출이나 파괴의 규모가 실로 경악을 금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되었다. 금세기 들어와서 치렀던 전쟁의 회수는 200 여회에 달하고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수가 1억 3천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가히 "20세기는 전쟁과 야만의 시대였다"는 말이나 "이 세기(20세기)는 역사상 가장 피를 많이 흘렸고 가장 폭력적이며 전쟁으로 가득찬 세기였다."는 말이 지나친 과장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다. 탈냉전 시대이후에 미국이 세계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소위 신세계 질서가 시작되었다는 1990년대 동안 100 여회의 전쟁으로 600여만명이 넘게 죽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이 사실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렇게 냉전은 종식되고 21세기를 이제 눈 앞에 바라다 보면서 세계평화의 수립자가 아니라 세계평화에 진정한 문제가 되고 있고 고도의 최신형 전쟁무기를 제작, 판매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무기판매 '회사'이며 세계 도처에서 무력충돌과 내란과 전쟁을 일으키거나 부추기고 있는, 그래서 그야말로 국제 '테로리스트'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미국이 세계 패권을 장악하고 신 질서를 가져온다고 거짓 선전하고 있는 사실을 인류가 깨닫게 되면서 이제 세계인들은 진정한 평화에 대한 갈망이 고조되고 대미 의존적이 아닌 다른 방법에 의한 평화 실현과 증진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이 그 군부대를 남한 땅 90여개 지역에 걸쳐 8,000 여만 평이란 방대한 우리 땅을 점령하고 배타적인 주권을 행사하면서 이 지구상에서 가장 불평등한 주둔군지위 협정(SOFA)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불평등한 주둔군지위 협정(SOFA)에 따라서 남한은 군사기지로 사용하고 있는 미군 당국에게 오히려 임대료 등 간접 비용으로 18억불과 군사주둔비로 4억불 정도를 매년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화로는 현재 약 2조 8천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반세기 이상 분단되어 있으면서 6.25 전쟁을 치렀고 그후 무력대결로 일관해 왔다. 그러나 남.북 간에 91년에 "화해.불가침과 교류와 협력에 관한 남.북한 기본합의서"를 극적으로 체결하였다. 이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우리 남.북 간에는 언제든지 쉽게 화해하고 통일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당시 남북의 대통령이었던 김일성과 노태우 두 사람에 의해 서명되기까지 하였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러한 남.북 간의 합의는 미국의 노골적인 불만과 불인정 때문에 사문화되고 말았던 것이다.
특히 미군은 임진각의 자유의 다리 이북으로 판문점까지를 마치 자국 영토인듯한 장악하고 있다. 한국 시민이 판문점을 방문하려면 한국 정부로부터가 아니고 미8군으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웃지 못할 넌센스는 사실은 우리 나라가 단순히 군사적 주권이 없다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가 미군에 점령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켜주고 있다.
그러므로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통일을 생각함에 있어서 최우선적인 조치는 한반도에서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남북이 무력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태에서 미군이 단순히 '완충지대' 처럼 남.북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 잠정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통일이 된 이후에도 한반도에 계속 주둔을 운운하고 있다. 이 나라의 김대중 대통령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세리그 해리슨은 한국이 통일되면 주한 미군은 두가지 이유로 한국에 두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첫째 "한국이 과거 자주 그랬던 것 처럼 한반도를 분쟁의 초점으로 만들 수 있는 외세의 각축을 피하기 위해서 통일한반도가 중립적인 완충국가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고" 둘째로 "중국이 자국 국경에 외국군이 주둔하는 경우 우호관계가 아예 어렵다는 의사를 아주 분명하게 밝힐 것이기 때문이다."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다는 그 자체가 바로 한반도의 평화를 깨트리고 반평화적이기 때문에 남.북 간의 진정한 화해와 평화, 민족자주와 독립을 저해하고 있는 외세의 군대인 미군은 한반도로부터 철수하여야 한다. 그리고 통일된 이후의 한반도는 중립국가가 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 구체적인 평화실현을 위한 제안: 비무장 지대에 평화시를 건설하자

그러나 비무장 지대 내에 평화시를 건설하자는 것은 앞에서 말한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외세의 군대인 미군의 철수 이전에라도 실시하자는 것이다. 사실상 실현되어야 할 평화협정 체결과 미군 철수가 당분간 실현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우선 비무장 지대내에 평화시를 먼저 건설하여 운영하고 그 후속적인 절차로 평화협정과 미군의 철수를 실현하여 민족자주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평화시란 무엇인가? "평화시란 국가와 국가 간, 또는 국가와 국제조직간에 존재하는 도시, 또는 타국의 영토에 의해 둘러싸여져 있는 도시로서 독립적으로 타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통치행위를 하는 주권국가와 유사한 정치적.영토적 실체를 말한다."
비무장 지대에 평화시를 건설하자는 제안은 판문점을 중심으로 하여 남.북이나 기타 어떤 국가로부터 지배를 받지 않는 독립된 평화시를 건설하여 한반도의 전쟁 긴장 수위를 낯추고 결과적으로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고 이를 통해서 아시아의 평화, 더 나아가서 궁극적으로 인류 평화에 기여하자는 것이다.

1. 평화시의 후보지역
여러 가지 지정학적인 이유에서 평화시를 건설할 후보지로 현 판문점과 장단(長湍) 지역 이 서로 약 200 여 Km2의 지역에 인구 300 여만명의 독립된 주권을 가진 도시로 하는 것이 좋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지역은 판문점이 더 이상 전쟁과 분단의 상징으로서가 아니라 세계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상징으로 삼는다는 의미가 크다. 이 지역의 면적은 현 고양시의 267.3 Km2 와 비슷한 면적으로서 전체 비무장 지대의 약 20%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이 지역은 북한으로서는 개성과 평양에서 그리 멀지 않고, 남한으로서도 서울과 인천에서 그리 멀지 않으며 새로운 국제 공항으로 건설중인 남한 쪽의 영종도 비행장으로부터도 아주 가깝다. 그래서 남.북으로부터 공히 이 지역에 접근하는 것이 용이하다.

2. 평화시의 특징적인 요소
1). 국제 평화기구인 유엔 본부가 있는 세계의 평화도시로
이 평화시에는 유엔 본부를 비롯한 각종 국제평화기구를 유치할 수 있다. 현재 유엔 본부는 미국의 뉴욕에 위치하고 있는 바 이 기관을 한반도의 비무장 지대로 유치하는 교섭을 통해 유치하고 유엔이 이에 동의하여 한반도의 비무장 지대로 올 수 있다면 이는 한반도의 평화에는 물론 세계 평화 실현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 될 것이다.
사실 세계 평화의 실현을 위한 전문적인 세계 기구인 유엔의 위치가 어디냐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유엔이 세계 평화를 파괴하고 전쟁을 일삼고 있는 호전적인 세계 제1의 군사국가인 미국이란 나라의 땅에 있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미국의 영향력과 입김이 유엔의 활동과 결정에 어쩔 수 없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둘째로 유엔이 진정으로 중립적인 위치를 견지한 국제 평화기구이기 보다도 미국의 영향력에 휩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 유엔은 평화와 도덕의 원리에 따라서 활동하고 결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돈과 군대라는 물리적인 힘을 믿는 미국의 영향으로 유엔이 강대국의 도구로 전락하기보다는 약소국들 편에 드는 국제적인 평화기구가 되어야 한다는 유엔의 본래적인 중립적 위치를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엔이 비록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내고 있는 미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미국 땅을 벗어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유엔이 미국 땅 보다는 3년간이나 열전을 벌렸고 반세기 이상 냉전을 벌렸으며 아직도 전쟁의 상처가 치유되지 못하고 있는 이곳 한반도의 비무장 지대에 자리를 잡는 것이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유엔의 본부가 있어야 할 곳은 한반도의 비무장 지대 보다 더 적절한 곳이 이 지구상에 또 없으리라 생각한다.

2). 이곳 비무장 지대에 평화대학, 유엔대학 등의 평화 교육 및 연구소를 설립하여 평화학, 영세중립국 방안 등을 연구, 개발, 교육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평화문제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세계로부터 이곳에 모여들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미국의 쌍항과 일본 등지에 평화대학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학들을 이곳으로 유치하거나 아니면 별도로 설립하여 평화사상을 교육. 계몽하며, 군사력과 무기 철폐 연구 등으로 평화사상을 전세계에 널리 펼 수 있을 것이다.

3). 이 평화시는 남.북 정부로부터는 물론 세계 어느 나라로부터도 그 주권을 침해, 간섭 받을 수 없는 독자적인 주권과 자율권을 갖는다. 평화시는 "독립적으로 타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통치행위를 하는 주권국가와 유사한 정치적 실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평화시에 대한 위의 정의에서 "영토적 실체"를 갖는 것으로 하고 있으나 반드시 '영토적'인 실체를 가질 필요는 없다. 다만, 평화시가 위치하고 차지하고 있는 그 지역을 그 지역의 소유 당사국으로부터 영구 임대하는 방식으로 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4). 세계민이 다 같이 존경하고 그 이상을 따르기로 하고 있는 비폭력 진리를 말한 마하트마 깐디, 또 그의 미국인 제자이면서 이를 흑인 민권운동에 실천한 마르틴 루터 킹 목사, 인류애의 가장 모범을 보인 마더 테레사 수녀, 남.북의 민이 다 같이 민족통일의 선구자들로 존경하고 있고 그들의 가슴과 사상과 경륜에 민족통일과 자주와 평화의 길이 있는 죽산(조봉암 선생의 호), 백범(김구 선생 호), 늦봄(문익환 목사의 호) 등을 기리는 광장, 또는 평화공원(전쟁 박물관과 비슷하나 그 목적인 평화에 강조를 둔 공원) 등을 건설하여 전쟁을 배격하고 평화를 선택하도록 하는 의식화 운동을 펼 수 있다.

5). 이 평화시의 주민은 여러가지 평화 단체나 평화운동에 종사하는 사람들, 일정한 평화의 이상과 평화의 생활규칙을 정한 평화헌장을 생활규범으로 받아드리기로 서약한 사람들 등이 영구적 거주지로 삼을 수 있는 도시로 삼는다. 만델라는 "우리는 평화가 어떤 (인간) 공동체나 사람들이 안정과 개발을 통한 진보를 가져와야 할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것이 인정되는 세계와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평화시의 주민들은 무기 보다 사랑, 전쟁 보다 평화를 생활방식으로 선택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30여만명 정도의 이곳 거주자들을 위한 필요한 제반 시설 등과 어린이들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교육과 운동과 오락 등을 위한 필요한 제반 시설들을 갗춘다.

3. 절차
유엔은 남.북으로부터 그 땅을 영구 조차하는 형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비무장 지대의 당사자는 어디까지나 남.북한 이기 때문이다.
남.북 당국은 유엔 본부 등에 반영구적인 땅 임대계약을 포함한 평화시 건설과 유지에 관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치안은 남.북한이 공동으로 담당할 수 있고 필요한 제반 학교, 사무실, 공원, 기타 공공 건물 등에 관하여 건설할 임무를 규정, 시행할 수 있다. 남.북 당국은 유엔 등으로부터 땅 사용 등에 대한 임대료를 받아 그 재정적 수입으로 유엔과 세계평화를 위해서 구체적으로 재정적으로 지원 내지 공헌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남.북 당국이 동의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과거 남.북 간의 관계를 볼 때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이미 1990년 9월-92년 12월 사이에 있었던 남.북 고위급 회담때에 남.북 당국을 대표하는 총리 급 회담에서 "비무장 지대의 진정한 비무장화를 실현하며 이를 평화적 목적으로 이용하자"는 데 대하여 대채로 공감대가 이루어 진 바 있다. 이 고위급 회담은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일반적으로 "남북 기본합의서"라 부른다)하는 귀중한 성과를 거두었고 이 합의서에 따라 1992년 5월 7일에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가 또한 실현을 보았다. 그런데 합의서의 제2조 제3항은 비무장 지대의 평화적 이용에 관련하여 "군사적 대결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합의 사항을 실천한다."는 것을 군사 공동위원회의 기능의 하나로 규정하기까지 하였다. 비록 남북 기본합의서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사문화 되다시피하였으나 현재 남한의 김대중 대통령이 이 남북합의서를 존중하고 통일의 원칙으로 받아드린다고 천명하였을 뿐만 아니라 적어도 남.북 고위급 당국자 간에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 등에서 볼 때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미국의 영향력이 큰 유엔을 한반도로 끌여들였을 때 우리 민족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즉 미국의 영향력이 작용하고 있는 유엔을 한반도로 끌여들였을 때 미국의 대한반도 영향력이 강화되고 민족자주가 약화되지 않겠는가? 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유엔을 미국 땅으로부터 한반도로 유치할 수만 있다면 이는 현재 유엔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모두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미국이란 초강대국의 입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미국이나 구라파 제국이란 백인들을 중심한 제 1세계 국가들을 위한 치우친 국제 평화기구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약소국들이 많은 '제 3세계' 국가들을 위한 세계 평화 기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민족자주는 유엔의 존재로 오히려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유엔이 전쟁과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이 있는 한반도의 비무장 지대에 있어 이곳이 세계 평화와 일치의 상징의 장소가 된다면 그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 형식상으로 한국 전쟁에서 정전협정의 당사자들로부터 비무장 지대내에 평화시 건설 허락을 받는 절차가 있다. 현 정전협정 제 8항의 규정에 따르면, 군사분계선남방은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의 관활하에 있고 군사분계선 북방은 북한군 최고사령관과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의 관활하에 있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남한이 국제연합측, 즉 미국측을, 북한이 중국측으로부터 필요한 교섭과 절차를 이행하면 될 것이다.

* 맺는 말

최병권은 금년에 발간한 그의 저서, {뉴 밀레니엄,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할 것인가?}의 마지막 장을 "통일없이 21세기는 오지 않는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21세기는 이제 불과 100일도 못남았다. 만일 한반도에서 냉전을 풀고 통일을 달성하지 못하면 21세기가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20세기에 있을 뿐이라는 의미로 그는 그렇게 말했다. 한편 남.북 정부는 통일후에 우리 한반도가 비동맹국가가 되고 중립국이 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현재 우리 민족의 통일과 한반도의 평화를 저해하고 있는 외세는 이곳이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서로 자신들의 수중에 한반도를 장악하려 하기 때문에 그 실현이 어렵다. 그렇다면 주변 강대국을 안심시키는 길이 통일과 평화의 길일 수 있다. 또 이것이 통일후에 약소국인 우리가 민족자주를 견지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민족이 선조들의 사상과 전통을 따라서 평화애호민이 되는 길이 이 길이다.

A Garden of Peace

"I have a dream
Making a garden of peace
I have soil, the earth

I have a dream
Making a garden of peace
I have friends - dear friends
Would you join me
In creating a garden of peace?

We together plant flowers and trees
There we place rocks and statues,
Baby rocks and mother rocks
By the stream of peace flowing

I have a dream
We make a dream-garden together
In our hearts, homes and villages

We dream together
Creating a garden of peace in harmony
Between neighbors
Between countries
Especially between the North and the South,
East and West.

You grow flowers and vegetables
I grow trees and ivies
You feed the birds, I feed the wild animals

Let children play around the statues
Let men sit on the rocks and rest by the trees
Let women walk and harvest in peace
Let the birds sing
Let the moon and stars shine upon our planet

Let there be a garden of peace
In every heart and nation
Let us be the garden of peace!

(Young Kim, July 30,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