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팔레스타인의 피난처가 된 베들레헴교회, 이스라엘무장군대와 대치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2-04-08 20:38
조회
1195
팔레스타인의 피난처가 된 베들레헴교회, 이스라엘무장군대와 대치

120여명의 팔레스타인 민병대와 경찰 및 주민들이 이스라엘 군의 공격을 피해 어쩔 수 없이 기독교의 성지인 베들레헴의 예수탄생교회 안으로 피신하자, 이스라엘군대는 탱크와 병력을 동원해 이 교회를 완전히 포위하는 대치사태가 발생했다.

베들레헴교회 근처에 거주하는 그리스정교회의 신도인 니콜라스 안도니아는 4월 3일 ENI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탱크가 우리 집 근처에서 사격을 가하고있으며, 이스라엘의 아파치(무장헬리콥터)가 지붕 위에서 교회 건너편의 구유광장에 있는 모스크와 사람들을 향해 마구 사격을 가하고 있다. 이런 광경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구유광장 건너편의 오마르 사원이 지난 주일에 불길의 화염에 휩싸였지만, 이스라엘군대는 이곳의 소방차 진입조차 저지시켰다고 밝혔다.

예루살렘의 아부 엘-아쌀 성공회주교는 "교회의 성직자가 성지에서의 신변보호를 위해 들어오는 사람들을 거부한다면, 생명의 위협을 받고있는 이들은 어디에서 피난처를 찾을 수 있겠느냐?"며 우리는 교회에 피신한 사람들이 정확히 어떤 사람들인지는 모르지만 교회는 결코 은신처를 찾아온 사람들을 내쫓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성지의 라틴 대주교와 미첼 사바 대주교를 포함한 엘-아쌀 주교와 다른 교회지도자들은 4월 3일(수요일) 이스라엘의 저지로 베들레헴에 들어가지 못했다. 사바 대주교는 베들레헴과 성지의 주민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이스라엘은 전쟁을 벌였고 이 전쟁에서 승리했으니 더 이상 베들레헴에 주둔할 필요가 없다. 인제 평화롭게 물러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현재 베들레헴은 완전히 폐쇄된 군사지역이라며 아무도 이곳의 진입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예루살렘의 교회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군사공격 중단과 현 충돌양상이 평화적으로 해결되도록 협상의 재개를 촉구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지역에서 군대를 철수하라는 국제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외무부장관 대변인은 "웨스트 벵크 전 지역은 아라파트에 의한 대규모의 테러리스트기지이기 때문에 모든 테러리스트들을 수색 체포 응징하고 무기를 압수해야한다"며 "우리의 군사작전은 팔레스타인의 테러조직이 소멸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ENI에 밝혔다.

현재 탱크와 군병력을 동원해 교회를 봉쇄하고있는 이스라엘군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해 교회에 대한 직접공격을 중단하고 대치한 상태에서 이들의 항복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태로 이스라엘과 신경전을 벌이고있는 교황청은 3일 바티칸 주재 이스라엘 및 미국대사, 아랍연맹 대표자들을 불러 어떠한 경우에도 예수탄생교회와 이곳에 피난한 팔레스타인인들을 보호할 것을 요청했으며, 4일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성지의 극적인 상황 때문에 호소한다"며 전세계 카톨릭신자들에게 오는 7일을 중동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로 삼고 이를 위해 기도하자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