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기독교와 이슬람교 '삶의 대화와 공동행동을 위한 헌장' 채택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2-01-10 20:28
조회
1278
기독교와 이슬람교 '삶의 대화와 공동행동을 위한 헌장' 채택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중동교회협의회(MECC)는 지난 12월 17-21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현지와 지역 및 국제적 차원에서 기독교-이슬람교의 관계와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한 일련의 세차례 기독교-이슬람교 대화모임을 개최했다. 특히 이번 모임의 두 번째 협의회에서는 6년간 함께 연구하며 활동해온 아랍권의 기독교-이슬람교 워킹그룹에 의해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함께 할 수 있는 삶의 대화와 공동의 행동을 위한 헌장"이 채택됐다.

아랍어로 미타크(Mithaq)라 일컫는 헌장은 전세계에 만연한 불안한 현상과 특히 아랍권을 향한 불안한 조짐들 가운데 2년 이상의 세심한 연구결과로서 이루어졌으며 "종교의 자유를 증진시키기 위해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공동의 실천덕목"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종교의 자유는 "종교의 가르침이 밝히는바 인간의 고유한 권리"임을 주장하고,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상호 공동의 삶은 지적인 가르침만이 아닌 "사회적·교육적·도덕적·문화적 분야의 충돌현상에 직면하여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행동계획들"을 통해 이루어나갈 것을 촉구하고있다.

이 헌장은 또한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공통된 뿌리를 강조하면서 "아랍권을 장악하려는 헤게모니의 구도로 작용하는 외부의 영향력과 간섭"을 단호히 거부하고, 아랍국가들에 속한 기독교-이슬람교 공동체가 서로 협력하여 내부의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청한다. 이는 상호의 불신과 의혹만을 가중시키는 외부의 간섭에서 자유로워야 할 것과 내부의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공동의 삶을 강화시키고 "종교적 불화와 분파적인 긴장의 근원"을 다루기 위한 실질적인 프로그램으로서 무엇보다 "대화의 지속성"을 강조하고, 다양한 문화적·종교적 정체성을 존중할 것을 주장한다.

이들 기독교-이슬람교 워킹그룹은 특히 위험한 인식론인 "문명 충돌론"을 배제하고, 문화와 문명들 사이의 대안적 삶의 방식인 "지속적인 대화의 중요성"을 피력하면서 두가지 차원에서 즉, 한편으로는 아랍권 내의 기독교-이슬람교 대화가, 다른 한편으로는 아랍권의 기독교-이슬람교와 다른 문화권 사이의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집트, 팔레스타인,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수단, 아랍에미리트 등이 회원으로 활동하고있는 아랍권의 이슬람교-기독교 워킹그룹은 이번에 채택한 헌장의 내용을 증진시키고자 동참하는 모든 이에게 개방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한편 이번 기독교-이슬람교 대화모임의 마지막으로 개최된 세미나에서는 "폭력은 종교적 텍스트에 근거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

WCC의 '종교간의 관계와 대화모임' 공동팀장인 타레크 미트리 박사는 이번 세미나에 아랍권과 미국, 유럽, 아시아에서 기독교-이슬람교 대화모임에 종사하는 45명의 학자와 지도자가 참여했으며, 서로 다른 종교에 대한 상호이해와 해석의 문제, 폭력의 역사에 대한 논의, 지하드와 "의로운 전쟁"에 대한 인식, 그리고 지역적 관계상 세계적 종교의 충돌양상에 대한 영향력 등이 향후 기독교-이슬람교의 대화모임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할 주요의제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무엇보다 "폭력은 종교적 텍스트가 아닌 이를 해석하는 자들의 역사에 근거한다"는 인식과 함께 "종교와 폭력에 대한 고찰의 필요성"을 밝히고, 폭력에 관한 논의는 폭력의 역사에 관한 논의로 진행돼야한다는 점과 이의 논의과정은 "폭력을 정당화시키는 종교적 전통의 입장에서 출발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