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WCC, UN소형무기근절회의에서 보다 강력한 조처 촉구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1-08-08 20:10
조회
781
WCC, UN소형무기근절회의에서 보다 강력한 조처 촉구

권총·기관총·수류탄 등 소형무기의 불법거래를 막기 위한 첫 국제회의인 '소형무기 불법거래에 관한 유엔회의'가 지난 7월 9일부터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2주간 열렸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유엔회의에서 세계종교공동체를 대표하여 무기거래문제는 정의실현차원에서 다루어져야한다며 "국가는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인권을 존중하며 공정한 법치실현을 조성함과 동시에 경제회복과 공평한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조처를 취함으로써 무기에 대한 필요성 자체를 억제시켜야 할 것"과 "인류의 안전확보와 장기간의 평화, 안정,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국제적 지원이 크게 확대돼야한다"는 점을 발표했다.

WCC는 이번 유엔회의에 WCC국제문제위원회 위원들과 소형무기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지역들로부터 파견된 'Peace to the City Network' 대표들로 구성된 에큐메니컬 대표팀을 참석시켜 "소형무기거래 통제를 위한 강력한 조처"가 취해지도록 각 정부들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펼침과 동시에 "소형무기가 인류의 생명과 안전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현실을 주지시키기 위해 춤과 예술공연, 전시회, 이야기마당 등 각종 이벤트활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이번 유엔회의와 병행하여 '소형무기에 관한 국제행동네트워크'(IANSA)의 주관으로 열린 민간포럼에도 적극 참여했으며, 특히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소형무기로 발생한 처참한 피해현황과 소형무기를 근절시키기 위한 정부·교회·민간사회의 협력활동에 대한 모델과 대책을 공유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연설에서 소형무기는 핵무기와 다름없는 "대량살상무기"임을 강조했다. 유엔의 조사에 따르면, 1990년 이후 발생된 49건의 주요 분쟁 중 46건이 소형무기를 사용한 무력충돌이었으며, 이로써 발생한 400만 명의 희생자 가운데 90%가 민간인이었으며, 특히 여성과 어린이 희생자가 80%에 달했다. 현재 전세계에는 인구 12명당 1명꼴인 5억개 이상의 소형무기가 있으며, 이들 가운데 40∼60%가 불법거래를 통해 유통되는데 연간 불법거래 액은 10억 달러로 추정된다.

2차대전 이후 국제사회는 핵·화학·생물무기 등 대량파괴무기의 통제에만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에 소형무기의 확산을 막기 위한 어떤 체계도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를 규제하기 위한 첫 유엔회의를 통해 유엔과 유럽연합 및 WCC를 비롯한 여러 평화운동단체들은 소형무기거래를 통제하는 강력한 조처가 채택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소형무기 최대수출국인 미국의 반대와 무기생산업자들의 강력한 로비에 부딪쳐 2주간의 극심한 협상의 난황을 거치면서 '소형무기 불법거래 근절을 위한 1차 세계행동프로그램'을 채택했다. 그리고 회원국들은 매년 소형무기의 거래와 감축문제에 관한 협의회를 가질 것과 이의 진행과정을 점검하고 이 문제를 새롭게 다루기 위한 유엔회의를 2006년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WCC를 비롯한 평화단체들은 "이번 유엔회의 결과에 대해 실망했다"고 밝혔다. 유엔회의에 참석한 WCC국제문제위원회의 대표 어니 레게르는 이번에 통과된 소형무기 불법거래에 관한 유엔협정은 "국내차원에서의 규제와 국가간의 거래에만 해당된다"는 내용으로, 결국에는 무기생산업자들의 로비가 먹혀들었지만 "문제는 미국이었다"고, 그동안 무기불법거래문제에 소극적 입장을 보여온 미국은 시종일관 협의과정에서 무기거래에 관한 엄격한 규제로 해석될 수 있는 구문의 삽입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WCC를 비롯한 국제 NGO들은 이번 유엔회의에서 소형무기 수출에 대해 법적 규제가 가능한 국제조약이나 결의가 채택되고, 무기의 불법거래를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규제조처 및 비축된 무기의 감축방안 등에 관한 국제행동계획이 채택되기를 바랐지만, 결국에는 '솜방망이 규제'에 지나지 않은 일반적 원칙에만 합의했던 것이다.

하지만 레게르는 이번 유엔회의를 통해 소형무기 불법거래문제가 국제적인 관심사로 부각됐으며,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다루기 위해 새로운 차원의 정치적 노력을 기울이기로 한 점과 이번에 채택된 최종문헌에서 "무기불법거래문제는 보다 강력한 법 집행으로서만 해결될 사안이 아님"을 인식하고 "이 사회의 불안을 양성하는 정치·경제·사회적 조건들이 변화됨으로 총에 대한 필요성이 감소돼야한다"고 밝힌 점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교회와 NGO들 및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은 이러한 근본적인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보다 강력한 국제적 공동행동을 펼쳐야한다고 강조했다.

WCC의 국제문제프로그램위원인 살피 에스키디안은 "유엔차원의 행동프로그램이 크게 미약하더라도, 소형무기문제에 관한 에큐메니컬 네트워크의 활동은 보다 강화된 모습으로 지속돼야 할 것"과 교회를 비롯한 세계종교공동체는 "총과 관련된 소형무기로 발생한 수많은 분쟁의 희생자들과 이들의 가족을 돌보는 입장"에서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도록 앞장서는 일에 결코 게을리 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