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복지국가를 희생시키지 말라!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1-02-12 19:57
조회
1102
복지국가를 희생시키지 말라!

WCC중앙위원회에서 독일의 대통령 요하네스 라우 박사는 경제의 번영과 사회의 안정은 복지축소와 시장경제만을 통해 창출될 수 있다는 개념을 완강히 거부한다고 밝힘으로 주목을 받았다.
개신교의 저명한 평신도인 라우 박사 역시 독일의 통일에 기여한 교회들의 활동에서 "주된 역할"을 담당했던 인물로서, 1988년 독일에서 중앙위원회가 개최됐던 시기에는 다음 모임이 통일된 독일의 땅인 동독의 포츠담에서 개최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며 1989년 동독의 평화적인 혁명에 앞서 당시의 교회들이 평화를 위해 벌였던 촛불시위와 기도회를 상기시켰다.

라우 박사는 강연에서 유럽은 세계적인 가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권과 문화적 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해, 그리고 환경의 보존을 추구하기 위해 "지구적인 책임"이 있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1999년 독일의 대통령으로 선출된 사회민주당의 당수인 라우 박사는 현 정치·경제적 사고의 문제점을 강력히 경고하면서 "복지국가는 유럽이 성취한 위대한 문화적 업적 가운데 하나로서, 경제적 효능과 경제적 성취의 제물로서 경솔하게 희생시키지 말아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현재 여러 유럽국가들과 유럽연합에 진출하기 위한 조건으로 개혁의 압력을 받고있는 일부 국가들은 사회복지프로그램을 축소하고 있으며 경제적 효능을 촉진시키기 위해 국영기업들을 팔고있는 실정이다.

라우 박사는 사회의 전반적인 분야에서 "수요와 공급의 맹목적인 논리" 수용을 요구하는 현대화 개념에 반대하면서 "자유와 사회적 정의의 통합이 주어지지 않는 경제질서는 진정한 현대화라 할 수 없다"고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는 냉혹한 시장논리는 기껏해야 사회적 다윈주의를 쫓는 적자생존논리로서 '경쟁적 사고'만을 유발시킨다. 무제한의 시장 이데올로기는 엄격한 경쟁논리로서의 투자방식을 유발시킴으로 사회적 응집력을 저하시키고 있다"며 "시장은 정치적으로 규제된 틀 내에서 위대한 번영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는 인간의 자유와 연대 및 정의의 가치체계를 다룰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러한 가치체계는 인간사회에 있어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이며, 세계의 어떤 주식시장에서도 거래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도구이지 목적이 아니다. 우리는 시장의 이점을 유용해야지 이의 논리에 우리의 삶 자체를 종속시킬 수는 없다"고 밝혔다.

라우 박사는 다른 주제로서 지구적 연대의 필요성을 다루었다. 선진산업국은 "자체적으로 약자를 위한 책임감이 수용되는 연대의 문화를 발전시킬 경우"에만 개도국과 더불어 효과적인 연대를 이룰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개도국 또한 "번영을 파괴하는 빈부의 분열양상을 해소하고 연대의 문화를 증진시켜야 한다"고 "인권의 존중과 최소한의 민주적 참여 및 법질서"는 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전제조건임을 강조하면서 "폭력이 종식되고, 유럽이 세계공동체의 일부가 되며, 정의와 평화가 확립되는 세상을 위하여 우리의 노력을 계속하자"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