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나가사키의 종-4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8-02-29 21:38
조회
1844
6-그날 밤
우리들 교실원들은 다함께 학장님이 누어계시는 밭으로 갔다. 고구마 밭 한 구석에 외투를 덮고, 웅크리고, 비에 젖어계시는 것을 보고, 돌연 눈물이 났다. 치요 교수를 중심으로 의원(醫員) 학생의 한 무리가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조치에 분주하다. 나는 학장에게 보고를 끝내고, 20보정도 걸었는데, 현기증을 느껴, 다리가 비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바로 거기에 장로부터 개호 받으며 우매츠 군이 누워 있다. 그도 비에 젖어있다. 나는 그 맥을 짚어보았지만, 의외로 강했기 때문에 안심을 했다. 웃옷을 벗고 우매츠 군을 향해 달려, 5,6 보를 가 , 밭을 한 단 내려감과 동시에 크게 흔들리며, 나는 졸도를 하고 말았다.
“경동맥을 눌러” 시 선생이 외치고 있다. 눈을 뜨고 올려 보니, 붉은 구름 아래 시선생과 여성부장 님이 마매 짱과, 왜 그런가 하고 염려하고 있는 가네꼬 기사의 얼굴이 보였다.
“수술용 실, 코펠, 가제, 가제” 황망하여, 선생이 소리치며, 내 귀 부근의 상처 안에 무엇인가 아픈 것을 집어 넌다. 찬 금속이 닿는 소리가 나고. 때때로 따뜻한 피가 왈칵 뺨으로 흘러나온다. “눌러, 닥아, 가제” 선생은 거듭거듭 소리친다. 때때로 코펠의 앞부분에 신경섬유를 집어넣는 것이 보여, 전신의 통각(痛覺)으로 일거에 잠이 깨어, 발톱 끝이 꼿꼿하게 켕긴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손에 닿은 풀을 잡아 뜯었다.
초 교수가 달려 들어와 주었다. 시선생이 힘없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맥이 잡혔다. 나는 관념의 눈을 감았다. “동맥의 잘린 끝이 뼈의 뒷구멍에 빨려 들어가 있구나.” 하고 교수님을 말씀하셨다. 또다시 몇 번인가 내 발끝이
꼿꼿하게 켕기어, 손은 풀뿌리를 꼭 잡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래도 수술은 솜씨 좋게 성공했다. “나가이 군, 괜찮아. 피는 멎었어. ”라고 하면서, 교수님은 일어서셨다. 나는 고맙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전신이 갑자기 노곤해져, 정신을 잃고 있었다.
해가 졌다. 지상은 아직도 활활 타고 있고, 하늘에 온통 퍼져 있는 악마 구름은 붉고 신비스럽게, 빛나고 있다. 서쪽의 이나사야마 꼭대기만 약간 하늘을 비추고, 초사흘 달이 가늘고 예리하게 엿보이고 있다. 코난 병동 위의 골짜기에서 남성조가 널빤지를 주어 볏짚을 모아 임시 오두막을 짓고. 여성조는 철모로 호박을 삶아 저녁 식사 준비를 하였다. 나가이 군과 다지마 군이 현청까지 비상식량을 얻으러 나가 있다. 밭 가운데에 호박을 삶는 불 주변에 둘러선 우리들은 작은 원형을 이루고 있었다. 몇 사람 안 되게 살아남아 있는 이 작은 원이여.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이 원을 만들고 있는 몇 사람 되지 않는 인간 동아리들이야 말로 깊이 알 수 없는 인연의 고삐에 묶이어 있는 것이 틀림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들은 서로 손을 굳게 붙잡고 꼼짝 않고 있었다. 이미 컴컴해진 위쪽의 숲에서 “들것 와 주세요.”
“누구든 주사를 놔 주러 와 주세요.” 하고 애처롭게 소리치고 있었다. 친구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 부모를 찾는 소리, 들어 본 적이 있는 소리, 여러 목소리가 한꺼번에 섞이어· 소리친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미 7 명의 동료들이 죽은 것으로 합계를 내고 있다. 피부과의 사키다 군은 대퇴부 골절로 운신을 할 수 없어 지금 참호 속에 눕혀져 있다고 한다. 후지모토 군은 강당의 바닥 아래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지팡이에 의지하여 아까 여기에 왔었는데 자택에 돌아가게 했다. 다음은 츠지다 군과 카타오카의 타코 짱과 야마시타 군등 다섯 명의 간호부들이다. 그들은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어떻게 해서든지 교실로 돌아 올 사람들이다. 예컨대, 영혼이 마치 육체를 떠나지는 않았지만, 단지 머리카락 끝에 연결되어 있을 정도의 빈사상태의 중상을 입었어도, 틀림없이 우리가 있는 곳에 달려 와 그런 후에 죽을 것이 분명한 동료로서, 그럴 정도로 강력한 우리들의 단결이었다. 이미 8시간이나 경과하여, 모습을 볼 수 가 없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즉사한 것이 틀림없었다. 우리들은 다소곳이 묵도를 올렸다.
어슬렁어슬렁 벌거벗은 몸집이 큰 사내가 나타났다.
“앗, 나가이 선생님, 찾았네.”
“어라, 키요미즈 선생님, 살아 있었습니까?”
“나 혼자가 아니..” 하고는 엉덩방아를 찌었다.
손에 잡혀 온 타다 남은 각목이 달가닥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후후 하고 어깨에 숨을 내뿜고 있는 모습은 마치 상처 입은 투우일까?
“곧 와 주십시오. 학생들이 죽어가고 있으니까요. 이미 반 이상은 죽었을 것입니다. 주사를 놓으러 와 주세요. 죽어 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까요. 약학전문의 참호와..”
“곧 가겠습니다. 자 호박죽이라도 잡수시지요.”
“아닙니다. 지금 호박죽이나 먹고 있을 때입니까? 호박죽을 몇 백 번 먹는다 해도 학생들은 목숨을 건지지 못해요. 바로 갑시다.”
시 선생, 여성부장, 하시모토 군, 오카사 군이 의료대를 가지고 일어섰다. 키요기 선생은 시로가 손을 뻗어 당겨 주어 겨우 일어 날 수가 있었다.
“대학은 사라지고 말았다. 어찌됐든, 큰 일이군. 모두가 죽고 말았어. 도중은 혹독했었지. 단지 3백 미터 밖에 되지 않는데, 1 시간이 걸렸다. 그러면, 또 오겠습니다. 아아, 잘 됐다. 학생이 목숨을 건지게 되었습니다.
선생은 여성부장 님의 어깨에 매달리어, 비틀거리며 또다시 타고 있는 대학 안으로 들어 갔다. 이 한 부대는 이 밤을 기초의학교실의 바깥 언덕을 중심으로, 남아 있는 오오쿠라 선생, 야마다 군 등의 한 부대는 이 오두막 가건물을 중심으로, 야간의 구호작업 계속하는 것이다. 나와 우메츠 군은 오두막 가건물의 볏짚 속에 눕혀져 있었다. 벌레도 죽어 없어진 것으로 보여, 주변은 적막하였다.
땅에 가득 차 하늘을 태운 큰 불이 비친 밝음에 의지하여 신음하는 소리에 끌리어 부상자들의 곁으로 가 상처를 감고 주사를 놓고, 부상자를 안고 끌어 오려 왔다.
길은 의외로 화염의 병풍에 차단되어, 바뀌면 쓰러진 나무들이 종횡으로 섞이어, 옮길 방법이 없음. 어떤 때는 불리어 무너진 돌담을 기어오르기도 하고, 어떤 때는 불리어 날아 간 널빤지 다리가 알게 모르게 환자들과 함께 하수구에 빠진다. 발바닥은 이미 몇 번인가 못을 밟아 한 걸음 걸을 때 마다 아픔을 느끼고, 무릎은 유리에 달아 헤져 몸빼와 달라붙어 있다. 구호대는 의학전문부의 타카키 부장을 발견하여 수용하였다. 이시자키 조교수, 마츠오 교수를 연이어 모셔 들였다 오두막집 가건물도 점차 신음소리로 가득 차 왔다. 타니 약구장의 영애도 중태이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보험 집금인이 넘어져 들어 왔다. 두 사람의 죄수도 묵을 곳을 요구했다.
적기는 두 차례 왔다. 삐라 탄이 터지는 소리가 탁하고 났다.
밤중 불의 기세가 점차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죽음으로 끝난 것일까. 체념한 것일까, 피곤하여 잠든 것일까, 외침은 완전히 끊어지고, 천지 괴괴하여,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정말로 엄숙한 한 때였다. e
과연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참으로 이 시각에는 동경 대본영에서 천황폐하는 종전의 성단을 내리신 것이었다. 지구의 유지와 바다를 남긴 곳 없이 모든 곳을 무대로 하여 전개된 제2차 세계대전은 점점 고조되어, 다시금 어떠한 파란을 불러일으킬 염려가 있었는데, 별안간 원자폭탄의 등장에 의해, 클라이막스에 도달하여, 여기에서 갑자기 종막이 온 것이다. 확실히 엄숙한 순간이었다. 나는 방사능구름이 괴상하게 빛나며 낮게 감도는 하늘을 가슴이 막히는 느낌으로 조망하고 있었다. 이 방사능원자구름이 흘러 가는 곳은 어디인가? 전도는 흉인가 길인가? 정인가 아니면 사인가? 이 순간, 이 하늘로부터 새로운 원자시대는 막이 올려지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