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냐면] 외국인 노동자도 노동자다 (한겨레, 4/18) (2006/06/07)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01:45
조회
1231
**[왜냐면] 외국인 노동자도 노동자다 (한겨레, 4/18)

왜냐면 - 반론 ‘외국인 노동력과 중소기업 경쟁력’을 읽고

차별을 행하고 인권을 말살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자는 것은 지난 개발독재 시대의 논리로서…아직도 우리 사회는 거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4월11일치 ‘왜냐면’에서, 이상윤 교수는 합리적인 외국인력 관리를 위해 2007년 전면적으로 폐지되는 산업연수 취업제의 연장을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가 산업연수 취업제를 폐지하고 고용허가제를 시행하는 이유는 산업연수 취업제의 폐단이 자못 심각하기 때문이다. 산업연수 취업제는 사실상 준(準)노예제로서 저임금 착취와 안전시설 미비 등 인권적인 면에서, 그리고 불법취업자 양산이라는 사회적인 면에서 전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이 교수는 고용허가제가 외국인의 인권 보호 측면에 치중할 뿐 중소기업주의 보호에는 소홀하다고 한다. 고용허가제가 중소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전제 아래 그 논지를 전개하나 반드시 고용허가제가 경제적 측면에서 불리한 것인지는 더 자세한 검토가 필요하다.

경제적인 측면을 먼저 살펴볼 때, 고용허가제를 시행하기 전 정부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주들이 원하는 것은 저임금의 노동력보다는 오히려 사람을 쉽게 구하는 것이었다. 즉, 3디(D)업종의 중소기업주들은 구인난에 더 힘들어 했다. 그들은 제값을 주더라도 안정된 인력을 원했던 것이다. 노동력의 질적 측면에서도 고용허가제는 법률에 외국인 구직자 선발시험에 한국어 능력시험을 치를 것을 명시하여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한 생산력을 높이도록 하였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 경제에 기여하는 바는 비단 중소기업체뿐만 아니다. 그들의 소비력은 지역 영세상권을 부흥할 뿐만 아니라 국가 간접세의 세원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고용허가제가 시행되면서 강제추방된 외국인 불법근로자들의 밀집거주지역은 상권이 쇠퇴하기도 했다. 또한 일각에서 우려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내국인의 실업사태는 사업주에게 내국인 구인 노력을 의무화함으로써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허가제를 논하면서 근본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은 그것의 경제적 실리가 아니라 바로 규범적 측면이다. 산업연수 취업제는 연수생이라는 이름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부정하여 많은 차별을 당연시하였다. 그 결과 많은 연수생이 지정 사업장을 이탈하여 불법취업자가 되었다. 고용허가제는 바로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여 그들이 일한 만큼의 대가, 즉 동일노동에 동일임금을 정당하게 주자는 취지다. 차별을 행하고 인권을 말살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자는 것은 지난 개발독재 시대의 논리로서 많은 부작용이 발생했고 아직도 우리 사회는 거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한 논조의 대상이 지금은 외국인일지 모르지만 결국 부메랑이 되어 언제 우리 또한 경제발전의 희생양이 될지 모르는 것이다.

이제 인권은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아니라 경제를 ‘아름답게 발전’시키는 요소라는 인식이 퍼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