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료

‘여성의 날’과 잇따른 성폭행 (경향, 3/9) (2006/06/01)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01:13
조회
959
‘여성의 날’과 잇따른 성폭행 (경향, 3/9)

지난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여성의 인권보호와 양성평등의 중요성을 새삼 되새기면서 주위를 둘러보면 놀랍도록 신장된 여권과 양성평등에 대해 한층 성숙한 사회적 인식 등을 절감하게 된다. 여성의 날을 맞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여성평등지표인 ‘성·제도·개발(GID) 지수’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62개국 가운데 4위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권신장을 입증하는 이같은 갖가지 지표와 통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마음은 우울하기만 하다. 이틀이 멀다고 벌어지는 성폭행 사건 때문이다. 여성단체들이 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뒤로 미룬 채 성폭력 근절대책 수립을 촉구하며 전국 곳곳에서 거리 시위를 벌인 것도 이 때문이다.

초등학교 여학생이 집행유예 중인 성폭력 전과범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돼 온나라가 떠들썩했던 것이 불과 보름전이었다. 성폭력사범에게는 전자팔찌를 채우느니, 화학적 거세를 하느니 마느니 법석을 떨다가 흐지부지 돼버린 사이 또다시 젊은 여성들이 야수적 만행에 희생된 것이다. 청운의 푸른 꿈을 안고 조국의 대학에 입학한 조선족 여성은 강간죄로 구속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40대 남자에게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됐다. 또 제조업체 사장 최모씨는 부하직원의 15세 된 딸을 세 차례 성폭행했다가 피해자측과 합의로 풀려난 뒤 다시 열두 차례나 같은 짓을 저질러 그 소녀는 정신적 육체적 극한상황에 빠져있다고 한다.

당국은 성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뼈저리게 인식해야 한다. 성폭력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정부와 국회, 사법부는 모든 조처를 강구해야만 한다. 사건이 났을 때만 와글와글했다가 시간만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잊어버리는 우리 사회의 냄비근성이 없어지지 않는 한 무고한 여성들의 희생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성폭력 없는 나라, 여성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사회’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