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료

자유(慈幼) (2006/06/07)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01:17
조회
991
자유(慈幼)
 
“흉년 든 해에는 자식 버리기를 물건 버리듯 하니, 거두어주고 양육하여 백성의 부모 노릇을 해야 한다”(歲値荒儉 棄兒如遺 收之養之 作民父母)라고 『목민심서』의 자유(慈幼) 조항은 명백히 선언했습니다.  
“흉년을 당해 유기하는 경우 이외에도, 서울 성(城)안의 개천에는 때로 유기되는 수가 있으니, 대체로 사생아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하늘과 땅이 만물을 태어나게 하는 이치가 그 부모의 죄를 그 아이에게 미치게 하지는 않으니, 이 또한 의당 거두어 길러서 백성들이 자식으로 삼거나 노비로 삼는 것을 들어주어야 할 것이다”라는 부분도 같은 조항에 있습니다.  

역시 시대적 제한은 넘어설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노예제도가 국법으로 인정되는 때여서 유기아를 거두어다 길러주면 자식으로 삼지만 노비로도 삼을 수 있다고 다산도 말했습니다. 죽어가도록 보살펴주지 않는 일이야 참으로 잔인하지만, 노비로 삼는 것도 인도주의적이지 못합니다. 당시의 법과 제도를 다산까지 뛰어넘지 못했음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어린 유기아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주장이 고대로부터 시작되었고, 인명존중과 인도주의 정신에 투철했던 다산은 여러 가지 옛날의 자료들을 열거하면서 어진 수령이라면 당연히 불쌍한 유기아들이 보살핌을 받도록 조치하라는 내용을 매우 상세하고 자상하게 기술해 놓았습니다.  

지금도 사생아들이 유기되고 있고, 때로는 가난에 못 이겨 귀여운 자녀를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아원과 여러 보육시설이 확장되고 제 역할을 하도록 조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노인들을 보살피는 ‘양로(養老)’에 정성을 바치라던 다산은 어린이 보살피는 일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날씨가 혹한인 요즘, 오늘은 어디에 또 버려진 아이가 있을까요. 사회복지예산도 많이 늘었다는 보도도 있는데, 그 불쌍한 아이들이 생명을 이을 수 있도록 따뜻한 사회적 배려가 있어서 다산의 ‘자유’정신이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박석무 드림

출처:<다산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