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세계화문제 교회협의회: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다른 세상이 필요하다!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3-05-13 21:23
조회
1279
세계화문제 교회협의회: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다른 세상이 필요하다!

4월 28일부터 5월 1일까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생명의 온전함을 위한 세계화"(Globalizing the Fullness of Life)란 주제로 열린 라틴아메리카·카리브지역 교회들(CLAI)의 세계화문제협의회에 참가한 교계대표들은 협의회의 마지막 날, 라틴아메리카전역의 개신교교회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외채는 "비도덕적이며, 불가능하며, 도저히 끝낼 수 없는 문제"라며 "외채철회운동(abolition of foreign debt)을 벌이기 위해 하나의 공동전선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협의회의 참가자들은 또한 미국에 의한 아메리카자유무역지대(FTAA) 설립과 이 지역의 "군사주의화"(militarization)를 반대했으며, 인권과 창조에 대한 책임감에 입각한 "광범위하고 폭넓은 통합체제"를 요청했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대안을 탐구하기 위해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세계개혁교회연맹(WARC), 유럽교회협의회(CEC)의 공동후원으로 CLAI가 주관한 이번 협의회에는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대부분은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지역 교회들 대표였지만, 유럽, 북미, 아시아, 아프리카, 태평양지역에서도 참가하여 이 지역의 세계화와 경제적 통합의 영향에 초점을 맞추어 열띤 논의를 벌였다. 그리고 국제금융기구들이 추진하는 정책들에 의해 발생한 가난과 사회적 배제현상을 상쇄하기 위하여 교회들이 어떤 형태의 목회를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해 논의했다.

개신교교회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교계대표들은 "이젠 그만두자! 인간의 삶과 우리가 거주하는 전지구 자체를 위협하는 억압으로부터 인류는 더 이상 고통받을 수 없다"며 "지금까지 우리는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지역의 고통스런 울부짖음을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는 그밖에 다른 사안 중에서, 특별히 부시행정부가 정책 자체를 종교적으로 합법화시키려는 시도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으며, 설상가상으로 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하여 정책과 계획 및 자신들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기독교신앙을 이용하는 지도자들이 이끄는 제도 자체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과 캐나다, 유럽의 교회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는 교회들은 "생명을 옹호하는 결정적이고 분명한 신앙고백"이자 "평화와 정의를 위한 헌신" 그 자체임을 인정했다. 이는 특별히 "최근 교회들 가운데 다수가 동맹군에 의한 이라크 침공을 받아들였다는 명백한 현실의 입장에서 비추어 볼 때 주목할 만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최종 메시지에서 교계대표들은 "우리 국가들의 사회·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제도의 희생자들이 대규모로 증가하는 현상의 근본 원인들을 규명하기 위하여 집중적인 조사를 벌여나가자"고 신도들과 교회들에게 당부했다. 그리고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이 제도의 위선적이고 죄 많은 특성"을 인식할 것과, 이는 "긴급하게 실행에 옮겨야 할 신앙의 문제"임을 자각하도록 교회들과 시민사회에 대한 요구가 확산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교계지도자들은 국민들에게 외채를 거부할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무시해온 "국내의 사회적 채무상황"(internal social debt)에 대해, 그리고 건강과 일자리, 먹거리, 교육, 땅과 주거의 문제 등에 관한 국민들의 요구사항에 초점을 맞추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협의회는 CLAI의 신앙과 경제, 사회프로그램의 주제에 관한 연대, 연구, 경험의 교류, 예배, 그리고 신학자, 성서학자, 사회과학자들의 발표 등으로 이루어졌다.

협의회의 참가자들은 인류가 "역사에 있어서 종말론적인 순간"을 통해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 동의했으며, 제국은 "하나님을 경외하기보다는 시장을 숭배하고 있으며, 이는 점차 팽창 및 확대되어가고 있으며, 오만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의 본 모습이 치사한 이라크 침공에서 드러났다"고 최종메시지에서 밝혔다.

교계대표들은 교회들이 직면한 "도전들과 회피할 수 없는 책임들"을 강조했으며, 이에 대한 선택은 "현 경제프로젝트의 야만적 횡포를 비난하던지 아니면 전 인류공동체와 모든 창조물을 위협하는 파괴자와의 공범자가 되든지"에 있다고 주장했다.

교계대표들은 또한 아메리카 전역의 "획기적인 성장을 가져온 교회들의 모습"과 "증언과 서비스 및 책임질 수 있는 참여에 대한 교회들의 가능성"에 대해 인정한 반면 "사회·정치·경제 분야에 있어서 책임을 져야할 결정적 시기에 교회들이 이따금 보여준 미숙함과 무능력, 그리고 용기가 부족한 현상"에 대해 경고했다. 그리고 이와 동일한 비판적 맥락에서 "일부 교계지도자들이 이 분야에 있어서 신뢰할만한 역할을 감당할 태세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으며, 극도의 근시안적 사고와 분별없는 목적의식을 보여주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평가에 입각하여 교계대표들은 최종메시지에서 "우리가 직면한 중대한 윤리적·영적 투쟁에 있어서 신실하고 단합된 참여의식이 교단 및 에큐메니컬적 차원에서 교회들과 관련단체들을 위한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도록 보장할 것"요청했다. 그리고 교회들과 신도들에게 "심각한 실의 속에 살아가며 죽음의 그늘 밑에서 허덕이고 있지만, 커다란 가능성을 지닌 세대들에게" 기독교적 희망을 선포할 것을 촉구했다.

최종메시지는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다른 세상이 절실하다! 왜냐하면 우리의 선조 형제자매들이 어둠의 긴 시간을 뚫고 새벽을 맞이한 것처럼 우리 또한 예수그리스도의 부활을 믿기 때문이다"라고 결론을 맺었다.

이번 협의회의 토론은 사회과학자, 경제학자, 신학자, 목회자들에 의해 작성된 "전진을 향한 해결책을 모색하며...."란 문헌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개신교교회들은 이 문헌에서 "이젠 그만두자! 이 제도 밖에 구원이 있다"라고 선언했다. 이 토론의 최종문헌은 금년 후반기에 CLAI에 의해 출판될 예정이다.

CLAI의 이스라엘 바티스타 총무는 이번 협의회를 평가하면서 우리가 내린 주요 결론 가운데 하나는 "남반구와 북반구 교회들 사이의 보다 진전된 대화의 필요성"이라고 밝혔다.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지역을 위한 WCC총무인 마르타 팔마씨는 세계의 여러 다른 지역의 참가자들이 이번 토론을 풍요롭게 이끈 점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이번 협의회는 WCC와 WARC가 2001년부터 공동으로 추진해온 세계화문제에 관한 지역협의회의 과정으로 열렸으며, 동유럽과 태평양 및 아시아지역은 이와 유사한 협의회를 이미 가졌으며, 내년에는 미국과 중동지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렇게 세계화문제에 관한 지역별 협의회의 모든 과정을 거친 종합적인 결과물은 2005년도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