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최근의 주요 세계교회 동향(번역), 3월 23-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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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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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4-04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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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중동지역의 정의와 평화 호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3월 20일부터 일주일간의 역사적인 중동 선지순례에 나섰다. 지난 2월 이집트와 시나이산 순례에 이어 교황의 두 번째 대희년 성지순례인 이번 여정은 교황의 재위 이후 91번째 해외여행이며, 특히 교황이 요르단을 방문한 것은 지난 1964년 교황 바오로 6세 이후 두 번째이다. 교황은 첫 방문 국인 요르단에서 압둘라 2세 후세인 요르단 국왕의 영접을 받은 후 연설을 통해 "예수그리스도의 탄생 2000주년을 기념하는 희년 성지순례의 일환으로 이곳에 왔다"며 이슬람교인과 기독교인은 "한 백성 한 가족"이라며 이 지역의 정의와 평화를 호소했다. 교황은 특히 "평화 없이는 이 지역의 참다운 개발이나 삶의 향상 및 자녀들을 위한 앞으로의 밝은 미래를 전망할 수 없다"며 "평화를 추구하는 과정은 아무리 더디고 힘들어도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교황은 예루살렘과 요르단강 계곡 및 가버나움, 나사렛, 베들레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등의 성지들을 순례하면서 예수의 삶을 묵상하며 평화와 화해의 복음 메시지를 선포했다. 또 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을 만난 자리에서 이 지역의 평화를 호소하고, 유대교 및 이슬람교 지도자들과의 종교간 대화와 협력 등을 논의했다.
교황은 특히 아라파트가 주도한 팔레스타인의 환영식에서 "팔레스타인이 지난 수십년간 국가를 수립하기 위해 겪어온 고통은 전세계가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이는 곧 성사될 것"으로 믿는다며 "예수의 탄생지에서 희망을 잃지 말라"고 팔레스타인 국민들을 격려했다.
중동성지순례 마지막 날인 26일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뒤 부활한 곳으로 알려진 예루살렘의 성묘교회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것으로 일주일간의 모든 일정을 마친 교황은 이에 앞서 25일 예수가 생의 대부분을 보낸 이스라엘 북부지역의 나사렛을 방문, 성수태 교회에서 미사를 집전했다. 수천명의 성도가 참석한 나사렛 미사에서 교황은 "전세계 모든 기독교인들이 가족을 보호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자"고 호소했다. 교황이 나사렛에 도착해 성수태교회로 향하는 동안 연도에는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다수를 이루고 있는 이슬람교도들도 나와서 교황의 방문을 환영했다.
교황은 예루살렘에서 그리스정교의 총대주교 디오도로스 1세와 만난 자리에서 예루살렘 기독교계의 화해와 단합을 요청했다. 교황은 다양한 종파간의 이견을 해소하는 것만이 기독교인이 예루살렘을 '평화의 도시'로 만드는 데 기여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교황은 홀로코스트 기념관인 야드 바쉠을 방문하여 나치의 대학살로 사망한 6백만명의 유대인을 추모했으며, 기독교인과 유대인 사이의 새로운 관계형성을 위해 기도했다. "홀로코스트는 우리에게 정의와 평화를 이루기를, 그리고 과거의 끔찍한 잘못과 범죄를 다시는 반복하지 말기를 일깨워준다"고 밝힌 교황은 두 종교간의 증오를 종식시키고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해나가자고 요청했다.
한편 바티칸측은 교황의 이번 성지순례에는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여 밝혔으며, 교황의 성수태 교회 방문에 앞서 인근의 회교사원 건설 허용에 대해 재고해줄 것을 이스라엘 정부측에 요청했다. 그러나 전체인구 7만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이슬람교의 지도자들은 교황의 방문을 환영하지만 성수태 교회 인근에서 추진되고 있는 회교사원 건설을 둘러싼 논란에는 간섭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나섰다.


인도의 기독교활동가들, 세계화와 클린턴의 인도방문 반대시위

일부 인도인들은 클린턴의 이번 방문에 대해 외국사절로는 "가장 큰 영예의 인물"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지만, 저명한 일부 기독교 인사들은 이를 반대하는 운동을 지원하고 나섰다. 그러나 그밖에 다른 기독교 지도층은 미국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세계무대에서 인도의 국익을 가져올 주요한 기회로 보는 등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공산당 정치인들의 경우, 클린턴은 "제국주의 세력의 일등공신"이라는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미 대통령이 인도의 연방국회에서 연설하는 것조차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기독교인이 가세한 가운데 광범위하게 전개된 클린턴 반대시위는 3월 23일 뉴델리에서 거행된 "국민의 의회"라는 대중집회에서 절정에 달했는데, 시위자들은 "세계화의 일등공신"인 클린턴을 반대한다는 강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인도의 북부교회(CNI) 목회자를 포함한 6명의 활동가들이 이 시위의 선두주자에 나섰는데, 이들 가운데 한 인물인 탐푸목사는 "우리는 클린턴의 방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표방하는 체제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미국대통령의 인도방문은 "가난한 자들을 더욱 빈곤케 만드는 세계화를 더욱 부추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는 "일반대중들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로서 "빈곤층의 유익과는 전혀 상관없는 외세와 인도의 최상 엘리트층간의 결탁"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ENI에 밝혔다.
예수회신부 핀토는 "클린턴의 이번 방문으로 득을 보게되는 자는 아마도 이 사회의 엘리트층 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인도교회협의회(NCCI)의 총무 이페 조세프 또한 거의 200명에 달하는 재계인사와 사업가들을 동반한 클린턴의 이번 방문을 비판하면서 "클린턴의 주된 관심사는 시장경제의 확대에 있다"며 "이로써 이득을 보는 계층은 인도사회의 일부 상류층일 뿐, 대다수 국민들은 이들의 번영을 위해 희생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 인도의 카톨릭주교협의회 회장과 대주교 델히는 클린턴의 이번 방문으로 야기될 "경제외교의 파급력"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며, 이는 정부가 조정해야 할 문제로서 "인도와 미국간의 긴밀한 관계개선"은 큰 성과라 아니할 수 없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시사했다.
인도의 270개 대학 포럼인 총기독고등교육연합회의 총무 쟈콥은 클린턴의 방문은 인도와 미국간의 유대관계를 강화시키는 계기는 됐지만, 클린턴이 수반한 시장경제의 세력들이 일반대중들의 삶에 악영향을 끼치는 정책 및 이의 기능으로 작용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로메로주교 추모행사, 에큐메니컬 활동가들에게 새로운 희망 부여

엘살바도르의 에큐메니스트들과 활동가들에 따르면,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故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의 20주년 추모행사들을 통해 자신들은 "조국이 직면한 새로운 이슈들을 새롭게 표방하며 전열을 정비할 수 있는 새로운 소망의 계기를 갖게 됐다"고 한다. 루터교세계연맹(LWF)을 위해 활동하는 엘살바도르루터교회의 가스파목사는 "조국의 순교자와 그밖에 믿음의 선조들과 더불어 우리는 역사의 새로운 전기를 맡게됐다"고 밝혔다.
교회가 억압받던 시절 로메로 대주교는 엘살바도르의 개신교 공동체들과 긴밀히 협력했었다며 개신교교회들은 12년간의 내전으로 7만 5천명이 숨졌던 당시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 이를 다시 한번 상기했다.
1989년 6명의 예수회 신부들이 사망했던 장소인 중앙아메리카대학에서는 추모행사와 병행하여 국제모임이 개최됐는데, 이에 참석한 가스퍼는 ENI와의 인터뷰에서 "교회들이 내전 당시에는 생존권 차원에서 모두가 서로 협력"했지만, 평화협정 후에는 분열과 혼란의 시기로 정착된 가운데 교회들은 다시 내부지향적으로 돌아서면서 함께 활동하는 것이 쉽지 않게 됐다고, 그러나 오늘날의 경제 악화와 끝없는 가난 및 범죄와 폭력이 난무한 상황 속에서 개신교 교회들은 당면한 문제들과 관심사를 함께 표방하기 위해 다시 협력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로메로 대주교의 이번 추모기간으로 희망과 비전의 성취에 대한 성찰의 분위기가 다소 촉발됐으며 "소멸돼지 않은 우리의 부분적인 이상이나마 실현 가능하도록 희망 또한 안겨주는 계기가 됐다"며 1970년대와 80년대에 조성된 남미 해방신학의 영향을 크게 받았던 수많은 엘살바도르 민중들의 삶을 되새겼다.
성공회 관할 에큐메니컬 단체 CREDHO의 조세 로드리구에즈 또한 같은 장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에 동의하면서 이번 추모기간으로 교회들은 당면한 점진적인 사안들을 새롭게 평가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브라질의 카톨릭주교 카살달리아는 이번 국제모임의 강연에서 세계화의 사회 속에서 기독교가 점차적으로 "개인화"되어가며 내부지향적인 추세를 쫓음으로 다분히 고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경고하면서 "희망과 연대는 분리될 수 없다"고, 거리로 쫓겨난 어린이들의 문제나 아프리카가 직면한 사회적 위기 등의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자들은 "자신들의 기독교적 실천행위"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세계의 기독교인들, 정의의 순교자 로메로 대주교를 위한 추모 물결

엘살바도르의 정신적 지주인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의 20주기를 추모하는 비공식행사주간에 미국, 유럽,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의 도처에서 수천명의 하객이 고인의 뜻을 기리며 경의를 표했으며, 기념식과 각종 모임들 및 철야기도회와 촛불행진 등의 행사에 참석했다. 이 주간의 행사는 로스앤젤레스의 마호니 추기경이 집례한 3월 24일의 대중미사에서 절정을 이루었으며, 이어서 산살바도르의 어두운 거리를 촛불로 밝히는 철야기도회와 거리행진 및 이곳 성당의 계단에서 치러진 철야 추모식이 거행됐다. 이 성당의 지하 납골당에 안치된 로메로 대주교를 위해 수많은 엘살바도르 주민들이 밤새도록 추모의 불길을 밝혔다.
산살바도르의 추기경 페르난도 라칼레는 이날 일찍이 거행된 또다른 미사에서 로메로 대주교의 심오한 영성과 가난한 자들을 위한 고인의 헌신적 삶을 회고하며 찬미했다. 로메로 대주교는 초창기에는 보수적인 경향이었으나, 19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의 독재정권시절 엘살바도르의 가난한 자들과 "민중교회"를 대변하는 가장 저명한 인사가 됐으며, 군부와 엘리트층을 강력히 비판함으로 1980년도에 피살됐다. UN의 진실규명위원회는 로메로 대주교의 죽음이 엘살바도르 군부에 의해 자행됐다고 밝혔다.
카톨릭교회 내외의 많은 이들은 로메로 대주교가 성인으로 추대되기를 바라지만, 이는 고인의 급진적 입장을 달가워하지 않는 일부 보수주의자들 때문에 민감한 이슈로 남아있는 상황 속에서 최근 바티칸은 오랜 심사숙고 끝에 이를 강력히 추진할 것을 내비쳤다. 이곳 교회에서는 1993년부터 고인의 성인추대작업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해온 몬시고는 로메로 대주교의 성인추대는 "엘살바도르뿐만 아니라 전 라틴아메리카 및 모든 교회를 위해 중요한 표상"이 될 것이라고 바티칸의 라디오방송국에 밝혔다. 하지만 이 이슈는 로메로 대주교의 정당성에 대한 논쟁으로 번지면서 일부 보수 고위층들로부터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추모행사의 기획을 찬조한 사설단체 로메로재단의 소장 마티네즈는 모든 사람들과 교회가 "로메로 대주교에 대한 벅찬 감정"을 달래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서, 고인의 "심오한 영성"은 실제로 "정의의 수호자요, 진리를 위한 순교자"로서의 삶을 보여준 로메로의 사역과 분리할 수 없으며, 그는 미국의 루터 킹 목사나 인도의 간디와 유사하게 세계적인 인물이 됐다고 밝혔다. 이는 고인을 존경하는 방문객의 명단이 세계적인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으며, 이번 추모식을 위해 라틴아메리카, 미국, 호주, 하이티와 이탈리 등에서 대표단으로 파견된 카톨릭의 고위층들 및 성공회, 침례교, 감리교와 장로교회의 신도들 또한 대거 참여한 것으로 보아 명백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국제 방문집단은 엘살바도르 국외에서 교회관련단체 운동을 펼치는 평신도 활동가들로서, 특히 미국에서 온 대다수는 1980년대 시절 엘살바도르 및 중앙아메리카 도처의 미국정책에 저항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들에 속한 자들이다. 미국의 메리놀 카톨릭관구로부터 많은 평신도 선교활동가들을 동반한 텍사스 엘파소의 코스그로브는 "로메로는 정신적 지주이며 삶의 표상"으로서 우리에게 영감을 준다고 거리행진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지역의 성 프로비덴시아 병원과 채플을 운영하는 카르멜수녀회의 아발로스 수녀는 당시 로메로 대주교는 화려한 대주교의 저택에서 살기보다는 이 병원의 현장에서 지냈으며, 이곳 작은 예배당에서 피살됐다고 회상하면서 대다수의 엘살바도르인들에는 오스카 로메로를 성인으로 봉하는 이슈는 문제도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20년전에 그에게 작별을 고했지만, 그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와 함께 존재함으로 어느 면에서는 결코 작별을 고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4천명의 어린이들, 영국과 프랑스의 합작 이벤트에 찬양출현

영국과 프랑스의 100개 교회의 어린이들은 5월 6일 새천년을 기념하는 영국과 프랑스의 합작 이벤트의 일환으로 영국의 메이필드와 프랑스의 뉴샤텔에서 펼쳐지는 음악회 축제에 참여하여 동시에 찬양기로 했으며, 이번에 찬양될 주제는 아침과 점심, 저녁에 전통적으로 교회의 종을 타종하는 삼종에 관한 연출로서 이를 위해 교회들도 각자 동시에 타종하는 연출을 하게되며, 이는 BBC와 프랑스의 방송사를 통해 직접 현장 중계될 예정이다.
이 이벤트는 런던 남쪽의 웰덴 부근에 있는 30개 교회들과 노르망디의 페이스데이브레이 지역의 70개 교회들에서 치러지게 되며, 초등학생의 4000명 어린이들이 성인합창과 별도로 출연하여 찬양할 예정이다. 메이필드 축제의 기획자 로버트 머니는 "이 축제는 매우 성공적이지만 많은 이들이 즐길 수는 없었기 때문에, 이는 이 축제를 대외적으로 널리 확산시킬 수 있는 탁월한 방안"이라며 라디오 노르망디와 영국 남쪽의 청취자들은 이 축제를 청취할 수 있으며, 그밖에 다른 지역의 주민들도 프랑스텔레콤이 제공하는 동시영상과 웹사이트를 통해 이를 청취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스리랑카의 기독교, 분쟁의 온상지 자프나에서 평화대중집회 인도

3월 25일 스리랑카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인종적 분쟁으로 얼룩진 북부지역의 자프나에서 10,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지역의 평화촉구를 위한 대중집회를 개최했다. 이는 근래의 스리랑카 역사상 가장 큰 대중집회로 알려졌는데, 참가자들은 17년간 지속된 조국의 인종적 충돌과 분쟁을 즉각 종결하라고 촉구했다. 이 집회에는 스리랑카의 저명한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계 지도자들 및 자프나의 로마카톨릭 주교 토마스 사번다라나얌이 참석하여 강연하는 등 대규모적인 대중집회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 집회의 폐막에 앞서 스리랑카 대통령 찬드리카 쿠마라툰가 앞으로 보낸 성명서가 채택되어 낭독됐는데, 이에는 "17년간의 분쟁으로 인해 조국의 땅은 이미 엄청난 규모로 황폐"해졌으며, 아울러 "인종적 충돌로서 야기된 강간과 고문 및 임의의 구금과 실종, 사법부의 과잉적 사형집행 등의 부끄러운 야만적 행위들이 작은 땅덩어리에서 너무나 많이 자행됐다"고 밝힌 가운데 평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