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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서 '온난화 시한 폭탄' 째깍 째깍-지구온난화-3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9-18 23:53
조회
860
시베리아서 ‘온난화 시한폭탄’ 째깍 째깍
영구동토에 묻혀있는 메탄 방출 58% 증가
대대적 냉각조처 않으면 폭발적으로 방출


미·러 연구진 ‘네이처’ 발표

시베리아의 얼어있는 토양에 묻혀있는 메탄이 지구온난화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베리아 영구동토대가 녹으면서 메탄이 새어나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 연구진은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시베리아 북부 체르스키의 해동된 호수 두 곳을 1년 가량 원격탐사와 공중탐사 등으로 조사한 결과, 메탄이 방출되고 있는 지점들을 발견했다고 <에이피(AP)통신>이 7일 보도했다.

23배나 강한 메탄의 온실 효과? = 연구진들은 1974~2000년 호수가 기온이 높아짐에 따라 팽창했으며, 메탄 방출도 약 58% 가량 증가한 것으로 밝혔다고 <인바이런먼트뉴스서비스>가 보도했다. 영구동토가 녹으면서 수천년 동안 땅에 묻혀있던 식물과 동물 몸 속에 잔존한 탄소가 이산화탄소나 메탄의 형태로 대기 중에 방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조사 지역에서 현재 매년 방출되는 메탄은 3.8테라그램(3조8천억그램)이라고 밝혔다. 화석연료 연소 등으로 대기로 방출되는 전체 메탄 600테라그램에 비해서는 적은 양이다.

그러나 연구보고서는 영구동토에 갇혀있던 메탄의 방출 속도는 지금까지 알려졌던 것보다 5배 이상 빠르며, 메탄의 온실효과 유발력은 이산화탄소보다 23배 강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를 주도한 미국 알래스카대학의 케이티 월터 박사는 “이런 현상은 쉽게 멈출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멈추게 하려면 대대적인 냉각효과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토대에는 1조톤의 탄소가 매장 = 지난 6월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의 세르게이 지모프 박사 등도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로 알래스카와 시베리아의 영구동토대가 녹으면서 수천년 동안 땅속에 있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보고서는 ‘예도마’로 불리는 시베리아 북부와 동부의 영구동토에 매장된 탄소량이 500기가톤(5000억톤)으로 애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으며, 이는 화석연료 연소를 통해 해마다 대기 중에 방출되는 탄소량의 100배 정도라고 <에이피>는 전했다. 연구진은 지구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계속되면 예도마에 매장된 탄소 90%가 대기로 방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구동토대(permafrost)

1년 내내 얼어있는 한대 및 냉온대의 토양지대. 월평균 기온이 영하인 달이 반년 이상이나 계속되며, 여름철에도 일시적으로 녹는 지층도 지하 1~2m 까지로 한정돼 있다. 영구동토의 깊이는 시베리아 북부에서 가장 깊어서 지하 50m에 이르는 지방도 있다. 과학자들은 북반구 토지 24%를 영구동토로 측정하고 있다.

예도마에 매장된 탄소를 제외하고도 500기가톤의 탄소가 전 세계 영구동토대에 매장돼 있으며, 지구온난화가 이들 지역에도 마찬가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 연구에 참여했던 플로리다대 테드 셔 교수는 “이는 일종의 저속 시한폭탄과 같다”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로마노프스키 알래스카대 지구물리학 교수는 “메탄과 이산화탄소 대량 방출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곧 가시화될 것”이라며 “시베리아보다 영구동토가 훨씬 적은 알래스카나 캐나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래스카의 많은 지역에서 영구동토가 녹는 점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기사등록 : 2006-09-07 오후 06:48:04  기사수정 : 2006-09-08 오전 07: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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