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위안부 결의안, 일본 과거 만행 고발 상징적 의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9-18 21:42
조회
440
미 위안부결의안, 일본 과거만행 고발 상징적 의미
日의 방해로비에도 불구, 가결된 것 큰 성과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가 13일(현지시간) 2차대전 당시 일본의 종군위안부 강제동원 관련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강제력은 없지만 일본의 과거 만행에 대해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에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미 의회에 위안부 관련 결의안이 제출된 것은 지난 2001년과 2005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하지만 일본측의 집요한 방해로비에 밀려 미 의회에서 표결은 커녕 갑론을박을 위한 의안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번번이 폐기돼왔다.

미 의회는 이 문제 뿐아니라 일본의 전쟁포로 학대 등 일본 과거사 문제엔 꿀먹은 벙어리였다.

일본은 이번에도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막기 위해 전방위 로비를 펼쳤다.

일본은 정부가 직접 나서기도 하고 미국내 친일파 의원들을 앞세워 헨리 하이드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을 비롯해 의원들에게 상당한 압력과 회유를 행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의안은 당초 지난 6월 상정.심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본은 6월말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대대적인 로비를 벌여 한때 이 결의안도 빛을 보지 못한 채 또다시 폐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위안부 결의안 채택은 외교적으로 의미있는 성과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국내 한인사회와 위안부 관련 NGO(비정부기구)들도 `맞로비'를 펼쳐 위안부 결의안 처리 여부가 한일간 자존심을 건 외교전의 양상을 띠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결의안이 통과된 것은 무엇보다도 미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결의안이 추진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결의안은 민주당 레인 에번스(일리노이주), 공화당 크리스토퍼 스미스(뉴저지주) 의원이 공동발의했고, 하원 국제관계위 소속 의원 11명을 비롯해 하원 의원 52명이 서명했다.

또 미국내 한인사회 등 아시아 국가들이 연대, 결의안 통과 서명운동을 벌이고 지역구 의원에게 편지보내기와 같은 캠페인을 벌이는 등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회에 정치적 압력을 행사한 점도 상당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과거 만행에 대한 손해배상보다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현재 및 미래세대의 올바른 교육 등에 결의안의 초점을 맞춘 것도 결의안 채택에 도움을 줬다는 해석이다.

결의안은 위안부 강제 동원이 20만명에 이르는 등 20세기 발생한 인신매매 사건 가운데 최대 사건임을 적시,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에 과거 일본의 만행을 되새겨보도록 하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또 위안부에 대한 폭행, 강제낙태, 성폭력, 인심매매 등이 일본 정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이뤄졌거나 조정됐고 전후 배상협상에서도 이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으며 심지어 최근 일본 교과서에선 이 문제를 축소하거나 정부역할을 과소평가하는 움직임이 있음을 명시적으로 고발했다.

이에 따라 이번 결의안은 강제성이 없는 권고결의안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과거사 문제와 관련, 통렬한 반성이나 재발방지 노력이 없었던 일본의 태도를 압박하는 상징적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낳고 있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기사등록 : 2006-09-14 오전 07: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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