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내가 할 일이란 호밀밭 파수꾼이지…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때 붙잡아 주는 (한겨레, 3/24) (2006/06/07)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01:20
조회
1046
**내가 할 일이란 호밀밭 파수꾼이지…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때 붙잡아 주는 (한겨레, 3/24)


<호밀밭의 파수꾼> 책속으로

“제군, 인생은 게임이라네. 인생이란 규칙에 따라 시합을 하는 게임이지.”

“예, 선생님, 그건 저도 압니다. 저도 압니다.”

게임이라고, 엿 같은 소리. 게임이지. 만약 내가 잘 나가는 쪽에 있으면 그러면 게임이지. 맞아. 그 경우는 나도 인정해. 하지만 만약 반대편에 서 있다면, 그래서 잘 나가는 거라곤 하나도 없는 쪽에 있다면, 그래도 게임이 될 수 있을까? 아니지. 그건 게임도 아무 것도 아냐.(홀든이 낙제점수를 준 학교의 역사 선생님과 나누는 대화)

“너는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아니?” 내가 말했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아니? 만약 내가 제기랄 선택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뭐라고 했어? 욕은 그만해.”
“너 그 노래 아니? ‘한 사람이 호밀밭에서 다른 누구를 붙잡는다면’이라는 노래? 나는 말야...”
“‘한 사람이 호밀밭에서 다른 누구를 만나면’이야. 그건 로버트 번즈의 시야”라고 피비가 말했다.
“번즈의 시라는 건 나도 알아”
그러나 피비의 말이 맞았다. 그건 ‘한 사람이 호밀밭에서 다른 누구를 만나면’이다. 비록 그 때는 그걸 몰랐지만 말이다.
“나는 그게 ‘한 사람이 호밀밭에서 다른 누구를 붙잡는다면’인줄 알았어.” 내가 말했다.
“아무튼, 나는 작은 어린아이들이 넓은 호밀밭에서 노는 모습을 그려보곤 해. 수천명의 아이들이 뛰노는데 주위엔 아무도 없어. 내 말은 나말고는 어른이 없다는 거지. 그래서 내가 그 말도 안 되는 절벽 가에 서있는 거야. 내가 할 일이란 누구든지 그 절벽으로 떨어지려고 하면 붙잡아 주는 거지. 내 말은 아이들이란 어디로 뛰는지도 모르고 내달리게 마련이니까 그때 어디선가 내가 나타나 아이들을 붙잡는 거지. 내가 하루 종일 할 일이란 그거야. 나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어. 말도 안 되는 생각인 줄 알아. 하지만 내가 정말로 되고싶은 건 그거밖에 없어. 말이 안 되는 건 나도 알아.”(홀든이 여동생 피비에게 하는 말)